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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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기묘묘 방랑길

▪️ <“한국형 미스터리 판타지의 탄생”, 책 소개>



- 여우의 자식이라 손가락질받던 '사로'와,

세도가 집안 서자 출신이지만 팔자 좋은 도련님 타이틀이 질린 ‘효원’.

두 사람이 조선 팔도를 떠돌며

기묘하고 이상한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

기기묘묘 방랑길.



▪️ <목차>



1️⃣ 금두꺼비의 행방 : 스스로 움직이는 금두꺼비

2️⃣ 날개 달린 아이 : 한마을에서 태어난 날개가 달린 아이

3️⃣ 목각 어멈 : 목각 인형으로 돌아온 어머니

4️⃣ 차오르는 술잔 : 사람 흉내 내는 쥐

5️⃣ 열리지 않는 문 : 열리지 않는 아씨의 방 문

6️⃣ 푸른 불꽃 : 한 마을에 나타나는 도깨비불

7️⃣ 여우 구슬 : 여우의 자식이라 불린 아이



- 이렇게 7가지의 묘~한 이야기들이 책 안에 가득 담겨 있다. 😉



▪️ <조선판 셜록과 왓슨>



✔ “사람들은 그런 걸 가만두지 않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것, 이상한 것은 어떻게든 없애버리고 말지요.” (p.82)

✔ “무엇보다 난, 진짜 세상을 보고 싶네. 지금처럼 팔자 좋은 도련님 대접을 받으며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싶진 않아.” (p.47)



- 두꺼비, 도깨비, 여우, 구슬 등, 등장하는 사건들은

하나같이 한국 설화에서 모티프를 따온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고전과 현대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점이 인상 깊고 정말 매력 있다.



사로는 외로움에 익숙한 인물이고,

효원은 호기심 많고, 엉뚱한 오지랖도 있는 성격이다.

이 둘의 조합이 재밌고 생기 넘친다.



두 사람이 함께 기묘한 사건을 풀어나가며 웃기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한다.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던데,

난 어릴 때 봤던 옛날이야기 만화들이 생각났다. ☺️



▪️



✔ “사람이란 게 원래 그렇다. 자기랑 다르면 다르다고 싫어하고, 같으면 또 같은 대로 흠을 잡어.” (p.289)



- 사로와 효원이 겪는 일들은 단순히 미스터리 사건이 아니다.

그 속엔 편견, 외로움, 오해 같은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결국 중요한 건 ‘다름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 <인상적인 이야기>



✔ “사로의 눈에 들어온 건 풀과 나무, 꽃과 새들에 둘러싸여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서낭신의 보호를 받는 여자아이의 모습이었다.” (p.272)



-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푸른 불꽃’ 이야기였다.

마을에 떠도는 도깨비불의 정체, 버림받은 소녀의 슬픈 흔적.



이야기의 결말은 버렸던 이는 대가를 치르고,

소녀는 누군가의 아픔을 덜어주는 존재로 끝나는 것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인상적이다.



단순한 기묘한 이야기가 아닌,

연민과 회복에 대한 위로와도 같다 :)



▪️



- 가독성도 좋고 내용이 무겁지 않게 흘러가 휴일에 후루룩 읽기 좋은 책이었다.



사로와 효원의 케미와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긴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데,

또다시 두 사람이 유쾌하고 따뜻한 방랑길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부디 그들의 방랑길이 한 권으로 끝나지 않고, 시리즈로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 한국 배경의 전통적 정서와 판타지 조합에 매력을 느끼는 독자.

무겁지 않은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독자

휴일에 가볍게 읽을 책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 “찰나의 우연일망정 그 또한 짧은 생에 가느다랗게 이어진 인연일 것이라고, 사로는 생각했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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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미 모어 마마 네오픽션 ON시리즈 34
김준녕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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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 미 모어 마마


▪️ <사상 최대 규모의 모녀대전>

 

✔ “엄마를 죽였다.” (첫 문장)

 

-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이 한 문장이 먼저 뇌를 때린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임팩트 강한 첫 문장.

