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질주하는 법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들 우리 인생에는 맑은날이 있으면 흐린날도 있고, 역으로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게 마련이라 말한다. 하지만, 흐린날을 만났을 때 지헤롭게 대처 하지 못한하면, 오래도록 맑은 날을 만나지 못하고 우중충한 날씨 속에 지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시련과 역경의 세찬 빗줄기를 강인한 신념과 자기 확신을 통해 빠르게 질주하여 헤쳐 나올 수 있는 지혜들을 일깨워 준다. 비록 지금 당장, 고난이나 역경에 처해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은 마음에 예방주사를 놓는 차원에서라도, 꼭 한 번 읽어 두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마음은 언제나 조그마한 일에도 상처 받고 나약해 지고, 병들고 지치거나 약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카레이싱을 인생의 축소판으로 빗대어 말하고 있다. 카레이서가 충돌과 전복을 피하기 위해 미리 적절한 대처 방법들을 익혀두어야 하듯, 우리 인생 역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와 시련들을 가뿐히 넘기 위해 지난한 훈련과 경험, 지혜가 필요하고 말 한다. 나 역시 이 점에 매우 공감한다. 인생이란 시시때때로 밀어닥치는 고난과 위기들을 끈기 있게 헤쳐 나가야 하는 끝 없는 레이싱의 연속이다. 이때, 고난의 상황에 미리 단련되어진 다부지고 강건한 마음이라면, 이 역경의 빗줄기를 뚫고 빠르게 질주하여 결승점에 가뿐히 도달 하여 다음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오래도록 제대로 끝내기 못한 경기로 인해 다음 경기까지 계속해서 타격을 받기쉽다.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 선택하여 읽게된 이 한 권의 작은 책이 뜻하지 않게 내게는 아주 큰 의미들을 남겨 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험난한 인생에 대해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이나 역경을 남의 일 바라 보듯 여유있게 대할때엔, 너무나도 쉽게 역경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곤한다. 하지만, 막상 이 고통과 역경들이 뜻하지 않게 나의 것이 되어 버릴때에는 이내 이성이 마비 된 듯 상황 판단이 느려지고, 감정에 치우쳐서 판단이나 의사결정이 비이성적으로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지혜롭다. 인간 당사자의 삶에 대해 말하면서도,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이 속에서 최선의 해법이 무엇인지를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 더욱이 인간에게 가장 신뢰 받는 동물인 개를 나레이터로 설정한 점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책이 인간의 삶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가 아닌, 단순한 사회 풍자나 비판의 내용이었다면, 나레이터 동물의 캐스팅이 고양이나 다른 동물로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하고 특히 개와 고양이를 금찍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이유도 없이 마냥 기대 되고 좋았다. 예전에 일본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에 의해 쓰여진 [나는 고양이로 소이다]라는 책 역시 고양이가 나레이터가 되어 인간 세상을 보여 주고 있는 책 이어서, 읽는 내내 즐겁고 재밌었다. 비슷한 류의 참신한 소설이 없던 터라 한 번 읽었던 책을 여러 번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던지라, 개가 나레이터가 되어 쓰여진 이 책 역시, 책을 읽어보기 전 부터 막연한 호감을 주었다.



이 책의 나레이터인 엔조는 스스로를 다른 보통의 개들과는 다르며, 자신의 몸 속에는 인간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래브라도와 테리어의 혼혈견 엔조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병을 예리한 후각을 통해 미리 감지 하기도 하고, 마치 현자나 철학자 조차도 어쩌다 한 두번 내뱉을 법한 삶의 지혜들도 서슴 없이 일러 준다. 그렇다고 해서 엔조는 개의 본분을 망각하거나, 인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는 법이 없다. 언제나, 우리 곁을 충직하게 지켜 주고, 주인을 따르는 견공들 처럼 말이다. 최근 방송 뉴스에서 개가 인간의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이 책은 인간 삶의 고단한 역경에 대한, 개 엔조의 말 없는 응원과 변치 않는 지지와 사랑을 담고 있다.



삶의 시련을 희망과 맞바꿀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책이다.



여기에 더해 엔조의 따뜻한 지지와 사랑까지 .. 보너스로 두둑히 챙길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자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너무나 공평하게도 똑같이 하루 24시간이다. 부자라고 해서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거나, 부자라고 해서 비싼 돈을 주고 타인의 시간을 구입해서 마음껏 유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어쩌면 시간만큼은 우리 모두에게 똑 같이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가장 공평한 선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랜디포시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양적으로 동일한 시간이라 하더라도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시간의 의미와 가치를 알고 삶을 살아가는 것과, 그 가치를 모른채 살아가는 것에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된다. 

