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이름으로 1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변용란 옮김 / 민음사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출판사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간서치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전 소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소설의 호평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소설이 영화화 된 작품이 좋다는 말까지도 들었다. 그러니 그녀의 소설이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의 이름으로>의 주인공 앨마 휘태커는 식물학자인 어머니와 식물수입상인 아버지를 닮아 어려서부터 식물에 관심이 있었다. 책은 그녀의 탄생과 함께 그녀의 성장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앨마의 아버지 헨리가 어떻게 식물 수입상이 되었는지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얼마 안 있어 헨리는 총검 끝으로 위협이라도 받은 것마냥 페루를 누비고 다녔는데, 그 총검의 정체란 바로 본인의 강렬한 야망이었다. 로스 니븐은 죽기 전 남미 여행에 관한 세 가지 중요한 충고를 해 주었고 청년은 현명하게 그 충고를 모두 잘 따랐다. 첫째, 절대로 장화는 신지 마라. 원주민의 발처럼 보일 때까지 맨발을 단련시켜서, 축축한 짐승 가죽에 싸여 발이 영영 썩어 가는 걸 피해라. 둘째, 묵직한 옷가지는 버려라. 원주민들처럼 옷을 가볍게 입고 춥게 견디는 법을 배워라. 그렇게 하면 건강해질 거다. 그리고 셋째, 원주민들처럼 매일 강에서 목욕을 해라. (59~60)

 

헨리는 어려서부터 왕립식물원 큐가든의 과수원지기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아버지만큼이나 식물을 잘 알았다. 그는 아버지가 가난한 것이 부끄러워했고 반대로 성공한 식물학자인 뱅크스를 동경했다. 그런데 뱅크스는 웬만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희귀식물 표본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려고 하지 않았다. 많은 돈을 주고 사겠다는 이들에게서 절대적으로 희귀식물을 지켜 큐가든의 명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알게 된 헨리는 큐가든에서 몰래 식물표본을 훔쳐 당대 최고로 인정받는 식물학자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 아버지에게 꼬리가 잡히고 아버지는 뱅크스씨 앞에 그를 데려다 놓고 선처를 구한다. 헨리는 당돌하게도 사과는 하지 않고 자신을 제자로 써먹으라고 뱅크스에게 제안을 한다. 뱅크스는 도박을 거는 심정으로 헨리를 시험했고 그래서 그는 뱅크스에게 위임을 받아 희귀식물을 채취하러 쿡선장과 함께 떠난다. 그는 기나나무가 해열제로써의 역할을 간파하고 안데스 고산지대에서만 나는 기나나무를 비슷한 기후인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희귀식물 채취해서 돌아오자 뱅크스는 그를 잊고 그다지 환영하지 않아 헨리는 그를 저주하며 안녕을 고하고 계획을 홀로 실행해보기로 마음먹는다. 그의 계획대로 기나나무는 인도에서 잘 자랐고 약용식물 재배로 인해 그는 많은 부를 축척하게 된다.

 

아홉 번째 여름을 맞이한 앨마는 완전히 혼자 힘으로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을 알게 되었다. 오전 5시에 보면 언제나 눈개 승마 꽃이 벌어지고 있었다. 6시에는 데이지와 금매화가 피어났다. 시계가 7시를 치면 민들레가 피어났다. 8시엔 별봄맞이 꽃 차례였다. 9시엔 별 꽃, 10시엔 콜히쿰, 11시가 되면 전 과정이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정오가 되면 눈개승마가 오므라들었다. 1시에는 별꽃이 오므라들었다. 3시가 되면 민들레가 꽃잎을 접었다. 금매화가 꽃잎을 닫고 달맞이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5시는 앨마가 깨끗이 손을 씻고 집에 돌아와 있지 않으면 혼이 날 시간이었다. (107)

 

