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 - 물리학자의 눈으로 탐구하는 천지창조의 비밀
제원호 지음 / 패스오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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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진 지식으로 제 신앙을 최대한 제대로 설명하고 싶다는게 저의 오랜 바람 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닌 어린 시절, 신앙을 선택할 사이도 없이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런 아이가 자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된 이후로도 신앙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기독교 안에 머물고 있지만, 당연하게도 그 신앙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머리가 굵어지고 생각이 많아진 이후로 교회 안에서 가장 참기 힘든것은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질문이 신학적인 영역에 속했건 과학적인 영역에 속했건 상관없이 아무도 설명하려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누구도 질문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말이 차라리 더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주어진대로 의심하지 않고 믿는것이 제대로 된 믿음이라고 믿고있고, 그렇게 믿으라고 합니다.


 [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를 쓴 제원호 교수는 1992년부터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재직중입니다. 오랜 시간 신앙을 가진 과학자로 살아온 저자가 '과학과 신앙은 서로 출발점과 접근 순서와 방법이 다르지만, 또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신앙을 오가면서 양쪽이 서로 다른 면을 바라보고 있을 뿐 결국 같은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해줍니다.


 저자는 창세기 1장 1절, 2절, 3절에 나오는 시간과 공간과 빛의 창조를 책 속에서 자신의 시각으로 설명해줍니다. 성경에 어떻게 표현되어 있고, 과학자의 관점에서 저자는 그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해줍니다. 특별히 과학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책을 찬찬히 읽어나가면 저자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저자가 말하는것처럼 '과학과 신앙이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일 뿐'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이차적인 문제입니다. 적어도 저자인 제원호 교수는 이게 진리니까 무조건 믿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무조건 믿으라 하지말고 질문을 하고 설명을 해야만 합니다. 설혹 지금 당장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의심하고 설명하지 않는다면 믿고있는 진리가 진짜 진리인지 영영 알 수가 없게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도 그래야만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바를 따라가서 이치에 맞는지 따져보지 않는다면 책읽는 시간은 그냥 버리는 시간이랑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저자의 설명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무신론의 관점을 버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믿음에 대하여 설명하려는 저자의 시도가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학과 신앙 사이에 서있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저자의 말에 귀기울여 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우리는 과학을 통해서 신의 감성적이거나 의지적인 부분이 아닌 지적인 부분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 그것이 신의 절대성이나 인격성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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