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하는 사랑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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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협찬


이 책은 A 부인의 죽음으로 포문을 연다. 화자의 아내 노라가 에마누엘레를 임신했을 무렵부터 A 부인은 가사도우미, 후에는 보모로 이들 가족과 함께한다. 그러나 화자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 때쯤 A 부인은 세상을 떠난다. A 부인이 이들 삶 속으로 들어왔던 시간을 반추하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이들의 관계를 담은 내용이지만, A 부인의 염려와 애정이 이들 부부의 것과 같지 않았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들 부부는 ‘A 부인’을 무척 아끼고 가족처럼 대하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 필요에 의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이 각별하고 친밀한 관계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화자가 회상하는 에피소드 속에서 A 부인의 고착화된 존재성이 은근하게 드러난다.

화자의 이야기에서 A 부인이 끝내 익명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A 부인은 음식에 진심인 성향 덕분에 이들에게 ‘바베트’로 불리지만 그 또한 어디까지나 익명성을 지닌 애칭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A 부인의 익명성을 깨뜨리는 아들 에마누엘레를 주목하게 된다. 에마누엘레 덕분에 A 부인은 그제야 색깔이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느낌이었다. 투명한 막처럼 묘하게 선이 있는 이들의 관계 속에서 조건 없이 사랑을 증명하는 이는 결국 아들 에마누엘레가 아니었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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