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라는 사람 - 영화 <노무현입니다> 원작
이창재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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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다큐 영화 <노무현입니다> 에 담지 못했던 인터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변을 지켰던 사람들, 같이 일했던 참모 등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노무현입니다>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본지 꽤 돼서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차례 선거에서 패배하고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추대되는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거에서 패배한 뒤 애써 담담한 척을 하며 내보이는 그의 표정만큼은 잊히지 않는다. 

 사실 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잘 모른다. 그에 관한 책과 글, 영상도 꽤 봤지만 정작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어땠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 단 하나 기억하는 건, 남북정상회담인 것 같다. 뒤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텔레비전에서 나오던,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도로 위 노란 선을 넘어가던 그 생중계 화면만큼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당시에는 남북정상회담이 가지는 의미를 잘 몰랐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한반도의 미래에 있어 굉장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만남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때보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도 흐른 지금, 남북 관계에 있어 지속적인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랜 시간을 같이 했고, 그로 인해 정치에 입문하고 대통령까지 되었기에 가장 큰 관심이 갔다. 영화 속에서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고 유서를 소리 내어 읽는 부분만 나온 것 같아 이 책에는 그 나머지 인터뷰가 담겨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기에 부담이 있는 건지, 인터뷰의 양이 원래 적었던 것인지 중간에 조금씩 나오는 정도로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았다. 

 사실 한 사람의 진면목을 알고자 한다면 그 사람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그와 같이 지냈던 사람, 일했던 사람들을 상대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알아가기에 좋은 책이 아닐까. 그가 대통령이었던 시절의 기억이 희미한 나에게 이 책이 어느 정도 그 시대를 떠올려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끄럼 없는 삶,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이를 인생 전반에 걸쳐 철저히 지켜나가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지키고자 했던 원칙과 신념은 여전히 우리나라에 필요해 보인다. 이는 곧 남아있는 시민들의 몫일 것이다. 그가 내세우던 가치를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가 그토록 외치던 사람 사는 세상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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