 

췌장암으로 죽음을 앞둔 랜디 포시에게 시간은 세상의 전부이다. 죽음을 맞이 하고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시간은 돈이나 물질과 견줄 수 없을 만큼 절대적이며 유일한 가치로 하루 하루 확대되어간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라고 말해주는 그의 절박한 외침이 마음을 울린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한 남자가 스스로 삶의 여정을 돌아보며, 그 속에서 느꼈던 크고 작은 감동과 함께 역경을 통해 배워낸 삶의 지혜들을 잔잔하게 담고 있다. 자신의 죽음 후에도 가족들이 자신의 영원한 사랑을 잊지 않고 평생토록 느끼며 살아가길 바라며, 이 책을 하루 하루 눈물로 써내려 갔을 저자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정작 긴 이별을 준비하는 저자의 태도는 매우 담담해 보인다. 죽음의 병을 앓고 있음에도 외양 상 크게 병색을 내보이지 않았던 것 처럼, 랜디 포시는 이 책에서도 역시 죽음 보다는 삶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한다. 또한 감성과 이성,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지 않고, 이 두 가지 측면이 멋지게 균형을 이루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랜디 포시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지나치게 슬픔에만 몰입하거나, 인생의 회환에 잠겨 있거나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씩씩하고 지혜롭게, 하루 하루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이어 나간다. 

 

절망 속에서 사랑으로 꽃 피워낸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매우 간단한 동시에 강렬하다. 그건 바로 ... 사랑하며 살기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이다. 이 한 가지 진리를 일깨워 주기 위해 저자는 그의 삶을 통째로 이 책에 담았다.

 

죽음이 모태가 되어 만들어진 이 책은 오히려 삶의 귀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삶과 죽음이라는 이질적인 요소가 묘하게 어우러져 만들어낸 인생에 대한 명강의가 아닐 수 없다. 거창하고 복잡한 인생 철학이 아니라, 매우 소박하지만 진솔한 삶의 지혜들이 담겨 있다. 시한부의 절박한 삶의 끝자락에서 저자가 가슴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들 인지라, 매우 간단 명료한 메시지들 임에도, 가슴에서 쉽사리 지워 지지 않는 강렬함이 묻어나는 책 이다.

 

          시간은 명쾌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마치 돈 처럼.

          계획은 늘 바뀔 수 있지만, 단 분명할 때만 바꿔라. 

          스스로에게 물어라. 옳은 일에 시간을 쓰고 있는가?

          위임해라. 제대로 쉬어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집착하지 마라.

          불평하지 마라. 그저 노력하라. 

          성실함이 겉멋보다 낫다.

          꿈은 크게 꾸어라.

          은혜에 보답하라.

          모두에게서 장점을 찾아라.

