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긴 싫은데, 성공은 하고 싶어
이시한 지음 / 시사저널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오래간만에 머리도 아프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며, 생각할 점 또한 많은 책을 읽었다. 책의 제목만 보면 흔히들 생각하는 게으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읽고 보면 내용은 이런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 주제를 놓고 자세히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기에 중심 내용을 말하기 쉽지 않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저자 이시한의 생각 정도로 줄일 수 있겠다. 소제목별로 3장 내외 분량의 글이 있는 구성이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이에 따로 붙는 저자의 책 소개는 또 다른 책을 향한 욕구를 일으키는 덤이다.

 보통 저자의 생각을 주로 담고 있는 류의 책에서는 일정 부분 공감을 하고 또 안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대부분 많은 공감이 되었다. 특히 '조건절에 묻어놓은 행복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글에 많은 공감을 했다. 내가 직접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시간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밖에 없기에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투자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주식투자라지만 결국 현재의 구매력을 미래를 위해 유예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또한 미래를 전제로 한 조건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공감을 했지만 저자가 말하는 바를 완전히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여전히 나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잠시 묻어두고 있다. 그래도 이 '잠시'가 어느 정도일지, 자칫하면 인생의 전체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글이었다. 또 8:2의 법칙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현재 돈이 되는 일에 80%, 지금 돈이 되지는 않지만 유망한 일에 20% 정도의 시간을 쓴다고 한다.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저자 나름의 방식에서 꽤 많은 것을 느꼈다. 누가 주식투자자 아니랄까 봐 가치주와 성장주의 대비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주된 내용이 분산과 실행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한 가치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상이 참 많이 변해간다. 얼마 전 팀에게 주어진 성과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와 관련해서 세대별 특징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나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했다고 생각한 나조차도 신세대와 생각이 조금 다른 것을 보고 나의 성향과 가치관도 점점 신에서 구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엄격하고도 합리적인 개인주의가 우리 사회의 주류 성향으로 자리매김한 현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들 스스로 남을 의식하는 정도는 더 높아진 것만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방황하고 걱정이 많아지는 사람들의 한탄은 끊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만 간다. 그런 어른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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