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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이름으로 2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변용란 옮김 / 민음사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출판사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간서치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젠
저희와 함께 저녁 예배를 드리러 가시지요,
휘태커
자매님.”
“그러죠”
앨마는
포기하고 대답했다.
그는
앨마를 이끌고 교회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으며,
그녀는
자기가 가진 귀중품과 전 재산을 남겨 두고 가야 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따라가는 것뿐이었다.
(176쪽)
또한
웰스 목사가 일러 준 대로 시간이 지나 결국 그녀의 짐이 나타나든 아니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런
상황이 괴롭긴 했지만 어쩐지 공평하다고 느껴졌다.
소중한
것을 모두 빼앗긴 상황은 일종의 속죄 같았다.
어쩐지
앰브로즈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타히티는
그들 두 사람 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러 찾아온 곳이었다.
(197쪽)
앨마는 갑자기 생을 마감한 남편
앰브로즈의 유품을 보고는 타히티로 향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유품인
스케치북에는 유독 한 사람을 그리고 있었는데 왜 그 사람만 그리는 지 의구심이 들었고 아버지의 유언에도 타히티로 갈 것을
독려했다.
그러니 그녀는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단 한 번도 떠난 본적 없는 그녀가 생애 처음으로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오랜 향해
끝에 닿은 타히티는 타히티족의 헐벗은 옷차림과 자신을 도와 짐을 옮겨줄,
마치 하인같이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많은 쇼크를 받았다.
그래도 그녀는
가져온 종이와 펜,
작은
현미경,
옷 등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짐은
개인적이고 값어치 있으며 곁에 없으면 도둑맞기 쉬운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목사님께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목사님도 타히티족과 같이 그녀를 도울 생각보다는 그 물건을 버리라는 듯이 두고 따라오라고 한다.
마치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따르라 하신 것처럼 그녀는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물건들은 순식간에 없어지고 만다.
그들도 이방의
물건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알거니와 물건의 소유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동굴은
너무도 아름다워 갈망으로 뼛속까지 아파올 지경이었다.
이토록
무언가를 탐내 본 적이 없었으며,
아련한
빛을 뿜어 대며 장관을 이루고 있는 그곳의 이끼를 갖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앨마는
그곳이 자기를 삼켜주기를 바랐다.
지금
바로 거기 서 있는데도 벌써부터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남은
평생 그리워하게 되겠지.
“앰브로즈는
늘 당신이 이곳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일
아침이 말했다.
그제야
앨마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307쪽)
앰브로즈의 그림 속 그가 앨마를
데려간 곳은 동굴 속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끼 시스토테가 펜나타가(schistostega
pennata) 있는 곳이었다.
앰브로즈는
그곳을 볼 때마다 앨마를 떠올리며 그녀가 좋아할 거라고 그에게 말했다고 한다.
서로의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 떠난 앨마를 그리면서 말이다.
그는 그때에도
그녀를 사랑했던 것이다.
그제야 그녀는
그를 위해 진정으로 울 수 있었다.
사랑이
아니기에 결혼에 실패했다고 여겼다.
그의 사랑의
방식은 평범하지도 앨마와 같지도 않기에 더 이상 결혼생활을 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자신이
틀린 것을 아프게 깨닫는다.
그녀는
시스토테가 펜나타가(schistostega
pennata)를 사랑하듯이 그를 평생 그리워하고
끝까지 사랑할 것이다.
후에 그녀는 나이가
50세 정도 되었지만 이끼큐레이터로써
처음으로 직업다운 직업을 갖게 되었고,
외삼촌과
조우해 호르투스 식물원을 돌본다.
그리고 그녀와
같은 학문적 결론에 다가간 윌리스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녀는
윌리스에게 동료의식보다도 앰브로즈와 닮은 윌리스의 모습에서 남편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앰브로즈처럼 윌리스도 이 세상에서 인정하기 힘든 이론에 다가가려 했기 때문이었다.
앨마의 탄생에서부터
90세까지의 삶을 바라보면서 여성의
사랑,
결혼,
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앨마의 착각과
함께 끝난 첫사랑,
불타는 감정에
휘둘려 한 결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끼에 관한 식물학자의 꿈까지 그녀의 일생은 매우 부유하게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무엇하나도 거저 얻은 것이 없어
보인다.
그 인생의
굴곡가운데 간접체험하면서 좀 더 일찍이 앨마를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그러면
지금보다 조금 일찍 성장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여성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들에 대해 충고해주고 있는 것 같아 여성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앨마는
자신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몰랐다.
자신의
자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희생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자신이
결혼했던 남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자신의
삶을 좌우했던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128쪽)
p.s.
시스토테가
펜나타가(schistostega
pennata)를
검색해보니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저작권에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아 사진을 옮겨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또,
작가
후기를 보니 책에 등장하는 네덜란드의 호르투스 보타니쿠스 식물원은 실제로 존재하는 서유럽에서 처음으로 튤립을 피운
식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