          무성의한 사과는 아예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진실을 말하라.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절대 포기 하지 마라. 꿈이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 팬 펭귄클래식 45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이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 영화나 뮤지컬을 통해 지겨울 정도로 만나 보았던 피터팬 이었지만, 정작 원작 소설이 있다는 이야기나, 이 책의 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의 작가로서의 삶에 대해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다. 피터와 웬디라는 두 주인공의 세계적인 유명세와 달리, 이 책의 저자인 매튜 배리에 대해서는 정작 후대의 대접이 너무 소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욱이 원작 소설인 [Peter and Wendy]는 한 권의 책으로 읽히는 일은 극히 드문 듯 하다. 그래서 인지 피터팬을 소설로 읽는다는 개념이 처음에는 너무도 낯설었다. 하지만, 책을 읽자 마자 "왜 진작에 피터팬의 원작을 찾아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원작 소설의 강한 매력에 빠져 들었다.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을 책으로 읽는 터라 따분하거나 지루한 책 읽기가 될 거라 예상했었는데, 어릴적 뮤지컬이나 영화를 통해 만나보았던 피터팬 에서 느끼지 못했던 원작 소설만의 또 다른 참 맛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들이 저마다 짜임새 있게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며, 하나의 완벽한 전체를 이루어 나가도록 잘 계획된 듯 하였다. 게다가 구석 구석 살아 숨쉬고 있는 작가의 위트들에 나도 모르게 미소 짓는 순간들도 많았다. 100여년 전에 쓰여진 글이라고 하기엔 모든 것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앞서 있는 느낌이었다. 상상력도 그렇고, 작가의 위트나 시대 풍자도 그렇고 .. 책의 속도감이나 박진감 역시 그랬다. 이 책에는 단 한 줄도 소홀하거나, 버릴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한 것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린아이가 된 듯 무척이나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점 이다. 그래서 내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무조건 책 앞머리의 서문을 건너 뛰고 바로 제 1장 부터 읽어나가기를 권하고 싶다. 책 앞머리에 나와 있는 잭 자이프스라는 분의 서문 덕분에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의 개인적 삶의 여정과 시대적/가정적/사회적 배경을 통해 새롭고 폭 넓게 피터팬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 피터팬의 태생적 배경에 대한 지식과 선입견 때문에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잃어 버리게 된 듯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본문과 서문을 읽는 순서만 바꾸어 순수한 마음으로 피터팬을 즐긴 후에 서문을 통해 지식을 넓혀간다면, 분명 200점 짜리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서문을 통해 자세히 다루어 지고 있는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의 삶 또한 그의 작품 피터팬이라는 소설 만큼 극적이고 흥미로웠다. 1860년 5월 9일 스코틀랜드에서 직조공의 아들로 태어난 배리는 18살이 되어서도 키가 겨우 150센티미터 남짓했다고 한다. 책 표지에 나와 있는 배리의 흑백 사진 한 장이 왠지 모르게 모성본능을 자극한다.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눈빛과 함께 가녀리고 야위어 보이는 풍체가 가슴을 울리는 듯 했다. 서문에 나와 있는 배리의 인생 여정 속에는 유난히 슬픈일들이 많았던 듯 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신의 콤플랙스와 슬픔들을 멋진 희곡과 소설 작품들을 통해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 시켰다는 점에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모든 인간들의 슬픔이나 태생적/신체적인 결함들이 이 처럼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을 작품은 물론, 작가의 삶도 깊이 있게 만나 볼 수 있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탑 시크릿, 그림자 인간 - 세계 1%만이 알고 있는 어둠의 실력자들
손관승 지음 / 해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스파이라는 단어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한동안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 버린 단어이다. 비록 오늘날에도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비밀스런 스파이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겠지만, 요즘 스파이라는 단어가 던져주는 이미지는 예전에 스파이라는 단어가 주었던 전통적이고 왠지 멋스럽고 숭고하기 까지한 이미지가 많이 퇴색해 버린 느낌이다. 요즘 흔하게 등장하는 산업 스파이나 사이버 스파이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정치적/국가적 대업을 위해 자기 희생적인 삶을 살았던 처연한 스파이의 모습과는 왠지 상당한 수준차가 있어 보인다. 사리사욕을 위한 일이냐, 대의명분을 위한 일이냐 하는 문제가 바로 이와 같은 스파이 간의 수준차를 만드는 중요한 지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 책은 동독의 해외 정보기관인 HVA(기구상으로는 사회 안전 부=슈타지에 속한 기관으로 동독인들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감시하였다고 함)의 수장을 맡은 후 34년 동안 희대의 스파이를 길러내 세계 정보계를 교란 시켰으며, 서독뿐 아니라 서독의 우방국인 미국 영국 등의 정부기관까지 침투하며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를 실각케 한 권터 기욤 사건의 장본인인 마르쿠스 볼프라는 사람의 행적을 박진감 넘치게 추적 하고 있다. 볼프는 유대계 독일인으로 태어나 모스크바에서 성장했다. 그에게는 핏줄을 타고 흐르는 게르만적인 철저함과 함께 유대인의 명석함, 그리고 러시아 인의 인내심까지 최고의 스파이가 되기 위한 우수한 자질들이 천부적으로 부여되어 있는 듯 하다. 작가의 말 처럼 어찌 보면 볼프라는 인물은 이름 처럼 고독한 늑대의 삶, 즉 스파이의 삶을 살기 위해 타고난 인지도 모르겠다. 
 
볼프는 스스로 '신발 보다도 더 자주 국적을 갈아 치웠다'고 말 한다. 이 책 속에는 '얼굴 없는 사나이'라 불리며 그림자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감추며 살아야만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매우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뜻 밖에도 이 책을 지은 사람이 다름아닌 우리나라 MBC 방송국의 보도특집 팀장 손관승님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스파이나 첩보 이야기는 외국인 작가들의 전유물 처럼 여겼던 터라 이 책의 저자 역시 독일인이나 미국인 일 것이라 막연히 짐작했었다.
 
저자가 한국인이라는 의외성과 반가움 외에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20여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해온 저자 손관승님의 글솜씨이다. 마치 신문 기사의 특종을 미끄러지듯 읽어 내려가는 듯한 속도감과 함께, 한 장 한 장 읽을 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유려한 글솜씨가 전문 작가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이 책속의 볼프의 삶은 한 편 매우 화려하면서도, 다른 한 편 매우 고독하다. 볼프는 대의를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조차 철저하게 잊고 살았다. 특히나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정보기관의 책임자가 되어서 겪어야 하는 비극 중 하나는 당신이 아무리 정직해도 사람들이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라는 말은 단적으로 그의 삶속에 드리워진 비밀을 품은 자의 절대 고독을 보여 준다.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된 ‘그림자 인간’ 볼프의 삶을 통해 나는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스파이의 삶에 대해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세세하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는 어릴적 한 동안 가슴에 품었던  스파이의 삶에 대한 나의 동경이 현실이 되어 있지 않은 점에 매우 감사하게 되었다.
 
