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쓰는 시간 - 한 줄의 기록이 삶을 바꾼다
장예원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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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쓰는 시간 >


#장예원 지음
#북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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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자신에게 묻는 일은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 삶의 답을 찾는 과정의 일부다.’ _ p.9

- 요즘 필사가 대세인 것은 독서인이라면 모두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도 필사책이 몇 권 있고 틈날 때마다 끄적이며 쓰는 걸로 힐링하고 있는데,

장예원 작가의 <나를 쓰는 시간>은 필사책이기는 하나 글을 옮겨적는 식의 필사가 아니라

내 마음을 적는 필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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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을 글자로 남긴다는 건 우리의 감정, 생각, 두려움을 마주하고 그것을 돌보는 것과 같다. 자신의 감정을 쌓아가다 보면 불안이 아닌 확신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고민이 ‘그땐 그랬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_ p.113

- 책은 작가의 생각과 고민, 일화를 바탕으로 한 글이 짧게 나오고, 그에 관한 질문을 던져놓은 후 독자가 글을 쓰며 답해볼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부담을 갖고 쓰지 않아도 괜찮다. 짧게 써도 괜찮고, 나는 내 생각을 쓰기도 하고 작가의 글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필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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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밑줄은 생각의 미련이고, 마음의 결이 스며 있는 곳이다. 어떤 문장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무엇이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의 속마음도 자연스레 보인다.’ _ p.128

 
- 처음에는 필사는 많이 해봤지만, 나는 일기도 꾸준히 썼던 사람도 아니고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내 생각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쓰기 시작하니 막힘없이 술술 써지면서, 내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위안도 얻고 불안도 떨쳐보는 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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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잃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길을 잃음으로써 생각지 못한 길이 보이기도 한다.’ _ p.224

 

- 질문들이 어렵지 않고, 내 가치관, 내 불안, 내 행복, 내 장점 등 나에 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질문이 많은 게 좋았다. 나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그 생각이라는 게 거의 불안함으로 이어지는 편인데, 이 책의 질문이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이나 내게 의지가 되는 것들, 긍정적인 부분을 되새겨볼 수 있게 해줘 읽는 동안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생각이나 고민이 공감도 되고 익숙한 것들이 많아 급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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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 행위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길 원하는 분이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앞으로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나를 탐구하고 써 내려가는 끝없는 모험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_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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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학의 문장들 - 니체에서 박완서까지, 위대한 작가들의 준비된 위로
김욱 지음 / 윌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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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문학의 문장들 >

#김욱 지음
#윌마

▪️ < 책 소개 >



- 니체, 박완서, 헤세, 김소월, 양귀자, ... 우리가 사랑하는 작품을 남긴 이들도 시대만 다를 뿐 고민의 본질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위대한 작가들이 남긴 문장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위로를 얻고, 이 고단한 삶을 버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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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빛이 드리워지지 않는 어두컴컴한 작은 방 안에서 누군가는 내가 목격하고 있는 절망의 아우성과 거기서 피어나는 인간의 정념을 찬 치의 거짓된 속삭임 없이 드러내어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문학이며, 문학을 곁에 두었을 때 우리는 나 자신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상처에서 회복할 힘을 얻게 된다.’ _ p.6


✔ ‘상처와 아픔이 없었던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_ p.7



- 문학을 통해 마음의 위로와 평온을 얻는 경험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나도 마음이 참 힘든 달이었다. 책테기는 아니었지만, 마음이 힘드니 책도 잘 읽히지 않았고, 무기력도 심했다. 며칠 전 큰 상실을 경험하고 회복해 가는 지금,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다시 한번 위안을 얻는다.


▪️< 목차 >

1️⃣ 살면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2️⃣ 오늘이 고단한 건 다 밥벌이 때문이다.

