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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봐, 바틀비! ㅣ 웅진 세계그림책 131
로빈 크루즈 지음, 케빈 호크스 그림, 엄혜숙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글 로빈 크루즈
그림 케빈 호크스
은비랑 은채가 좋아하는 책 [도서관에 간 사자]를 그린 케빈 호크스의 작품이다.
그림이 참 사랑스럽다.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바틀비이다.
바틀비의 가족은 참 가족적(!)이다.
사랑이 넘치는 것 같다.
너무 넘치는 건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랑 강아지까지...
그림 속에 바틀비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처럼 밝고 귀여운 모습이다.
그런 바틀비는 가족들에게 참으로 사랑스러운 존재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바틀비가 한 마디도 말을 안한다는 것!
음...
우리나라 나이로 말한다면 아마 4살~ 5살...
걱정할 만하다.
우리만 보더라도 돌 되기 전에 이미 부모들은 아이가 언제쯤 말을 하게 될까..
그것이 관심사이니까.
그리고 말을 빨리 시작하면..
천재~ 아니 적어도 영재라도 된 것처럼 으쓱해지는 건...
그만큼 아이가 말을 언제하느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겠지!
바틀비의 가족들은 말을 하지 않는 바틀비에게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의사는 분명 아무 이상이 없으니 말을 하게 될 거라고 했지만~
그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아빠는 밤마다 첼로를 키면서 노래를 불러주었고~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페라 노래를 불러주었다.
누나도 탭댄스를 추면서~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면서~~
바틀비가 말을 하길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바틀비의 야단 법석인 생일에
할아버지께서 축하해주시러 오셨다가 바틀비와 함께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그네에 앉아서
가만히~ 가만히~ 있었다.
보고 듣고 향기를 맡고...
그리고 생일파티가 시작되고 나서,
초의 불을 끈 바틀비가 말을 했다.
.
"들어 보세요!"
....
가족들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소리를 들었다.
바틀비는 또 한 마디를 했다.
"음, 맛있다!"
ㅎㅎㅎㅎㅎ
은채는 책을 읽어주는 내내 조용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ㅎㅎㅎ 웃었다.
바틀비 얼굴에 케이크가 묻었다고~
그리고 누나가 바틀비 앞에서 탭댄스를 추는 모습이 좋았단다.
아마도 누나가 입고 있는 옷이 맘에 드는 것 같았다.
은채는 어른들처럼(?나처럼) 이 그림책에서 어떤 교훈을 찾아내지 않았다.
그냥 그림과~ 이야기를 즐기면서 보고 들었다.
아마도 이 바틀비네 가족을 보며 사랑스럽다고 좋은 가족이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바틀비가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이 넘치는 이 가족~
결국 기다리던 말을 들은 이 가족~
바틀비와 이 가족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을 것 같다.
굳이 이 책에서 교훈적인 것을 찾아낸다면~
바로 기다림이겠지!
아무 말씀하지 않고 바틀비와 함께 앉아서,
함께 듣고, 함께 냄새 맡고, 함께 느꼈던 것 처럼.
그렇게 보자면, 아마도 이 책은 아이들의 그림책이 아니라~
아빠, 엄마... 어른들의 그림책이란 생각이든다.
무조건 빨리 빨리~~ 말하고, 그리고, 공부하고, 피아노치로, 공을 잘 차길...
바라는 우리의 부모들이 봐야 할 그림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