스파이의 삶이란, 어쩌면 저자의 말 처럼 직업적으로는 완벽한 삶을 사는게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완전하고 시종일관 이중적이며, 자기 모순적인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게 일반적인 모습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그 본질적인 의미를 변화 시켜온 스파이라는 단어 처럼, 만약에 지금 어딘가에서 정치적 국가적 대의와 명분을 위해 스파이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좀 더 자신의 삶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빌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의 가계부 부자들 - 서툰 재테크는 부채만 남긴다 당신의 재무주치의 1
제윤경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내 나이에 맞는 재무 설계 방법은? 10년 후에 원하는 부를 갖기 위한 재무 설계 방법은?"

재테크 열풍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요즘이지만, 위의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이다. 나 역시 상당 시간 고민을 해 보았지만,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

이 세상엔 돈 때문에 슬픈 사람들은 많지만, 돈 때문에 행복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역으로 꼭 필요한 일에 쓸 돈이 부족하거나 없다면, 어느 정도 불행해 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늘상 미래에 닥칠 돈의 부족과 결핍을 미리 걱정하고 염려하며 끝도 없는 불안에 떨며 사는 듯 하다. 삶의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 상황에서도, 기본적인 필요를 뛰어 넘는 욕심을 채우는데 혈안이 된 듯 늘상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된 모습들이다. 그래서 한 쪽에선 넘치도록 부를 쌓고 또 쌓고있는 와중에, 다른 한 쪽에선 한끼 식사를 떼우지 못하여 미처 꿈을 피워 보기도 전에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슬픈 모순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기획의도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막연한 부자 열풍이 불면서 부자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가계 재무 위험만 껴안은 가정이 늘어나고, 물신주의가 팽배해 지면서 사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 소외 의식을 경험하게 된 요즘 우리 대한 민국 사람들을 보면, 오직 돈 벌 궁리만 하다가 점점 더 불행해 지는 형국이다. 당장 누릴 수 있는 소박한 만족과 행복을 잊고, 거대한 세계경제 논리를 가정에 까지 끌어 들어 위태 위태 불안한 곡예와도 같은 머니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책은 위와 같이 잘못된 돈에 대한 의식, 왜곡된 부의 개념들을 극복하고 건전하고 안정된 가정 경제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기획 되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이 세상은 돈에 살고, 돈에 웃고, 돈에 우는 것이 전부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여기 저기 돈돈돈 돈 타령이다. 돈이 던지는 유혹의 한복판에서 과연 그 유혹에서도 불하지 않고 굳건하게 자신의 정직과 신용, 명예를 지켜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종종 TV 뉴스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정치인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비난을 퍼 붓다가도 불연듯 그 심정이 헤아려 지기도 하는 것은 그 만큼 이 세상을 지배하는 제일의 원리가 바로 돈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지 .. 

각설하고, 순수하게 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말하자면, 이 책은 매우 현실적인 동시에 매우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돈에 좌지우지 되어 끌려다니는 우리들의 그릇된 모습들을 매우 솔직하게 보여 주고 있는 동시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올바른 삶의 비전과 이상을 보여 주고 있다. 불공정한 게임, 지는 게임을 멈추고, 궁극적으로 이기는 게임,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보여 주고 있다. 기존의 게임이 가정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불안정한 위험에 기초한 게임 이었다면, 저자가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게임은 어디까지나 가정의 안전에 기본을 두고 움직여 진다. 저자가 주장하는 재테크 방식은 지나치게 돌다리를 두들기고 건너는 듯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안전을 추구한다. 재테크라기 보다는 리스크테크에 가까워 위험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재테크에 대한 강박관념을 뒤로 하고, 좀 더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을 품게 된다. 한 마디로 그간 쌓여 있던 재테크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기는 시원한 기분이다.  

이 책은 막연히 부자를 꿈꾸다가, 어설프게 재테크에 나서게 되어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서툰 재테크가 불러 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해 확실한 경종을 울리며, 가정의 행복 까지 위협할 수 있는 드릇된 재테크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부자를 꿈꾸는 데서 오는 막연한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되찾아 줌으로써 인생 전체를 통한 가정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꿈꾸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 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