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행복

보통의 행복 - 내려놓고 나니 찾아드는
김기남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6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얻는 깨달음이 있다. 아무리 남들이 말해줘도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르는 깨달음이 있다. 흔히 '철이 든다'라는 말도 이런 깨달음이 시작되는 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는 1만 명의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면 항상 좋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나에게 기쁨과 행복의 감정을 가져다주는 사람도 있는 반면 좌절과 절망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사람들을 정말 다양하게 만나다 보면 만남 자체가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그 사람이 누구든지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1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바, 특히 행복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고 있는 에세이다. 

 돈만 많으면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그 깨달음은 얻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다 보면 행복의 주된 요소에는 돈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인가. 미래의 일이니 모르는 일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마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면서 얻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필력이 좋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베스트셀러의 작가라고 하는데 그 책을 읽어본 적 없기에 잘 몰랐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책도 좋은 문장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짐작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 경험한 바를 말하며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에 대해 차분히 말해준다. 그가 학창시절을 보낸 금오공고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는데, 금오공고에 들어간 것을 가장 잘한 선택이자 가장 실수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며 모순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살다 보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나이듦과 정신의 성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0대 때는 하루빨리 성인이 되고 싶어 하지만 막상 20대에 접어들면 10대 시절을 그리워한다고 한다. 이 책은 그 그리움보다는 20대, 나아가 죽을 때까지 이루어지는 정신의 성숙을 긍정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다. 올바른 나이듦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