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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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따뜻함이다.

어릴 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가곤 했던 목욕탕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가 나와서 바나나우유를 먹던 추억.


다와다 요코의 목욕탕은 이 느낌과 많이 다르다.

책 표지부터 차갑고 웬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도입부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다른 사람의 악몽으로 빠져들어가듯

환상적인 분위기가 이어진다.

여기가 꿈인지 현실인지 도저히 구분할 수가 없다.


엄마와의 만남도 이 책에서는 공포스럽다.

주인공이 어릴 때 쓰던 방을 열자

그 안에는 헝겊 인형과 나무 상자들이 있었다.

상자에는 곰팡이가 핀 기저귀와 턱받이가 있다.

방구석에 있는 녹슨 새장에는 10년 전에 죽은 쥐의 뼈가

하얗고 가느다랗게 흩어져 있다.

100쪽 정도의 분량에 글자 간격도 크다.

짧은 시간에 기이한 경험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거울 옆에 있는 액자에는 내 얼굴 사진이 걸려 있다. 나는 거울 속 모습과 사진 속 모습을 비교하는 것으로 매일 일과를 시작하고 이 차이를 화장으로 고친다.
사진의 신선한 느낌과 비교해 보면 거울 속 내 모습은 핏기가 없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그래서 거울의 액자 틀은 내게 관의 틀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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