3️⃣ 언제나 문제는 사랑과 사람

4️⃣ 암울한 시대를 현명하게 건너는 법

5️⃣ 찬란하며 자유로운 인생을 위한 태도



이렇게 5개의 장으로 나뉘어 32명의 작가의 문장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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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노력가들도 우리처럼 지칠 때가 있었다. 우리처럼 쓰러질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희망이 그들을 부축해 주었고, 다음으로는 인내가 뒤에서 그들을 밀어주었다.’ _ p.22


- 이 책은 ‘나만 이렇게 힘든가? 남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만 항상 괴로운가.‘라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니체, 박완서, 김소월, 도스토옙스키, 박경리, 피천득, 카프카, 헤세 등 수많은 작가의 빛나는 문장으로 그들의 삶과 고단함을 들여다보고 그에서 독자 또한 위로받을 수 있다.


▪️ < 내게 위안을 준 작가 >



박완서 _ 엄마와 여자, 사회인의 갈림길에서



✔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가족이 아닌 나를 택했을 때 욕심쟁이로, 이기주의자로 비난받는 처사에 눈물과 한숨이 쏟아지지만 이대로 가만히 멈춰버린다면 나 자신에게 미안해질 것 같아 오늘도 많은 엄마가 거창하지 않아도 나만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시도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_ p.34

✔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것처럼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은 없다. 이 용기에 나이라든가, 여자라든가, 엄마라는 역할은 거추장스러운 변명일 뿐이다.’ _ p.41


- 나는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마냥 어린 것도 아니기에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항상 망설이게 된다. 가족도 신경이 쓰이고, 자신도 없고, 그런 나에게 늦은 나이에 작가의 삶을 시작한 박완서 작가는 귀감이 된다. 나도 내년에 새로운 도전을 하나 해볼지 계속 고민 중인데, 항상 본인의 이름을 잊지 않고 살아간 박완서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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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드러낼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용기를 내지 않고서는 사랑을 둘러싼 이 시대의 장벽들을 무너뜨릴 수가 없다.’ _ p.143


- 필사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는 책이기도 했다.

좋은 문장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참 많은 책이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작가들의 이야기, 고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도 힘든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용기도 생긴다.


문학을 통해 위로받고 싶은 사람,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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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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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나 >

#이종산 지음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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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달이 지나고, 한 해가 끝나 새로운 해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우리 앞에 고양이가 나타난 것은.’ _ p.14 (고양이와 나 中)



- 어느 날 고양이의 외양을 하고 있었지만, 신과 가까운 존재처럼 보였던 거대한 고양이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보신각으로 취재를 나섰던 기자도, 뉴스를 진행하던 아나운서도 ‘예’라고 답한 사람들은 모두 고양이로 변했다.



소설 <고양이와 나>는 6편의 연작 소설이다.



소설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친구가, 가족이 고양이가 된 사람들의 관계, 존중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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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는 그였다. 그는 여전히 내게 고유한 존재였다. 그는 고양이로 변한 그였다.’ _ p.57 (고양이와 나 中)



- 책에는 퀴어 커플, 고양이가 된 서점 주인과 얼떨결에 그 서점을 운영하게 된 주인의 친구, 이름 없는 출판사의 대표 등이 등장한다.



이들 중 누구도 고양이가 된 사람의 곁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당황스러울지언정 법적으로 고양이가 된 연인의 보호자가 되어주고, 흔쾌히 고양이가 된 친구 곁을 지키며 서점을 운영한다.

동물로 변했다지만 본질은 내가 알던 사람과 변하지 않았다는 믿음으로 그들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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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사람이었을 때는 언제 그런 날이 올지 요원하기만 했다. 우리는 함께 살면서부터 항상 우리가 서로의 공식적인 보호자가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꿈꾸던 일이 반은 이루어졌다.’ _ p.64~65 (고양이와 나 中)



✔ ‘고양이가 된 지금 나는 그저 순수한 사랑을 느낀다. 의무적인 행위가 빠진 사랑은 편안하다. (...) 사랑하는 마음이 내 안에 있다. 나는 조용히 나 혼자서 그것을 느낀다. 평화롭다.’