도파민이 확 솟구치며 단숨에 몰입하게 된다.

 

▪️ <책 소개>

 

✔ “나는 불쾌감을 느꼈다. 분명 이름표를 확인해 보면 ‘카드뮴 레드’ ‘알리자린 크림슨’ 등 각각 다른 색이었는데, 이상하게 내 눈에는 모두 빨간색으로만 보였다. 분명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꼭 엄마와 나 같았다.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똑같은.” (p.27)

 

✔ “사람들은 삶이 왜 이리 고통스러운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나는 궁금하지 않았다.

이 고통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명확히 알았으니까.” (p.59)

 

- TPE-1120이라는 신체 구성 요소를 재생시켜 영생을 가능하게 하는 노화 방지제를 개발 중인 대기업, 삼일 그룹. 그리고 그 삼일 그룹의 회장이 바로 ‘엄마’다.

그런 엄마로부터 외부와 단절된 채 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살아가는 ‘딸’의 이야기.

 

딸은 그런 엄마를 증오한다.

 

✔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놀라움과 이 행복이 이내 사라지리라는 절망감이었다.” (P.94)

 

- 딸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마저 엄마로 인해 잃게 되면서 그 증오심은 폭발하게 된다.

이 부분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다.

 

▪️

 

- 초반에는 다소 내 정신이 산만했던 탓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지만,

그냥 평범한 서스펜스 소설인가 싶었다.

 

하지만 딸이 집에서 탈출을 감행하면서부터 이야기는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고,

도파민은 샘솟고, 책은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인물들이 가진 증오와 욕망, 복수심이 너무도 현실적이라,

비현실적인 설정임에도 공감이 가고 감정적으로 빨려들게 된다.

 

소설 속 폭력적인 장면들이 없지 않지만,

이미 딸이 어떤 학대를 겪어왔는지를 알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 장면들이 불쾌하다기보다 통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 “돈이 걸린 이상 그들은 이가 부러지고, 입술이 터져 피를 흘리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때려달라 말했다. 눈을 크게 뜨고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감정을 느껴야 했다. 가슴을 부여잡았다. 엄마와 나는 다른 사람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p.286)

 

- 가장 소름 끼쳤던 부분은,

그렇게 엄마를 혐오하고 닮고 싶어 하지 않던 딸이,

결국 엄마와 닮아가는 장면들이었다.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엄마처럼 타인을 통제하고,

술을 마시고, 감정을 억누르고, 폭력에 익숙해진다.

 

엄마에게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서 점점 더 엄마를 닮아간다.

그 모습이 너무도 무섭고, 또 안타깝다.

 

▪️

 

- 반전이 중요한 소설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독창적이고 놀라운 반전을 지닌 작품이었다.

 

여성 서사인 점.

욕망에 일그러진 인물들, 복수심으로 멈추지 않고 질주하는 주인공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상 밖의 전개 덕분에

가독성도 뛰어나고, 전형적인 서스펜스의 틀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몰입을 끊임없이 유지하는 힘이 굉장하다.

 

모성, 통제, 자아, 복수, 욕망, 인간의 본성과 닮아가는 운명까지…

생각할 거리도 많은 책이다.

 


📚 여성 서사의 소설을 찾는 사람.

반전이 있는 책을 찾는 사람.

박진감 넘치는 소설, 기승전결이 확실한 소설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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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피터 홀린스 지음, 공민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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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



✔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자주 사과할 상황에 놓인다.

이 책은 그 모든 압박에 맞서기 위한 진심 어린 시도이다.

(...) 여러분은 자신의 에너지를 지키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행복한 삶을 설계할 권리가 있다.” (개정판 서문)



- 몇 년 전부터 유행한 MBTI 검사에서는 거의 100% 확률로 INFP가 나오는 나.



INFP는 타인이 해주는 자기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유형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제목부터 무척 흥미로웠다. ㅋㅋㅋ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는 내향인을 위한 책이다.



