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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성공을 말하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들
랄프 슈필러.게오르그 바이스하우프트 외 지음, 한주연 옮김 / 지상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독일의 유력 경제전문지인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에 게재된 세계경제의 실력자들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들을 이 신문의 편집자인 랄프 슈필러와 게오르그 바이스하우프트가 선별하여 엮어낸 책으로, 영어 원제는 Leaders at the Top 이다. 한국어 제목은 "부와 성공을 말하다: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들"인데, 실상 내용을 읽어 보면 한국어 제목 보다는, 영어 제목인 Leaders at the Top과 훨씬 잘 걸맞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세계 각국 굴지의 기업들의 서른 아홉명의 리더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단순히 그들이 이룬 부와 성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험과 위기의 순간들은 물론이요, 실패와 좌절의 순간들도 함께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부와 성공은 둘 중 어느 하나만 가지게 되어도 큰 축복이요, 영광일 것 이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서른 아홉명의 주인공들은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머쥠으로써, 자연스럽게 거대한 부의 축적도 함께 이루어낸 사람들이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지멘스, 포르쉐, 나이키, 위키피디아, 루프트 한자, 폭스바겐, 피프스 에비뉴, 보쉬, 골드만 삭스, 스와치, 버크셔 헤더위이(워렌버핏), MS(마이크로 소프트), SAP, 폭스 바겐 등등, 다국적의 명품 브랜드 기업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각 기업의 대표적 리더를 통해 두루 배우고 공부할 수 있다는게 설레고 즐거웠다. 워낙에 많은 인물들이 한 권의 책 속에 담겨져 있고, 책의 출처 역시 경제 전문지의 기사이다보니, 각각의 내용들은 단편적이고 간략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최대한 중요한 핵심들을 잘 집약해 놓은 바이블 같은 느낌이어서, 언제라고 궁굼해 지고 필요할 때 마다 손 쉽게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 개인적으로는 주로 미국의 기업과 CEO들의 이름에만 익숙해 있던터라,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의 경제 선진 국가는 고사하고,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인도, 수단, 터키 등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거의 지식이 전무했다. 미국 기업 외에는 간신히 독일 명차 회사의 이름 몇 개를 알고 있는 수준이었고, 이 책을 통해 미국 회사로만 막연하게 단정지었던 SAP가 독일 회사라는 걸 난생 처음 알게 되었을 정도다. 한 마디로 많은 공부가 되어준 책이다.
주제별 총 네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책의 첫 파트에는 내가 난생 처음 들어본 생소한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많이 소개 되어 있었다. 미국 외의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회사, 그리고 그 회사를 이끄는 리더들을 만나게 되어 새롭고 신선했다. 특히, 이 책에는 독일 저자들의 영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독일 기업의 리더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개 되어있는데, 새삼 독일 이라는 나라가 탄탄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브랜드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한 편 부러운 점으로 남았다. 독일 기업들 중에는 한국의 삼익 악기와 2003년 서로 지분을 매입한 베히슈타인 이라는 기업도 소개 되어 있는데, 이 회사에는 비서와 전화 받는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위계질서가 엄격하지 않고, 직원 모두가 평등한 회사라 하여 본받을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들 조차 자문을 구하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워렌버핏이 '기밀 자필 유언장'을 써 놓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또한 아웃 소싱 전혀 없이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한스리겔도 작잖은 교훈을 주었다. 한편 터키인으로서 유학간 독일에서 강제 추방을 면하기 위해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선물용품 가게를 열게된 것이 계기가 되어, 거대 기업을 일으킨 케말 사힌의 이야기도 가슴에 남는다. 본사를 대도시로 옮기지 않고, 소도시에 기반을 두고, 웹 대기업을 다스리는 유나이티드 인터넷의 랄프 돔머무트가 '편안하게 사는 것과 일의 조화'를 중시하는 점도 배우고 싶은 점 중 하나였다. 책 속에는 이 처럼 배우고 싶고, 본받고 싶은 세계 각국 기업 리더들의 성공 스토리는 물론이요, 각 인물들의 성격이나 됨됨이를 비롯, 각 인물들의 실패담 까지 함께 다루어져 있다. 폭스바겐이 고객이 아닌, '페르 디난트 피에히'라는 한 개인의 취향에만 맞춘차를 오랜 동안 생산하여 엄청난 적자를 낸 점도 그렇고, 스와치 그룹이 한 때 스와치모바일이라는 자동차를 만들었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업을 접었던 이야기도 그렇다.
이 책은 어찌보면, 유수 기업들의 리더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각 기업의 핵심적 주요 역사 또한 알차게 담아내고 있어 여러모로 배울게 많은 책이다. 기업의 생명이 길어야 30년이라는 말이 있는데, 책 속에 소개 되어 있는 기업들이 과연 앞으로도 얼마나 새롭고 멋진 역사를 길게 이어나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