헨리는 식물학자 집안의 규수인 베아트릭스를 아내로 삼는다. 그들은 필라델피아의 초원과 손을 타지 않는 숲을 350에이커를 사들여 큐가든에 버금가는 온실 2채와 그리스식 정원과 숲을 소유한 대저택 화이트에이커를 짓는다. 1800년 헨리와 베아트릭스 사이에서 화이트에이커의 자두라고 불리는 그들의 딸 앨마 휘태커가 태어난다. 그녀는 부모를 닮아 어려서부터 식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찰력을 보였고 무엇보다 영리했다. 하지만 외모는 헨리를 닮아 여자임에도 여성적인 매력이 없었다. 손은 두꺼웠고 흐린 적갈색 머리, 불그레한 피부, 작은 입, 넓은 이마, 큼지막한 코 등 얼굴도 야수 같은 아버지를 닮았다. 헨리의 부를 동경한 많은 이들이 화이트에이커에 다녀가고 그 식사 자리는 유명인들의 토론자리가 되었다. 휘태커부부는 앨마와 양녀 프루던스를 언제나 토론 자리에 참여하도록 하는 그때 당시에는 신여성적인 면모를 보였다. 안타깝게도 집은 넓었고 집안에는 그 크기만큼이나 처리할 일이 많아 아내를 비롯한 두 딸까지도 집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1820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베아트릭스가 사망하고 프루던스와 유일한 친구였던 레타가 결혼하게 된다. 홀로 집안 살림을 떠안은 앨마는 적응시기를 지나자 지루해져 새로운 일을 찾기 시작한다. 그것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은 이끼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그런 자유도 있었다. 앨마는 그런 식으로 자유로운 느낌을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바로 그날, 그가 다리를 뻗고 누운 동안 앨마는 조심스레 근처 바위에 앉았다. (352)

 

이렇게 아름답고 섬세하게 식물을 그릴 수 있는가?!’싶은 그림을 그린,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린 난초 판화가 앰브로즈 파이크씨를 만나게 된다. 앨마가 이성적이고 규칙적으로 살았다면 앰브로즈는 따뜻하고 감성적이며 자유로워 정글에서 18년간을 살았다. 정 반대의 성향에도 불구하고 식물을 사랑하는 공통점과 함께 그녀의 열정을 인정하는 앰브로즈의 모습에서 앨마는 사랑을 느끼게 된다.

 

1권을 읽었을 뿐인데도 그녀의 삶을 전체를 알게 된 것만 같다. 마치 한 여성의 일기장을 보듯이 책은 앨마라는 여성의 삶을 투영한다. 그녀는 자연 과학자로써 실험하고 논문을 쓰며 화이트에이커에 갇혀 살아간다. 그녀가 밖의 세계와 연결되는 것은 유일하게 사람이었다. 그녀는 외로웠다. 그 외로움을 식물에 대한 연구로 해소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의 한계는 언제나 보였고 자신과 정반대인 감성적인 앰브로즈의 매력에 빠져 처음으로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부자이면 부자라서 관리할 재물이 많아 밖의 세계와 단절된 앨마와 헨리의 삶을 통해 부가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 앨마의 친구인 레타와 프루던스의 결혼생활을 통해 결혼상대에 따라 한 여성의 일생은 많은 것으로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서로가 너무나 달랐던 레타의 결혼의 경우에는 파국을 치닫아 너무나 안타까웠다. 레타는 시끄럽고 감성적인 여성인데 반해 조지는 차분한 신사였다. 레타의 발랄함은 언제나 조지에게는 짜증이었다. 그런 그들의 결혼생활이 제대로 이어질 리가 없었고 레타는 발랄함을 잃었고 조지는 삶의 생기를 잃었다. 결국, 결혼은 감정적인 것이 아닌 이성적으로 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마치 식물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서로의 삶의 목적에 동의한 베아트릭스와 헨리의 결혼이 가장 이성적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벌어질 앨마의 삶 가운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같은 여성으로써 그녀의 삶에 공감하며 함께 고민을 해보면서 2권을 손에 들고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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