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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 무례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한 연결에 대하여
김민섭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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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지난 연말에 비행기 사고 소식을 접하고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위로가 필요한 피해 가족들에게 악성 댓글이 달린다는 이야기를 보고 절망의 감정까지 느꼈던 것 같다. 그런 시기에 이 책을 만나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의 온도를 올릴 수 있어 고마웠다.


살다 보니 세상이 굉장히 무례하고 각박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능력과 성과주의의 늪에 빠진 현대 사회에서 이타심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다들 자기 몫을 챙기기에 바쁘고, 누군가를 돌아볼 여유가 부족하다. 하지만, 그것을 잘 눌러 담고 타인을 끌어안는 데서부터 자신의 싸움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P.36) 다정함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그리고 그가 행한 다정한 선의는 분명 타인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나는 저자의 말처럼 다정해야 살아남는 세상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저자가 환불금 만 팔천 원을 포기하고, 동명의 김민섭 씨에게 항공권을 양도하고 펼쳐진 마법 같은 일들처럼 말이다. 이 별것 아닌 선의는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시작점이 되었다. 항공권을 양도받은 동명의 김민섭 씨 이야기는 저자의 책 뒷부분에 등장하므로,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란다.




나는 다정함이야말로 사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며 이 사회를 지탱시켜온 힘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아무 관계가 없는 완벽한 타인의 처지에 공감하고 그를 돕기 위해 움직이기도 한다. 합리와 효율뿐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고려해, 사람은 다양한 선택에 이른다. - P25

학연, 지연, 혈연을 넘어, 숫자와 브랜드가 같은 사람들에게 한정적으로 더욱 다정과 친절을 보내는 요즘이다. 그러나 내가 마음을 보내야 할 대상은 어디에나 있다. 다감한 사람이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을 동정하고, 그것으로 다정한 사람이 되고자 할 때, 우리는 어느 시대에든 여전히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P92

우리 모두 저마다의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타인과 함께 잘 살아갈 것이냐 하는 문제는 결국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받은 마음을 다시 타인에게 돌려주는 일은 중요하다 - P188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기에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중에도 잠시 머뭇거릴 수 있다. 나만 잘되어도 괜찮은가, 저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혹시 나와 닮은 저들과 함께 잘되는 길도 있을까. 그렇게 우리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지만 이타적인 결과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정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것만이 우리를 인간이게 한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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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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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89세 ‘보’의 시선으로 쓰인 책이다. 그의 아내는 3년 전 치매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입원해 있다. 보는 반려견 ‘식스텐’과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아들 한스와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한 채 지내고 있지만, 좀처럼 그에게 다가가기 쉽지 않다. 과연 그는 아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보는 자신을 환자처럼 대하는 한스가 마땅치 않다. 둘은 식스텐의 거취 문제를 두고 불화를 겪기도 한다. 둘의 관계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데, 그건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보의 마음 안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간의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보는 아들을 대하는 것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그런 보를 지켜보는 독자로서는 조금 답답했다. 물론, 보가 한스의 성장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자식에게 애정 어린 표현을 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자신의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가 어렵게 건넨 한마디를 위해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오히려 소설 후반부에 이를수록 한스가 더 어른스럽게 느껴졌는데 그건 내가 자식의 입장이라 그랬을지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해도 닳지 않으니, 지금 당장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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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하는 사랑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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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협찬


이 책은 A 부인의 죽음으로 포문을 연다. 화자의 아내 노라가 에마누엘레를 임신했을 무렵부터 A 부인은 가사도우미, 후에는 보모로 이들 가족과 함께한다. 그러나 화자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 때쯤 A 부인은 세상을 떠난다. A 부인이 이들 삶 속으로 들어왔던 시간을 반추하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이들의 관계를 담은 내용이지만, A 부인의 염려와 애정이 이들 부부의 것과 같지 않았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들 부부는 ‘A 부인’을 무척 아끼고 가족처럼 대하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 필요에 의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이 각별하고 친밀한 관계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화자가 회상하는 에피소드 속에서 A 부인의 고착화된 존재성이 은근하게 드러난다.

화자의 이야기에서 A 부인이 끝내 익명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A 부인은 음식에 진심인 성향 덕분에 이들에게 ‘바베트’로 불리지만 그 또한 어디까지나 익명성을 지닌 애칭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A 부인의 익명성을 깨뜨리는 아들 에마누엘레를 주목하게 된다. 에마누엘레 덕분에 A 부인은 그제야 색깔이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느낌이었다. 투명한 막처럼 묘하게 선이 있는 이들의 관계 속에서 조건 없이 사랑을 증명하는 이는 결국 아들 에마누엘레가 아니었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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