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용품 - 천천히, 공들여 만든 남자의 물건들에 관하여
이헌 지음 / 미디어윌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사용품

천천히, 공들여 만든 남자의 물건들에 관하여


 위키백과에 따르면 지금 시대에 우리가 사용하는 신사(紳士)라는 단어는 젠틀맨(Gentleman)의 번역어로 시작했습니다.  원래 젠틀맨은 과거 영국사회의 자유민 중 최하계급이었던 요먼(yeoman,자작농) 바로 위에있는 가장 낮은 귀족계급이었습니다. 신분만을 나타내던 용어인 젠틀맨은 근대를 거치면서 서양에서도 지칭하는 대상이 변하였고, 일본에서 신식 선비로 번역되면서 신사라고 지칭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한자 문화권에서는 신사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지만, 지금 시대에 중국, 일본, 한국등의 유교문화권에서의 ‘신사’라는 단어는 과거 ‘군자’(君子)라는 용어와 유사한 의미로까지 사용됩니다.


 너무 다양한 상황에서 쓰게되는 바람에 젠틀맨이든 신사든 둘 다 오히려 의미가 퇴색되기도 했지만, 두 가지 정도는 누구나 동의할꺼라고 믿습니다. 첫번째는 두 단어가 뜻하는 대상이 특정 계급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젠틀맨이나 신사의 자격으로 물질적인 부분이나 외형적인 부분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신사용품(紳士用品)’은 어쩌면 이상한 책일지도 모릅니다.


 저자인 이헌이라는 분은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패션 브랜드의 컨설팅 일을 하면서 블로그 ‘Il Gusto del Signore’와 잡지, 신문등을 통해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남성 패션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는 분이라고 합니다. 책을 통해서 언제 유행이 끝날지 모르는 아이템보다 좋은 소재로 제대로 만든 남자의 옷과 용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BASIC’,’CLASSIC’,’OUTERDOOR’’SHOES’,’ACCESSORY’ 총 5장으로 나뉘어 있고, 각 장마다 십여개 내외의 글들이 한 아이템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굳이 순서를 지켜가면서 읽을 필요도 없고, 한번에 다 읽을 필요도 없는 책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평소에 궁금했던 아이템들을 찾아봐도 되고, 손 뻗으면 닿을만한 곳에 올려두고 생각날때 펼쳐볼 수도 있고, 사고싶은 아이템이 생기면 참고삼아 펼쳐봐도 좋을 책입니다.


 당장 책을 펴서 다 읽어본다고해서 갑자기 내일부터 옷 입는게 달라진다거나, 갑자기 멋을 풍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천천히, 공들여 만든 남자들의 물건들’에 관심을 가져가다보면, 언젠가는 분명히 나만의 평생 옷장인 ‘워드롭Wardrobe’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 아들에게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을 워드롭을 가지게 된다면, 그 때는 더이상 외적인 부분만이 아닌 내면의 모습도 멋있는 진짜 신사가 되어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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