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의 미래 - 기술은 어떻게 소비를 바꾸는가
황지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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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투자자로서 나는 가격이 많이 떨어진 주식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시장에 퍼져있는 부정적인 예측과 분석이 나의 생각과 다를 때 과감히 투자에 나서는 편이다. 이에 인내만 덧붙여진다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던 중 이마트가 눈에 들어왔다. 국내 대형마트 빅 3 중 하나로서 신세계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최근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주력 유통업체들에 대해서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업체들로 인한 실적 하락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고, 현재에도 이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주가가 고점 대비 반 토막 가까이 난 이마트 주식을 보며 유통업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유통업 회사들만의 특이한 회계 처리, 경쟁자로 여겨지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재무 상태 등을 이번 공부를 통해 알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것도 유통업에 대한 공부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을 다루는 책을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 저자 소개를 보니 꽤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라 느껴져서 유통업에 대한 조금의 지식이라도 얻기 위해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재밌게 읽은 책이다. 오프라인 거점 유통의 위기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매장의 형태와 이에 적용되는 기술, 유통의 핵심인 물류센터의 발달, 기술의 진보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 등 미래의 유통업계에 다가올 변화가 실감 나게 느껴졌다. 또한 눈에 띄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멀티티어 PB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예시로 나온 이마트의 사례를 보며 프리미엄과 초저가, 양극단의 가치를 추구하겠다던 정용진 부회장의 말과 비전이 비로소 이해가 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다가오는 변화의 흐름에 대처하고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쓰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유통업계 전반에 펼쳐지고 있는 변화에 한 인간으로서 씁쓸함이 몰려오는 부분들도 있었다.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었는데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물건을 분류하고 옮기는 작업을 키바라는 로봇이 담당하고 있었다. 사진에서만 보이지 않은 것이겠지만 사람 하나 없는 물류센터의 모습을 보며 기술의 진보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의 공포가 더 와닿았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간의 기술진보, 산업혁명은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의 수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미래의 기술은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본질적인 쓸모가 사라져가는 것 같아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꼈다.

 투자자로서 기업에 대한 재무적인 분석도 중요하지만 해당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탐구와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들어 주가가 급등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나로서는 유통업 전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 갈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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