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장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기무라 사부로가 이혼 및 퇴사 후 도쿄의 낡은 건물에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탐정 노릇을 하게 된 이후 벌어지는 네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변의 이웃들에게서 의뢰받은 소소한 사건들이 이어지며, 사건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일들이 그의 진지하고 착실한 조사로 인해, 느리지만 찬찬히 진실이 밝혀진다.


자살을 암시하고 사라진 할머니를 우연히 봤다는 제보에 의해 시작된 '성역,' 과거의 죄를 고백하고 죽은 아버지의 진실을 찾아달라는 아들의 의뢰로 시작된 '희망장,' 이웃의 단골 식당 주인남자가 바람이 나서 아내를 버리고 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강제로 사건을 맡게 된 '모래남자,' 그리고 가난한 가정의 한 소녀로부터 도쿄대지진으로 행방불명된 엄마의 애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도플갱어'까지, 스기무라는 모든 사건에 다소 관조적이면서도 진심을 다하는 특유의 조사방식을 통해 하나씩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실을 드러낸다.  '사건은 작지만 고뇌는 깊다'는 출판사의 문구가 딱인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스카의 키스 예술 탐정 시리즈 2
후카미 레이치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전작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에 이어, 예술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경찰인 운노 형사의 조카 슌이치로의 추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추리 부분이 다소 유치하고 코믹하긴 하지만, 색다르게 예술 지식과 그 세계의 뒷얘기 등이 작품 속에 포함되어 있어 흥미롭다.  전작이 미술계라면 이번엔 음악계이다.  그 중에서도 오페라를 소재로 하여 관련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으며, 그 가운데 미술계의 얘기도 간간이 나오며 예술적 지식을 익힐 수 있게 한다.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토스카'의 공연 중 연기로만 알았던, 소프라노가 바리톤을 실제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무대에서 죽은 중견 예술인, 공연 도중 사람을 실제로 찔러죽인 인기 절정의 소프라노, 천재적인 연출가로 극도의 사실주의적 무대를 추구하던 연출가, 그리고 함께 공연한 동료 배우들과 스텝들을 둘러싸고, 이 엽기적인 사건를 수사하는 경찰은 예술적 지식이라곤 전무한 채, 탐문에 나서나 사건의 실마리도 얻지 못한다.  이때 운노 형사의 조카인 자유로운 영혼의 프리터 슌이치로가 특유의 예술적 지식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전편보다 오히려 추리 부분은 좀 더 약하지 않나 싶다.  경찰을 우습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명탐정 슌이치로를 부각시키는 구도라던지, 동기나 수법, 등장인물들의 심리 등이 살짝 청소년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하나, 음악과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적 내용으로 이를 보완하며 작품에 차별성을 주는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스트셀러 작가인 헨리는 불륜 관계에 있던 자신의 편집자 베티로부터 임신 소식을 전해 듣고, 패닉에 빠진다.  아내 마르타와 헤어지고 베티와 결합하는 건 지금껏 쌓아온 자신의 거짓 인생을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  사실 그의 작품은 모두 아내인 마르타의 작품이고,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아내 덕에 모든 걸 자신의 작품으로 하고 그 부와 명예를 혼자 차지하고 있었던 것. 

 

결국 헨리는 베티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그녀와 만나기로 한 바닷가 낭떠러지로 간다.  거기에 먼저 도착해 서있던 베티의 차를 본 순간 충동적으로 그녀의 차를 들이받아 바다 속으로 밀어 버린 헨리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마음을 다잡던 차, 갑작스런 방문객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아닌 베티.  마르타가 자신을 찾아와서 모든 걸 알고 있다며 자신 대신 자신의 차를 몰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는 베티의 말에 헨리는 끔찍한 진실을 깨닫는다.

 

이후 소설은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헨리와 그의 주변인물들의 심리를 간결한 문체로 묘사하며 이 절망적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여준다.  블랙코미디적인 상황과 그 속에 놓인 인물들의 불안과 의혹, 시기 등의 심리가 잘 묘사된 작품이다.  뭣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결한 문체가 맘에 들고, 늘어짐 없이 쭉쭉 전개되는 이야기와 그 사이사이를 촘촘히 메운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눈에 띈다.  그 과정에서 결국은 악당이자 살인범인 헨리가 무사히 경찰의 의심을 벗어나길 바라게 되며, 그가 약해지거나 멍청해지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길 원하는 모습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아내 마르타의 희생이 안타깝고 그녀의 행동이 다 이해가 되는 건 아니고 결말도 다소 의아스럽긴 하지만, 스피디하게 읽혀나가는 가독성도 좋고 몰입도도 좋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메리칸 걸
케이트 호슬리 지음, 서지희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프랑스 가정에 머물던 미국 소녀 '퀸.'  어느날 숲속에서 도망쳐 나오다가 길에서 뺑소니 차에 치여 병원에 실려간다.  이후 깨어났지만 기억을 잃은 상태.  그러나 그녀가 머물던 프랑스 가정의 가족들이 모두 실종된 사실이 밝혀지고,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자에서 살인 용의자로 의심받게 된 퀸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혹은 자신이 한 일이 뭔지 기억해내려 한다.


한편, 인터넷 방송 기자인 몰리는 사건 취재를 위해 퀸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가 어느새 그녀의 고모로 오해받게 되고, 그대로 고모 행세를 하며 사건 담당자인 발렝탕 경위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느새 진짜 고모가 된 것마냥 퀸에게 마음을 연 몰리는, 진실을 밝혀내고자 애쓴다.  소설은 이 두 사람의 시각으로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교차로 오가며 펼쳐진다.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스피디하게 쭉쭉 읽혀나간다.  도대체 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불안어린 호기심으로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다가,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사실 맥이 조금 빠지고 결말은 살짝 용두사미의 느낌도 든다.  초반의 강렬함이 다고, 그에 비례하여 후반의 맥빠짐이 부각되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연
에스더 헤르호프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여자의 시점이 교차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변호사인 디디는 건강한 아이를 낳았지만 본인은 산후통으로 거의 움직이지도 못한 채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고, 남편은 갑작스러운 임신과 출산에 당황해하며 육아의 고단함에 현실을 피하려고만 한다. 

 

이 집에 들어온 산후도우미 헤네퀸은 뭔가 음로를 가득 품은 채 본심을 숨기고 이들을 돌보며 한편으로는 이 가정을 파괴할 계획을 조금씩 실천한다.

 

한편 경찰로 일하는 미리암은 오빠가 결혼하자마자 사고로 죽자 올케였던 헤네퀸을 의심하며 그녀 주위를 맴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것 같고 가장 안전할 것 같은 가정 내에 침투한 악의를 가진 이방인.  그 무시무시한 악의를 눈치채지 못한 채 디디는 모든 걸 헤네퀸에게 의지하는 사이 가정은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파괴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헤네퀸의 정체를 의심하는 미리암이 헤네퀸의 과거를 파헤치면서 이들의 악연이 점차로 밝혀지고, 세 사람의 운명은 파국의 결말을 향해 달린다.

 

사실 조금은 뻔한 구성에 뻔한 결말, 단순하고 설익은 듯하게 느껴지는 문체 등은, 나름 반전의 결말이라고 할 막판의 진실이 커버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좀 아쉬운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