_ p.189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 中)



- 퀴어 커플은 한 명이 고양이가 되어서야 공식적인 보호자가 되었고, 인간의 규범을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은 고양이가 되어서야 평온을 찾았다. 그리고 깊은 우정 또한 사랑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소설에서는 우정, 사랑, 관계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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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사랑하시는군요.”

출판사 대표가 말했다.

“인간을 사랑하는 것 같은데요.”

책방 사장님이 말했다.

“세상을 사랑하죠.”

내가 말했다. _ p.224 (고양이 공원 中)



✔ ‘이 원고는 어쩌면 지금까지 제가 썼던 모든 책들이 그랬듯이 세상을 짝사랑하는 저의 마음이 담긴 글입니다.’ _ p.247 (작가의 말 ‘이름 없는 출판사에 드리는 글’ 中)



- 이 소설의 단편에 등장한 화자가 작가이고, ‘이름 없는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이 <고양이와 나>라는 소설. 그리고 작가가 이 출판사 대표에게 보내는 ‘작가의 말’.



이런 ‘작가의 말’의 형식이 적잖이 새롭게 다가오며, 마무리까지 아주 산뜻하다.



몽글몽글하고 왠지 모르게 애틋하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카프카의 ‘변신’처럼 친구에게 한 번쯤 질문해 보기도 좋은 소설이지 않은가?



“남은 인생 고양이로 살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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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해서. 사람이었던 그도 너무 사랑하고, 고양이가 된 그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건데. 사람이었던 그가 그립고, 고양이가 된 그가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여러 마음이 너무 복잡하게 뒤섞여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 순간이 있는 건데.’ _ p.217 (고양이 공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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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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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

#데이비드발다치 지음

#북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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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기억력이란 형사에게는 신이 주신 선물이나 다름없었지만, 한 인간에게는 100톤짜리 차꼬와 족쇄를 찬 격이었다.’ _ p.9

✔ “우린 모두 가까운 사람을 잃어봤단다, 타일러. 중요한 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야. 왜냐하면 그걸 망쳐버리면 다른 모든 걸 정말이지 의미를 잃고 말거든.” _ p.88


- 데커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한번 본 문서로 그대로 기억하고, 증거물로 보게 된 지폐의 일련번호까지 기억한다.

그리고 데커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들은 모두 분류 저장되고 원할 때마다 꺼낼 수도 있다.


나는 데커 시리즈를 처음 접한 사람이다.

그래서 책을 보는 내내 모든 것이 새로웠는데,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의 주요 사건에서 데커의 이런 능력은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며 천재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는 일을 할 때의 득일 뿐, 끔찍한 사고로 딸과 아내를 잃은 데커에게는 흐려지지 않는 괴로움 속에서 살게 하는 끔찍한 능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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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살인 행위는 보통 무척 단순합니다. 복잡한 건 그걸 제외한 나머지 전부죠.” _ p.335



- 등장인물들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

처음엔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던 살인 사건이 생각보다 많은 인물이 얽혀있고, 생각보다 큰 배경이 뒤에 있는데, 이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600페이지의 분량인데도 지루함이 없고, 계속해서 새롭게 등장하는 진실이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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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시절만 겪어서는 사람의 본질을 알 수 없어. 나쁜 시절을, 끔찍한 시절을 겪어봐야 알게 되지.” _ p.352

- 나는 전작을 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전의 데커의 파트너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책에는 새로운 여자 파트너 ‘화이트’가 등장한다. 화이트와 데커의 첫 만남은 꽤 삐걱거린다.

하지만 수사를 함께하고, 서로의 아픔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들에게도 동료애는 생긴다. 마지막엔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이며 훈훈하게 끝나는데, 다음 시리즈에서 이 둘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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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어. 좋으면서 동시에 나쁠 때도 있고, 그리고 어느 쪽도 영원히 갈 거라고 믿을 수 없지. 그러니 지금은 상황이 아주 안 좋아 보여도, 그것 역시 언젠가는 끝날 거야.” _ p.576



-전작을 본 적 없는 나는 일곱 번째 시리즈를 첫 책으로 보려니 혹시나 이해나 몰입이 조금 힘들까 걱정이 되긴 했다. 하지만 읽기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자세히는 아니어도 처음 읽는 독자를 배려한 것인지, 조금씩 설명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하지만 전작을 좀 몇 권이라도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생각이 들기는 했다.

