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의 스트리트 스마트 - 투자는 책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배우는 것이다!
짐 로저스 지음,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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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쟁이라면 모두가 알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인물, 짐 로저스. 최근 한국에 내한도 하고 방송도 많이 나와서 부쩍 이름을 알리기는 했다. 이런 유명세 때문인지 예전에 그가 썼던 책이 새로운 커버의 양장본으로 다시 나왔다. 개인적으로 짐 로저스를 좋게 보지는 않고 있었다. 로저스는 좋은 애널리스트이지 좋은 투자자는 아니라는 소로스의 말이나 중국에 대한 그의 코멘트들, 최근의 행보(사실 이게 크다)를 보면 과연 그가 정말로 위대한 투자자인지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래도 어찌 됐던 그가 돈을 많이 번 사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돈에 관한 한 전문가이니 그가 말하는 이야기에는 눈길이 갔다.

 책 제목으로부터도 알 수 있듯이 로저스는 현장을 중요시한다. 각종 지표나 보고서, 리포트로부터는 얻을 수 없는 정보가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 국민 정서, 역사 등을 몸소 체험했다. 로저스는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그의 철학에 따라 자신이 직접 보고 들으면서 판단을 하는 듯했다. 책을 읽으면서 로저스에 대한 나의 인식이 기존과 조금은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동안 많은 부를 쌓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욕을 많이 먹는 이유도 그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언행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로저스처럼 평생 놀고먹을 수 있는 돈을 번 사람들은 조용히 사는 게 편하다. 누군가 공개석상에서 그에게 시장 전망, 좋은 투자처를 물어도 대부분이 그렇듯 당연하게 느껴지는 철학을 말해주면서 고리타분하게 넘어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가 좋다고 느끼는 투자처가 있다면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고, 이에 대한 근거도 상세하게 밝히는 편이다. 또 미국의 관료들에 직격탄을 날리며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다만 그가 자신감에 찬 나머지 예측이나 전망을 너무 남발하는 듯한 인상을 풍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례로 한국에서 공무원을 꿈꾸는 청년들을 보며 한국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았던 그가 평화무드가 조성되려고 하자 기존에 견지하고 있던 입장을 바꾸는 것을 보며 투자자로서 그의 유연함을 좋게 봐야 하는 것일지 아니면 줏대가 없다고 봐야 할지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

 이 책은 꽤 오래전 내용이기 때문에 그가 책 속에서 말하는 미래와 현재를 비교해보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북한에 여행을 갔다 온 본인의 경험을 말하며 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았던 그의 생각은 여전히 현실이 되지는 않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을 비롯해서 아시아의 성장성에 대한 그의 말도 맞았다고 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다. 농업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가 이러한 예측이나 전망을 하는 데 있어 제시하고 있는 근거들은 눈여겨볼만하다는 생각이다. 같이 일했던 소로스도 짐 로저스에 대해 애널리스트로서의 능력은 높이 산 만큼, 저자가 말하는 주장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 구조에 대해서는 한 번쯤 따져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그 중요도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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