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안 청소를 하려고 했습니다. 남편은 아들과 아침부터 미니카 들고나갔습니다. 아들 방을 열심히 치웁니다. 다 치웠어요. 깨끗하게 말이죠. 그런데 딸아이 방은 지금 엉망입니다. 치운다고 다 꺼내놓고 친구한테 전화받고 문 잠그고 나갑니다. '대충 치웠는데 갔다 와서 마저 치울게' 얘기하고요.
잠긴 문 여는 방법은 젓가락 하나면 충분합니다. 방에 들어가 봤더니 엉망진창~~~ 갑자기 세상 다 산 것처럼 억장이 무너집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제가 그렸던 오늘은 다 같이 대청소까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개학도 얼마 남지 않았고 정돈된 3월을 맞이하고 싶어 모든 물건을 정리하는 작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 바라던 성적을 받지 못해 실패한 것 같은 학생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당분간 나 찾지 마라' 남겨놓고 사라져 버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딸의 방을 보는 순간 말이죠. 갑자기 서러워서 소파에 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그리고 10분 지났을까? 정신 차립니다.
마음껏 좌절하고 슬퍼하고 존재감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생각했는데, 저자도 그렇습니다.
'그냥 울어라. 슬퍼해라. 좌절해라. 단, 하루는 넘기지 마라. 그리고 당장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라. '
딸아이의 방은 그대로 뒀습니다. 알아서 혼자 다 치우라고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는 읽다 만 책을 이어서 읽고 평소 생각해 두었던 자기 계발 스터디를 등록합니다. 하루를 다 소비하기에는 시간이 좀 아까웠습니다.
누구나 좌절도 하고 인생의 쓴맛도 느끼고 배신도 당하고 울고 싶을 만큼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감정을 억누를 필요는 없다고 일단 마음이 느끼는 그 감정 그대로 표출하되 하루를 넘기지 말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얼른 리부팅해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당장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