나는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



✔ “내향성과 외향성을 가상의 사회적 배터리에 비유해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내향적인 사람은 많은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그들의 사회적 배터리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공간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때 충전된다.” (p.26)



- 책은 내향성, 외향성, 양향성 개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 내향성: 혼자만의 시간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

♧ 외향성: 사람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

♧ 양향성: 두 성향의 중간 지점에 있는 사람



나는 책을 읽으며, 내향성의 네 가지 유형(사회형, 사색형, 불안형, 제약형) 중

'사색형 + 약간의 불안형'에 가까운 것 같다고 느꼈다.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구상하는 걸 좋아하고,

낯가림은 심하지 않지만, 소통의 자리는 불편하게 느껴지는 그런 성격.



▪️



✔ “완전한 내향성 또는 외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정신병원에서나 볼 수 있다!” (p.64)



✔ “외향성과 내향성 사이를 영원히 왕복하면서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균형을 얻을 수 있다.” (p.73)



- 양향성이라는 개념도 참 흥미로웠다.



사실 우리는 모두 내향성과 외향성을 모두 갖고 있고,

이는 어느 쪽에 더 치우쳐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 균형을 조절하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



- 지금의 나는 ‘사회화된 내향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땐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려서

왠지 모르게 무리에 끼지 못한 채 겉도는 일도 많았다.



반면, 외향적이고 어른들에게도 살갑게 대하던 사촌 언니는

늘 칭찬을 받았고, 그런 언니가 부럽기도 했다.



어쩌면 그때부터 '외향적인 사람이 더 좋은 성격'이라는 인식을

무의식적으로 가지게 된 것 같다.



지금도 내 성격에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외향적인 사람에게는 없는 장점이 나에게도 분명히 있다고 믿으며 지내고 있다.



▪️



- 이 책은 모든 성격 유형의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그리고 나와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혹시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제안하는 '사회적 배터리 관리법'을 참고해 보며

자신에게 맞는 삶의 리듬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자책하거나 불편함을 느껴본 사람.

자신이나 타인의 성격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

내향형 성향이 강한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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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아질 거야, 행복이 쏟아질 만큼
길연우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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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좋아질 거야, 행복이 쏟아질 만큼


▪️<출간 요청 쇄도!>



- 입소문만으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에세이.

이 책은 단순 위로를 넘어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소중한 것을

되찾게 해주는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읽다 보면 왜 책이 출간되자마자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는지 그 이유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 “마음의 여유란 세상을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선이자, 자신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따뜻한 태도다.” (p.32)



- 우린 종종 일상에 쫓겨 세상의 기준을 따라가면 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 놓치곤 하는데,

길연우 작가의 <다 좋아질 거야, 행복이 쏟아질 만큼>은

우리가 잊고 지낸 소중한 기억, 진짜 행복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 “우리들은 모두 저마다의 빛을 지닌 특별한 존재입니다. 당신도 나도, 그렇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다양한 색으로 빛날 때, 가장 아름답다고 믿습니다.” (p.97)



- 작가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괜찮다.’

‘당신답게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가도 괜찮다.’라고 이야기해 준다.



삶의 계절을 여러 차례 지나며 얻는 힘은 바로 어려움에서 온다.





▪️



✔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위로는 바로 나 자신에게 보내는 친절이라는 것을 이제는 느낄 수 있게 되기를.” (p.255)



- 길연우 작가의 글은 오랜 친구처럼 한마디 한마디 따뜻한 말을 건네는 듯하다.

말 그대로 ‘편안함’과 ‘위로’가 묻어나는 책이다.



과하지 않고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해주는 정중하고 섬세한 글로 가득하다.



그리고 글 중간중간 담겨있는 사진들도,

예쁘고 좋은 것들을 보며 작가님과 산책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 책을 읽으면서 요즘 내가 느끼는 소소한 기쁨은 어떤 게 있을까를 생각했다.



학교 갔다가 돌아오는 아이의 웃는 얼굴, 아침에 혼자 앉아 마시는 커피,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드라이브도 하고 좋아하는 서점에 가서 한참 있다가 오는 것.



