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럽 - 완전개정판 2008-2009 ㅣ 알짜배기 세계여행
김현호 외 지음 / 꿈의날개(성하)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 여행 막나가지 말자 ! >
이 책은 투자 비용 대비 수익을 의미 하는 ROI(Return on Investment)를 따져보면, 분명 속된말로 "뽕을 뽑기에 충분한" 책 이다. 책 값 2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지식의 방대함과 더불에 양질의 좋은 사진들, 그리고 유럽의 유명 박물관 및 미술관에 소장 되어 있는 주요 작품들의 사진이 알차게 빼곡히 실려 있다는 점 이다. 유럽의 알짜배기 박물관 및 미술관인 대영박물관/내셔널갤러리/고흐미술관/바티칸박물관/포로로마노/배드로성당/루브르 박물관/프라도 미술관 .. 등등의 단면도와 함께 감상법, 감상 순서, 그리고 주요 소장 작품들에 대한 재밌는 해설에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 내 개인적으론 이 부분들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유럽여행을 가면 평소 우리나라에선 자발적 의지로는 평생에 한 두번 갈까 말까 하는 박물관, 미술관에서 상당 시간을 보내야 하는 묵시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미술에 관심이 없거나, 더 최악으로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에 대한 배경 지식 까지 없는 경우, 실상 상당히 고역스런 여행 방문지가 되어 버리고 마는 곳이 바로 미술관/박물관 코스이다. 그래서인지 특히 유럽의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는 우왕 좌왕하고, 허둥지둥대는 여행객들이 많다. 명작을 앞에 놓고도 배경 지식이 없어서, 제대로 만끼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럽 여행 막나가지 말자!" 이다. 정말 아는 만큼 더 보이는게 유럽 여행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여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되는 것이 미술관과 박물관 코스인데, 대부분의 유럽 여행 책들은 이 부분에 많이 소홀하다. 그래서 이 책이 매우 실용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술관/박물관에 대한 정보를 누락 시킨 많은 유럽 여행 책들은 오늘도, 많은 독자들을 충분한 준비 없이 유럽 여행에 "막나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유럽 여행을 준비한 독자라면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일은 적어도 겪지않을 듯 하다. 더우기 900페이지라는 방대한 지면에도 불구하고 책이 아주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껍다거나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또한 지면 관계상 미처 담지 못한 부분들은 인터넷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보강하고 있는 점과 각종 쿠폰들도 함께 싣고 있는 점이 책을 만드신 분들의 세심한 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유럽 여행에서 단 한 순간도, 단 하나의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은 비장한 각오를 가진 전투적 자세의 여행 준비자라면, 이 책을 통해 "완전 무장"을 꾸릴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다.
<200만원 vs. 2만원>
이 책을 읽은 또 다른 느낌은 2백만원이 넘는 비싼 돈을 들여야 다녀올 수 있는 유럽을 불과 1/100 가격인 겨우 2만원으로 충분히 만끽한 기분 이다. "알짜배기"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책이다. 오밀 조밀 세세한 정보들과 아지자기한 사진들과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유럽의 문화, 역사, 건축사, 미술사에 대한 설명들은 꼭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읽어 두면 상식을 키우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옥의 티>
위와 같은 무수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데, 혹시라도 다음 개정판에 반영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 가지 적어 본다.
첫째, 주요 여행 지명에 대한 전체 색인이 있었으면 하는 점 이다. 막상 여행을 하는 중에는 시간이 돈인 경우가 많다. 하나라도 더 봐야하므로,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미션이 된다. 또한 상황에 따라 여행 일정이 변경되는 경우엔 긴급하게 다음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책 속의 정보들을 재빨리 찾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이 미흡하다. 예를 들자면 "프라도 미술관"을 찾아보려면, 기본적으로 프라도 미술관이 어느 나라에 속해 있는지를 알아야만 찾아볼 수 있다. 역으로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 지명이 있을 경우 책 이곳 저곳을 뒤적 뒤적 거려야만 겨우 찾을 수 있다. 예전에도 이와 같은 여행 서적을 들고 유럽을 여행하던 중 색인이 없어서, 책의 이곳 저곳을 급하게 뒤져 보느라 진땀을 흔린적이 있는데, 다음 개정판에는 꼭 전체 여행지의 색인과 해당 페이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면 한다.
둘째, 여행 준비편에는 별다른 정보의 업데이트가 없는 듯 하다. 요즘은 전자 항공권을 많이 발행하여 이용하고, 공항에서 항공권을 자동 발권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듯 하다. 또한 여권 업무를 처리하는 기관이 나와 있는데, 기본적으로 여권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시청 여권과에 가면 발급이 된다. 하지만, 이런 기본 적인 사항에 대한 언급 없이 주요 몇몇 도시의 "여권 업무 처리 기관 주소 및 연락처"를 담고 있어 자칫하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시청에선 여권을 발급하지 않는 다는 오해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셋째, 오타 및 사진 오류가 종종 발견 된다는 점이다. 가령 111쪽의 월리엄 호가스의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시리즈의 "결혼 계약"과 "결혼 직후"의 사진이 동일한 점 이라던가, 6쪽의 주요 기호 보는 법에 "공항", "교회", "지하철", "우체국", "안내소" 등과 함께 조금은 뜬금 없이 등장한 듯한 나이키의 로고가 "나이크"로 표시되어 있는 식의 독자에게 웃음을 주는 사소한 실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어찌 보면 9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을 읽는 동안 독자에게 옥의 티를 찾는 즐거움을 주기 위한 고도의 전략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