마쓰시타 고노스케 - 오사카의 장사꾼에서 경영의 신으로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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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는 가난한 가정 환경에서 나고 자라 어려서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고 젊은 나이에 직접 회사를 차려 성공을 한 사람이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의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일본인들은 여전히 그를 역대 최고의 경영자로 추앙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재벌'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우리나라의 기업 오너들이 보여주는 모습에 차이가 있다는 말인데, 이는 책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알 수 있게 된다.

 비록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현재 기준으로 오래전 사람이지만, 요즘 세상에 빗대어봐도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겪을 일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아랫사람과 직원을 존중하면서 진정 어린 소통을 위해 그가 했던 많은 노력들을 보며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갑질 사건이 오버랩되어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기업인으로서 지나친 사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국가와 사회 공헌을 중시해왔다는 점에서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기업 경영 능력이 부족했던 손자에게 무조건적인 세습을 하지 않고 (자의든 타의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일본의 경영자들은 보수적이고 꼼꼼한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마쓰시타 고노스케로부터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화끈한 추진력을 내세운 오너 리더십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는데 분명 도움이 되지만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에 언제든지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그룹이 해체되는 수모를 겪은 사례도 적지 않다. 각자 장단점이 있는 방식이다. 또한 1인 1업의 정신으로 다른 분야의 일에 한눈을 팔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세습의 문제나 정계 진출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욕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자제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를 겸허히 수용하는 모습도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든 오너의 모습이다.

 전범 기업의 창업자라는 점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이지만, 단순히 기업의 경영자로서 그가 보인 태도나 업적을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띠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자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인이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아무쪼록 그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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