마음이 힘들거나 심란할 때 이런 소소한 행복을 자주자주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은 괜찮지 않아도 이런 것들을 계속 되새겨 생각하다 보면 분명히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을 갖고.



▪️



- 선물하기에도 참 좋은 책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 지치고 마음이 힘들 때, 위로가 필요하신 분.

일상의 작은 기쁨을 만끽할 줄 아시는 분.

고요한 메시지의 위로를 얻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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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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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한 용의자


▪️<저자 소개>



- <고독한 용의자>는 <13.67>, <망내인> 등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홍콩 출신의 추리소설 작가 찬호께이의 3년 만의 신작이다.



탁월한 구성력과 몰입감 있는 전개,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묵직한 메시지 덕분에

그는 ‘믿고 읽는 추리작가’로 불린다.



▪️ <줄거리>



✔ “이 소란스러운 도시에는 날마다 다양한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사라져도 사회는 아무 지장 없이 돌아간다.” (p.19)



- 배경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정신병을 안고 있는’ 압력솥 같은 도시, 홍콩.



오래된 아파트 단칭 맨션에서 한 남성이 방 안에서 숯을 피운 채

사망한 채 발견된다.

41세의 셰바이천. 외부와 단절된 채 은둔 생활을 하던 인물이다.

처음엔 자살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옷장에서 25개의 유리병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보존액에 담긴 시신의 조각들, 장기, 팔과 다리, 얼굴까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끔찍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



- 도파민이 싹 오르는 흥미로운 시작이다.

책의 초반만 읽고 친구에게 줄거리를 설명해 줬는데,

너무 재밌겠다며 “왜 초반만 읽었냐, 얼른 읽고 얘기해달라”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ㅋㅋㅋ



✔ “그냥 다른 사람을 만나기 싫은 것 같았어요. 무슨 병에 걸려서 남에게 전염될까 봐 두려운 것처럼......” (p.37)



- 사건의 중심인물, 셰바이천은 고독한 인물이다.



그는 은둔형 외톨이로, 20년간 한 번도 방 밖을 나간 적이 없다고 한다.



피해자는 남녀 최소 2명.



이 피해자들은 셰바이천과 어떤 관계였으며,

그는 어떻게 사람들의 눈을 피해 범행을 저질렀을까? 너무 흥미진진했다.



▪️



✔ “안전한 곳에 숨어 남에게 일어난 피비린낸 나는 참극을 구경하며 그 일과 무관한 방관자의 입장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인류의 저열한 근성이다.” (p.52)



- 찬호께이는 이번 작품에서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렌탈 애인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여성들, 팬데믹 이후

사회와 단절된 이들 등 사회적 보호 밖에 있는 존재들을 통해,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현실을 날카롭게 비춘다.



▪️



- 소설은 세 개의 이야기 줄기로 구성된다.



1️⃣ 현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

2️⃣ 망자의 고백

3️⃣ 작가 ‘칸즈위안’이 쓰는 소설 속 이야기



처음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세 이야기 속에 촘촘히 숨겨진 단서들이

서서히 맞물려가며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완성해 간다.



‘용의자는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의심하게 되는 순간마다

작가는 독자의 예상을 비틀며 반전을 이어간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모든 조각이 정확히 제자리에 놓인다.



흩어져 있던 퍼즐이 합쳐지고, 복선이 맞아떨어지고,

주인공의 입을 통해 사건을 경위를 전해 들을 땐,

마치 숨을 참고 있던 긴 시간을 끝내고 깊게 숨을 들이쉰 듯한, 짜릿한 해방감이 찾아온다.



▪️



- <고독한 용의자>는 단순히 범인을 쫓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사건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과 아픔까지 따라가게 되며,

조용히 던지는 질문들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촘촘한 이야기 구성,

거기에 생각할 거리까지 더해져,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이어진다.



▪️ <이런 독자에게 추천>



📚 떡밥이 모두 회수되는 속이 후련한 추리 소설을 찾는 독자.

찬호께이의 전작을 즐겁게 읽은 분.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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