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떠올리면 굉장히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보다 많다. 수학을 포기한 자들, 이를 줄여 말하는 일명 '수포자'들은 교육계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된지 오래다. 최근에는 수포자의 시작은 분수라는 뉴스가 나왔다. 초등학교에서 분수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수포자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필자는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그리 크지는 않은데 옛날을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수학을 싫어하던 친구들이 수학을 덜 배우는 문과로 가거나 수학 과목 자체를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닥쳐서 수학이 싫어진 케이스보다는 수학을 하나의 과목으로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때부터 수학 공부를 포기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필자는 수학을 교과목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시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원래 따분한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결과를 도출해낼 때 느끼는 수학의 아름다움이나 짜릿함의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수학 자체를 꺼리게 되는 것 아닐까. 이 아름다움이나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은 학습자가 아닌 교육자의 몫이라고 본다. 앞서 말한 감정을 느끼는 주체는 분명히 학습자이지만, 그 과정을 이끌어 줄 의무가 있는 사람들은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 생각을 했다. 수학교육과의 교수인 저자는 과연 수학에 대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라는 생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을 통해서 수학이라는 학문을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친숙하게 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 단편의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는 구성의 특징도 자칫하면 따분할 수 있을 내용을 독자에게 간결한 의미로 전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내용도 많았다.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그동안 당연시 해온 것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단편적으로 보면 땅은 평평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구는 둥글다. 그런데 우리는 땅의 넓이를 구할 때 당연하게도 밑변 X 높이로 구한다. 물론 오차가 극히 작기 때문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는 저자의 말이 이어지지만 이와 같은 생각의 전환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수학의 아름다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도 그렇다는 생각을 한다. 살아가는데 있어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수학을 다룬 책이었지만 이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