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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질주하는 법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들 우리 인생에는 맑은날이 있으면 흐린날도 있고, 역으로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게 마련이라 말한다. 하지만, 흐린날을 만났을 때 지헤롭게 대처 하지 못한하면, 오래도록 맑은 날을 만나지 못하고 우중충한 날씨 속에 지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시련과 역경의 세찬 빗줄기를 강인한 신념과 자기 확신을 통해 빠르게 질주하여 헤쳐 나올 수 있는 지혜들을 일깨워 준다. 비록 지금 당장, 고난이나 역경에 처해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은 마음에 예방주사를 놓는 차원에서라도, 꼭 한 번 읽어 두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마음은 언제나 조그마한 일에도 상처 받고 나약해 지고, 병들고 지치거나 약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카레이싱을 인생의 축소판으로 빗대어 말하고 있다. 카레이서가 충돌과 전복을 피하기 위해 미리 적절한 대처 방법들을 익혀두어야 하듯, 우리 인생 역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와 시련들을 가뿐히 넘기 위해 지난한 훈련과 경험, 지혜가 필요하고 말 한다. 나 역시 이 점에 매우 공감한다. 인생이란 시시때때로 밀어닥치는 고난과 위기들을 끈기 있게 헤쳐 나가야 하는 끝 없는 레이싱의 연속이다. 이때, 고난의 상황에 미리 단련되어진 다부지고 강건한 마음이라면, 이 역경의 빗줄기를 뚫고 빠르게 질주하여 결승점에 가뿐히 도달 하여 다음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오래도록 제대로 끝내기 못한 경기로 인해 다음 경기까지 계속해서 타격을 받기쉽다.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 선택하여 읽게된 이 한 권의 작은 책이 뜻하지 않게 내게는 아주 큰 의미들을 남겨 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험난한 인생에 대해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이나 역경을 남의 일 바라 보듯 여유있게 대할때엔, 너무나도 쉽게 역경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곤한다. 하지만, 막상 이 고통과 역경들이 뜻하지 않게 나의 것이 되어 버릴때에는 이내 이성이 마비 된 듯 상황 판단이 느려지고, 감정에 치우쳐서 판단이나 의사결정이 비이성적으로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지혜롭다. 인간 당사자의 삶에 대해 말하면서도,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이 속에서 최선의 해법이 무엇인지를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 더욱이 인간에게 가장 신뢰 받는 동물인 개를 나레이터로 설정한 점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책이 인간의 삶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가 아닌, 단순한 사회 풍자나 비판의 내용이었다면, 나레이터 동물의 캐스팅이 고양이나 다른 동물로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하고 특히 개와 고양이를 금찍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이유도 없이 마냥 기대 되고 좋았다. 예전에 일본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에 의해 쓰여진 [나는 고양이로 소이다]라는 책 역시 고양이가 나레이터가 되어 인간 세상을 보여 주고 있는 책 이어서, 읽는 내내 즐겁고 재밌었다. 비슷한 류의 참신한 소설이 없던 터라 한 번 읽었던 책을 여러 번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던지라, 개가 나레이터가 되어 쓰여진 이 책 역시, 책을 읽어보기 전 부터 막연한 호감을 주었다.
이 책의 나레이터인 엔조는 스스로를 다른 보통의 개들과는 다르며, 자신의 몸 속에는 인간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래브라도와 테리어의 혼혈견 엔조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병을 예리한 후각을 통해 미리 감지 하기도 하고, 마치 현자나 철학자 조차도 어쩌다 한 두번 내뱉을 법한 삶의 지혜들도 서슴 없이 일러 준다. 그렇다고 해서 엔조는 개의 본분을 망각하거나, 인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는 법이 없다. 언제나, 우리 곁을 충직하게 지켜 주고, 주인을 따르는 견공들 처럼 말이다. 최근 방송 뉴스에서 개가 인간의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이 책은 인간 삶의 고단한 역경에 대한, 개 엔조의 말 없는 응원과 변치 않는 지지와 사랑을 담고 있다.
삶의 시련을 희망과 맞바꿀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책이다.
여기에 더해 엔조의 따뜻한 지지와 사랑까지 .. 보너스로 두둑히 챙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