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경제학 수업 - 세상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지식 웨일북 한문장 시리즈 2
박홍순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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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계에서 그리 잘 나가지 않는 분야인 경제경영 서적, 그중에서도 재테크 카테고리 책들의 판매량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책들이 나오고 있고, 심지어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을 내걸며 경력 및 성과가 불분명한 저자의 재테크 책들마저 쏟아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저금리의 시대 속에서 더 이상 저축만으로는 안정된 노후와 미래를 맞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곳곳에 퍼져있다. 연일 집값 상승, 강남불패를 떠들어대며 부동산 투자를 부추긴 언론의 탓도 무시할 수 없다.(돌아보면 그때가 꼭지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제학 수업이라는, 다소 특이한 제목을 내건 책이 나왔다. 경제학을 말하면 흔히들 기업의 이윤 창출과 관련한 내용들 위주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경제학에 있어 경영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있음을 지적한다. 경제학은 수익성 향상과 같이 돈을 다루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의 부를 비롯해서 사회적 부, 경기변동, 성장과 분배, 그리고 생산, 분배, 소비 등의 경제적 활동 등 넓은 분야의 내용도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고전경제학에서 현대경제학에 이르는 역사적인 흐름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하이에크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학자들의 핵심 주장을 한 문장의 명제들로 요약하여 구성한 목차에서 볼 수 있고 그에 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미국은 낮은 실업률과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들로 경기부양을 하고 있고 실제로도 좋은 경제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높은 실업률과 하향되는 경기 전망을 비롯해 경기 침체의 사이클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지지율은 떨어지고 심지어 경제자문회의의 부의장이라는 사람은 대통령 면전에서 적폐 청산이 기업에 부담이 된다며 이를 멈춰야 한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하기도 했다. (적폐 청산을 하면 경제가 나빠진다는 이 말은 마치 그간 기업들이 적폐 행위들을 통해서 경제성장의 열매를 이루어냈다는 듯이 들리기도 한다.) 경제정책에 있어 최근 들어 끊임없는 논쟁이 펼쳐지고 있으며 필자 또한 많은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경제학의 흐름을 보면 경제학의 주류는 끊임없이 수정되고 변화해왔다. 당시의 주류라 일컬어지던 경제정책, 지향점들은 현대에 와서 수정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점차 희미해졌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애덤 스미스 국부론의 핵심인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버렸다면 자본주의가 지금까지 세계 경제를 대표하는 주류 이념이 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생각도 들게 한다.

 이상적인 경제 이론들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치라는 도구가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들이 제아무리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경제이론들을 구상하고 주장해도 국가 지도자의 생각과 다르다면 이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국가를 이루는 국민들의 생각은 국가 지도자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렇듯 경제학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독자에게는 공감하는 바와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다. 경제학의 역사적 흐름을 보며 이를 생각하는 것이 이 책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끊임없이 수정되온 주류의 경제이론들이 미래에는 어떻게 변화할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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