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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버려둬
전민식 지음 / 파람북 / 2024년 4월
평점 :
그냥 내버려둬
처음에 책 제목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다. 책 중간 즈음에서야 알았다. Let it be!!에서 따온 것임을.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열심히 페달을 돌려 일으키는 운동에너지로 주인공이 살고 있는 곳이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페달을 돌리는데도 계층이 있다. 마치 영세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과 대기업의 차이랄까?
사실 책의 중반부까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책의 겉표지처럼 내용도 회색빛이 돌았다. 페달러의 삶, 매일 반복되는 노동 이야기를 읽으며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가 뭘까 인내심을 발휘해 봤다.
잔잔한 호숫가에 작은 파문이랄까? 페달러 한 명이 죽었다. 주인공이 그 동료에 대해 의문을 갖고 하나씩 기억을 더듬으며 수소문해가는 과정은 다음 장을 궁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내가 사는 이곳 말고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보고 싶어질까? 죽은 줄 알았던 동료는 어떻게 다른 차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입구로 들어갔을까? 그리고 길목에 남긴 한 짝의 무선 이어폰은 독자로 하여금 '죽지 않았고 먼저 이 길을 지나감'에 안도의 한숨을 쉬게 했다.
'오늘 나는 내 인생에서 첫 번째 모험을 떠난다. 지하 통로를 걸어 지상으로 나올 때까지 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간파하지 못했는데 이젠 분명해졌다. 나는 빛을 찾기 위해 궤도의 도시를 떠나왔다는 것을' -p223
내 인생에서 나의 첫 번째 모험은 무엇이었을까? 아니 첫 번째 모험이 있긴 했을까? 잠깐 생각에 잠겨봤다. 평범하리만치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의 잔잔한 호수의 파문은 무엇이었을까? 파문을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단 생각도 덧붙여 보고 싶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라는 객체는 분명 나 자신에게만은 세상의 중심이겠지만 세상의 눈으로 본다면 나는 인간 세상의 한 부속품에 지나지 않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p.226
*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