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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신화 - 명화와 함께 가장 빠르고, 재미있고, 명확하게 알기
구예 지음, 정세경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그리스 로마 신화 정복에 대한 꿈이 있었다.
이유는 신화 자체 대한 흥미로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디 가서 아는 체 하기에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현실은 몇 번인가 시도를 해봤지만 외우기는 커녕 입에도 잘 붙지 않는 낯선데다 길기까지 한 수많은 이름들과 방대한 스토리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를 선언했다가 작년에야 처음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완독했다. 헌데 읽을 땐 분명 흥미롭게 읽었으나 등장 인물들과 그 인물에 얽힌 이야기가 제대로 매치가 되지 않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한 번 더 읽으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 같았지만 같은 책을 두 번 읽기란 싫증을 잘 내는 내 성향으론 무리였다. 그렇게 또다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절반만 끝낸 숙제로 남게 되었는데...
최근 비슷하지만 또다른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만났다.
'명화와 함께 가장 빠르고, 재미있고, 명확하게 알기'라는 책인데, 이전에 읽었던 책과 신화와 관련된 명화가 실렸다는 점은 같지만, 책을 들춰보니 글 양이 상대적으로 더 적고, 문단이 짧으며, 문단과 문단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부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체가 딱딱하지 않고, 대화체라서 마치 책이 아닌 유튜버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저자에 대한 설명은 바로 읽지 않고 책을 좀 읽다가 누가 썼는지 궁금증이 생겨야 앞으로 넘겨 확인해보는 스타일인데, 이 책도 그러했다. 저자인 구예(본명 구멍제)는 중국의 예술 분야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로 예술에 관한 지식을 인터넷에 유머러스한 문체로 올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내내 충분히 그럴만 했겠다 싶었다. 솔직히 유머까지는 모르겠고, 각각의 스토리마다 자신이 느꼈던 생각들을 곁들여둔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갔는데, 간결하지만 편안한 문체(어체)의 흡입력이 대단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나는 '가벼움'이라 말하겠다.
책의 두께, 그리고 글자의 크기와 양을 늘려 최대한 많은 스토리를 꾹꾹 눌러담으려 하지 않고, 가장 핵심적인 스토리만을 담되 설겅설겅하니 빈틈을 함께 넣었다. 또한 머리말에서 방대한 개별 스토리만큼이나 수많은 이름들 때문에 골치 아파할 사람들에게 이름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며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며 이름 때문에 헷갈리는 일은 없었다.
이유는 개별적인 스토리로 나누었다고 해도 결국 모든 스토리는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종종 앞서 나왔던 이야기와 관련 인물이 다시 소환될 수 밖에 없는데, 거듭 반본될 수록 자연스레 각각의 스토리와 서로의 연계성,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이름까지도 자연스레 정리가 되었다. 물론 이는 내가 이전에 다른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번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단언컨대 가장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책이 아닐까 한다. 따라서 예전의 나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방대한 스토리와 그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이름 때문에 읽다가 포기했거나 아예 읽는 것조차 포기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