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이 게임을 공부보다도 더 열심히 합니다. 공부는 눈치 보며 대~충 시간 때우기로 하는데 게임에는 정말 진심을 다하네요.
게임왕인데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원래 머리가 좋아서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거 아닐까? 궁금했습니다.
저자 왕경업
집안 분위기상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컴퓨터로 시작한 게임이 고등학교를 입학 한 후에서야 손에서 멀어집니다. 여자친구와 입학하는 고등학교가 달라지면서부터 그 친구에게 떳떳해지고 싶었던 것도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결국 독하게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학교에 입학합니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 내가 가진 건 의욕뿐이었다.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었지만 뭔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 p.5
여기서 의욕은 최상이었는데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얘기가 '누구나 의욕을 가지고 시작하면 저처럼 됩니다.'라고 하는 것 같아 일단 더 읽어 봅니다.
게임하면서 공부하는 것, 난 몬스터 사냥하듯 수학 문제를 풀면서 경험치를 쌓고 성취감을 느꼈다. -p.5
게임을 하면서 얻는 성취감은 또 다른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이를 맛본 사람이라면 수학 문제도 그렇게 게임하듯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긴데~ 모든 이들이 수학 문제 풀이를 게임하듯 하지는 않아서 이건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보통 게임만 하는 아이라 공부도 못하고 폭력적일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만, 저자는 이 선입견을 부모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합니다.
부모님이 얼마나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려주는 것, 말이든 행동이든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네요.
저자에게 어떻게 공부를 할 결심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대답이 세 가지고 요약됩니다.
첫째, 내신 성적의 부족함으로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일
둘째, 가족이 거리로 나앉을 뻔한 일
셋째, 좋아하는 친구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다는 마음
충격적인 고1 첫 모의고사 성적은 모든 영역이 30~40점대였고, 수학이 5등급, 나머지는 6~7등급이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 야자실을 신청했는데 성적이 턱없이 부족해서 야자실에는 들어가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결심합니다.
'두고 봐라, 내가 반드시 야자실 들어간다.'
그리고 이어진 담임선생님과의 상담 신청, 그러나 이 역시도 성적순이었다네요.
'야자실 퇴짜 당하고 진학상담도 뒤로 밀리고 이게 뭐지?' 누군가 날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 펑펑 놀다가 갑자기 무슨 공부냐고 .. (중략).. 난 장애물이 오히려 고마웠다. 내가 승부욕을 불태우게 되었으니 말이다. p.64
저는 저자의 이 부분을 칭찬해 주고 싶더라고요. '안된다. 나는 뭘 해도 부족하다.'라고 느낄 때 좌절하지 않고 더 의욕을 불태워 그 상황을 벗어나 보려는 의지, 그리고 뒤따른 노력과 행동이 연세대 입학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