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도련님』의 시대 1~5 (완결) 세트 - 전5권 - 혹독한 근대 및 생기 넘치는 메이지인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키카와 나쓰오 글,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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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 가독성이 나쁜 부분들이 있다. 도련님의 나쓰메 소세키보다는 다른 작가 이야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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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의 공부법
박희병 엮어 옮김 / 창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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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은 좋았지만, 본문은 책과 선현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발췌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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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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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따뜻함이다.

어릴 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가곤 했던 목욕탕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가 나와서 바나나우유를 먹던 추억.


다와다 요코의 목욕탕은 이 느낌과 많이 다르다.

책 표지부터 차갑고 웬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도입부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다른 사람의 악몽으로 빠져들어가듯

환상적인 분위기가 이어진다.

여기가 꿈인지 현실인지 도저히 구분할 수가 없다.


엄마와의 만남도 이 책에서는 공포스럽다.

주인공이 어릴 때 쓰던 방을 열자

그 안에는 헝겊 인형과 나무 상자들이 있었다.

상자에는 곰팡이가 핀 기저귀와 턱받이가 있다.

방구석에 있는 녹슨 새장에는 10년 전에 죽은 쥐의 뼈가

하얗고 가느다랗게 흩어져 있다.

100쪽 정도의 분량에 글자 간격도 크다.

짧은 시간에 기이한 경험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거울 옆에 있는 액자에는 내 얼굴 사진이 걸려 있다. 나는 거울 속 모습과 사진 속 모습을 비교하는 것으로 매일 일과를 시작하고 이 차이를 화장으로 고친다.
사진의 신선한 느낌과 비교해 보면 거울 속 내 모습은 핏기가 없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그래서 거울의 액자 틀은 내게 관의 틀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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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기타노 다케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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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에도 종류가 있다. 듣기만 해도 피곤해지는 말들이 있는가 하면 그럼 그렇지 하면서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말들도 있다. 책을 다 읽고 기타노 다케시는 후자에 속한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이 망가지거나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소신을 굳히지 않는다. 진짜 보수라고나 할까.


처음 본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는 《소나티네》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느낌이라고 메모해 두었는데 야쿠자들이 외딴곳에서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지내면서도 실전에서는 차가운 느낌을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다. 다음 영화는 《하나비》였다. 소나티네 분위기는 이어가면서 그림 등을 통해 화려한 색감을 더했는데 전체적으로 과하다고 느꼈다.


이 책에도 분명 과하다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있다. 가령 "부모가 자기 자식을 야단치는 방법이 왜 문제가 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아이들은 때리면서 키워야 한다"는 부분이 그렇다. ‘라떼는 말이야’와 함께 과거를 이상화한다는 기시감이 든다. 그렇지만 책 전체를 다 읽는다면 기타노 다케시의 따뜻함, 진지함, 문제의식 등을 가늠할 수 있다.


하나비 다음으로 본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는 《키즈 리턴》이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어.”라는 대사가 큰 울림을 준다. 이 대사는 기타노 다케시의 이 책에 대해서도 유효하다. 아직 기타노 다케시의 촌철살인은 시작하지도 않았다. 

물체는 심하게 흔들리면 그만큼 마찰이 커진다. 인간도 심하게 움직이면 열이 난다. 옆에서 보면 분명 빛나고 있는 인간이 부러워 보일 것이다. 하지만 빛나고 있는 본인은 뜨거워서 견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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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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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버지에 대해 전부 알 수 없다. 내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아버지는 이미 태어났다. 내가 겪은 출생과 성장을 아버지는 인생 선배로서 이미 겪었다. 어머니도 결혼 전 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아버지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도 알지 못한다. 아버지나 남편이 아닌 집 밖에서 직장인으로서,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어떤 사람일까. 우리가 아는 아버지의 모습은 한 부분일 뿐이다.


기억과 기록은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아버지와 어머니의 과거 회상,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일기장, 비디오테이프 등.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둔 것들이 과거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아버지의 과거는 갑자기 찾아오기도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는 그것이 죽음으로 온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현재가 아버지의 과거들을 불러온다. 집에서는 보지 못했고 볼 수 없었던 아버지의 모습들. 아버지의 친구, 동지, 원수, 은인들.


이들로 조금씩 채워지는 아버지라는 한 사람의 삶은 격동의 근현대사라는 역사의 압축판이기도 하다. 아버지만큼 익숙했던 빨치산이라는 명명. 저자의 아버지는 1948년 겨울부터 1952년 봄까지 빨치산으로 살았다. 저자가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나는 인물인 황 사장의 아버지 황길수도 빨치산이었다. 부고를 전하기 전부터 아버지를 찾아온 박한우 선생은 아버지와 동기동창으로 그의 형이 아버지의 빨치산 동료였다. 아버지의 빨치산 전력은 가족을 갈라놓았다.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원수처럼 지냈고 큰집 길수오빠는 작은 아버지가 빨치산이라는 이유로 신원조회에 걸려 육사에 입학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가 위장 자수를 했음을 알아달라는 전직 빨치산들의 추모제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의 과거부터 현재는 빨치산이라는 흔적으로 가득하다.


저자는 아버지의 평생을 지배했던 것은 아버지가 빨치산이었던 고작 사년이 아니라 남한이 사회주의를 금기하고 한번 사회주의자였던 사람은 다시는 세상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막았기 때문이라고 썼다. 빨치산이기 전에 그는 아버지이자 구례 사람으로, 구례 사람의 이웃으로 살았다. 빨치산은 아버지라는 이름에 비해 협소하다. 저자는 아버지를 보낸 뒤에야 빨치산도 빨갱이도 아닌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빨치산을 빼고 아버지에 대해 얘기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딸의 시각이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사년이 가장 영광스러웠던 과거일 수 있다. 빨치산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어머니도 빨치산이었고 정지아라는 이름에는 그들이 활동했던 리산과 백산이 아로새겨져 있다. 빨치산은 아버지의 과거이자 현재였고 미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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