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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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던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 행적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스탠퍼드 대학 화공과 중퇴생으로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그녀는 소량의 혈액으로 250여 가지의 질병 여부를 체크할 수 있다고 하는 '에디슨' 키트를 내놓는다. 테라노스는 이 키트로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으로 떠올랐고 수많은 언론과 투자자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책에는 테라노스와 에디슨 키트에 의문을 품은 월스트리트저널 존 캐리루 기자의 취재기가 담겨있다. 테라노스와 창업자의 거짓말을 밝힌 이 기자의 폭로로 테라노스의 가치는 0이 되고, 엘리자베스 홈즈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이 책을 읽으면 시장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엘리자베스 홈즈가 했던 거짓말을 이 정도의 스케일로 키우고, 화제가 되게 만든 것은 결국 시장이다. 머독, 키신저, 슐츠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거부들이 투자를 했고 언론은 사기꾼에 불과한 그녀를 제2의 스티브 잡스로 추앙하며 거품을 만들어냈다. 그간 수많은 혁신 기업을 배출해낸 실리콘 밸리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섣부른 욕심도 이 버블이 만들어진 것에 책임이 없지 않다. 버블은 정말 무섭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버블, 가상화폐 버블을 떠올려보자.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의 코인들이 연일 쏟아지고, 투자자들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이를 미친 듯이 사들였다. 커뮤니티에서는 단기간에 돈을 번 사람들의 안사면 바보라는 식으로 자랑과 조롱이 이어졌고, 이를 보고 참지 못한 사람들이 새로운 투자자로 나서며 버블은 거침없이 커졌다. 이 과정 속에서 언론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의 급등하는 시세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며 부채질을 했다. 버블이라는 우려보다는 연일 오르는 시세를 더 부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테라노스와 가상화폐 버블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너무 쉽게 믿는다는 것이다.

 <배드 블러드> 속 테라노스라는 버블의 과정을 보며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에 놀라게 될 것이고 많은 교훈을 얻어 갈 수 있다. 주식시장만 보아도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기업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동산 열풍도 마찬가지이다. 무언가에 투자할 때는 그 투자대상의 실체가 있는지 나름의 노력을 다하여 체크해야 한다. 앞으로도 제2, 3의 테라노스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만큼은 언젠가 다시 세상을 덮칠 버블에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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