데커가 해결했던 과거의 사건들, 전 파트너의 이야기 등.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전 시리즈를 한편씩 봐볼까 생각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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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로 인해 굉장한 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 뻔하지 않은 스토리의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다면 이 ‘데커 시리즈’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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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퇴근길
ICBOOKS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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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퇴근길 >

#한태현 지음

#ICBOOKS


 

 

✔ 미친 세상에서 나도 미쳐야만 정상이 되는 세상!” _ p.39

 

고 대리는 출근하는 척 지하철에 오른다.

고 대리가 탄 지하철이 지연되는데이는 70대 노인이 지하철 선로에 투신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퇴직 사실을 순간 잊은 고 대리는 지각 걱정과 함께 이런 일의 원인이 된 노인을 원망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아차’ 싶었던 고 대리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 걱정하지 않고애도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회사에 전화를 돌리는 직장인들을 둘러보며 씁쓸해한다.

 

나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이런 경험이 더러 있었다.

그때 상황을 지금 생각해 보면 나 또한 그랬다.

망할지각하겠네얼른 전화 돌려야지다음 정거장에 내려서 그냥 택시 타고 갈까.’

이런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사람으로 가득 찬 지하철지각하면 혼날 거라는 걱정내 계획이 틀어졌다는 짜증.

직장인으로서 갖게 되는 필연적 스트레스가 괴로움에 스스로 목숨을 버린 이들에 대해 함께 슬퍼할 만한 여유마저 앗아가 버렸다는 사실이 지금 생각하니 참 슬프기도 하다.

 

✔ 언젠가부터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고 대리에게 아이든 아내든 가족은 언제나 직장보다 뒷순위였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_ p.71

✔ 출발하자고 말을 하다가 고 대리는 자신이 딸의 피아노 학원 이름도위치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부끄러움과 이유 모를 비참함이 그의 마음속에 뚝뚝 떨어진다. _ p.242

 

퇴직 후 주변을 둘러보고 새삼 가족의 소중함과 본인이 그간 가정에 무심했음을 깨닫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아니 그런데 말 좀 예쁘게 할 순 없는 거니??...

퇴직 후 바닥을 친 자신감과 불안자격지심으로 고 대리는 아내에게 짜증을 내는 일이 더러 생긴다. ‘찌질하다찌질해...’라고 생각하며(ㅋㅋㅋ읽다가도뒤돌아 미안해하는 고 대리를 보면서 진짜 속이 터질 것 같았다미안하다고 제발 말로 해라....

밉다가도 안쓰럽고안쓰럽다가도 미워지는 애증의 고 대리 ㅋㅋㅋ

 

✔ 불현듯 가족의 행복을 지키려면 돈이 필요하고돈을 벌려면 가족의 행복을 희생해야 한다.’는 답도 없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답이 없는 말에 마음이 답답해진다.

돌고 돌아결국 돈이다. _ p.387

 

애증의 고 대리이지만꿈과 현실경제적 평안함과 가족과의 행복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습은 참 안타깝다이런 모습은 모든 직장인이 공감할 만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내가 꿈꿔온 모습대로 모든 것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꿈을 좇으라 말하고 싶지만요즘의 삶이 그것만으로 충분한 세상이 아니기에 착잡한 마음도 든다.

 

서로를 안쓰러워하는 부부가 정말 잘 사는 부부라고들 한다.

우리 남편도 신혼 때는 부엌에 서 있는 날 보면 안쓰러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그 말이 지금도 유효한지는 모르겠다ㅋㅋㅋ

일단 나부터도 반성을 조금 해보고남편에게도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얘기하고 싶은데그러면 내가 고 대리의 아내와 비교될 것 같아서 함부로 권하지도 못하겠다 ㅋㅋㅋ

 

고 대리너 아내한테 진짜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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