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 - 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N잡러가 살아가는 법
권진실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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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

열 달 일하고 두 달 떠나는 가게 사장님이 있다. 책 표지도 참 낭만이 있다. 마치 구름 위를 자전거 타고 여행하는 천진난만해 보이는 소녀 같다. 내게도 그런 열정과 추진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세계여행을 좋아하는 자영업자이다. '돈도 되고 시간도 되니 여행하는 것 아니겠어?'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돈과 시간이 된다고 그렇게 열정적으로 40개국이나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여행 광이다.

세계 여행 중 만난 외국인들을 보면 적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석 달까지 휴가를 받아 세계여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 달 넘는 여행에서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왔다던가 회사 입사 전 마지막 여행이라고 얘기하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요즘은 가족단위로 짧게 해외여행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런 여행 말고 한 달 넘는 장기간 여행이 한국 사람에게는 정서상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도 취직 대신 자영업을 선택한 것 아니겠는가? 어쨌든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과감하게 떠나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단다. 현실의 틀에 맞춰 사느라 생각만 하고 행동하기 주저하는 사람들, 용기 있게 그런 경험을 해보지도 못한 사람들에게 말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다.

기회는 늘 옆에 있고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지 않은가. 나는 내 경험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런 회사가 없다면, 그런 회사를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과 여행의 균형을 잡고 싶었다. -p.55

기회가 없으면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여행을 떠나는 저자의 삶은 참 적극적이다. 지역 마을의 축제장에서 저자는 빙수를 팔기로 마음먹었는데 생각과 다르게 축제장을 찾은 외지 손님들은 빙수에 무관심이었다. 날이 더워 빙수가 잘 팔릴 줄 알았는데 주문 후 대기 시간도 길고, 들고 돌아다니면서 먹기가 여간 불편했던 것을 장사하면서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신세 한탄만 하고 있지 않았다. 옆 부스에서 맥주를 사 가는 손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주위를 살피며 바로 틈새시장을 노렸다. 아이들 메뉴를 비롯해 음료수와 간단한 안줏거리, 독일 맥주 선물세트 등 카페에 있던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큰 매출을 올렸단다.

여행을 떠나면 평소 하지 못했던 생각들과 경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그뿐만 아니라 봉사를 더하게 되면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 이상으로 나 자신의 성숙은 덤으로 얻어온다. 이를 알기에 저자는 여행의 매력을 놓지 못하는 것 같다.

여행 도중 민박집 사장님과 두 달 동안 직업을 바꿔 생활해 보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길까? 읽는 내내 발상도 특이하고 또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니 '멋있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사실 말이 쉽지 민박집 일이 앉아서 손님 받고 손님 체크아웃 하면 청소하고 이게 다가 아니지 않은가? 손님들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마트에서 손수 재료를 사 와야 하고 맛을 만들어 내야 하는 등 자잘하게 신경 쓸 일이 많았을 텐데 해 냈다는 것도 대단하더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 ~ 저자는 완벽주의자였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더욱 괴롭히며 일도 하고 여행도 하고 했던 것 같다. 일단 하면 끝내주게 해 내야 하는 완벽주의자. 그런데 민박집을 운영하며 조금 내려놓아야 행복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렇게 저자는 또 하나를 해 내며 성숙해간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는 카페에 적용하고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들과 친구가 되면서 지역을 넘어 도움을 주고받는다. 나눔도 베풀고 그 지역의 언어나 문화를 배우는데 시간과 경비를 아끼지 않는다. 아무래도 한 두 달의 여행에서 오는 여유 때문이리라.

책 겉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내 맘대로 내 인생을 꾸려가고 싶은데 앞이 잘 안 보인다면 지금 당장 여행 계획을 세우자.

나도 대학 1학년 겨울방학 때 해외여행을 49일 동안 다녀온 적이 있다. 유적지를 따라다니며 관광객처럼 돌아다니는 것보다 아침에 일어나 현지인처럼 거리를 거닐고, 시장에서 밥 먹으며 카페에서 오후를 보냈던 여유가 더 기억에 남는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행은 해외든 국내든 어쨌든 나를 돌아보는 선물임에 틀림없다.

저자의 여행 사진도 멋있었고 열심히 살면서 여행도 즐기는 여유가 읽는 내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좋았다.




*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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