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교환일기 - 아이가 마음을 닫기 전에,
브랜디 라일리 지음, 김소연 옮김 / 길벗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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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친구와 교환일기를 쓴 적이 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이 떠오르던 교환일기를 딸과 함께 쓴다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았다. 더욱이 아이의 마음속 깊은 고민이나 사춘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엄마는 이해 못 해'라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 전에 시작하게 되어 감사하다. 아이가 공부하고 친구사귀는데서 오는 스트레스와 고민들을 같이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더 뜻깊었다.

 

저자는 어렸을 적 엄마가 항상 가족을 위해 열심히 애쓰시는 모습에 자기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 엄마를 귀찮게 하는 건 아닐까 고민했다. 그러다 엄마와 깊이 있게 대화 나누는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단지 모든 비밀을 공유하는 단짝 친구의 의미와는 다르게 모녀간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노력도 필요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서는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 일기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서두에도 밝혔듯이 서로 주고받는 일기를 쓰다 보면 글감이 줄어들게 되는데 그래서 고안한 것이 그날 써야 할 주제, 상대를 알아가기 위한 질문을 던져 그에 맞는 내용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일기의 목적은 그날 그날의 행적이 아닌 서로에게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따라서 당부한다. 정말 솔직하게 써라. 그리고 매일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이어가라.

 

한 장 두 장 페이지를 넘겨 본격적으로 일기를 쓸 준비를 하는데 등장하는 것은 일기를 쓰는 1년을 시작하며 간단한 다짐, 계획 등을 쓸 수 있는 페이지를 만나게 된다.

 

1. 왜 이 교환일기를 쓰기로 했나?

2. 얼마나 자주 쓸 것인가?

3. 일기를 쓸 때 소요되는 시간을 얼마로 할 것인가?

4. 일기를 쓰고 서로 대화 나누는 시간은 언제로 할 것인가? 등등 -p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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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면서 딸아이의 요즘 학교에서 고민이 무엇인지 공부에 대한 부담은 어떤지 조언해 줄 수 있었다. 평소에도 얘기는 많이 하는 편이지만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더 의미 깊었다. sns에 익숙한 우리가 글로 무엇인가 남기고 그 글을 feedback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할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서로 대화까지 이어진다니 이 얼마나 뜻깊은 시간을 선물로 받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단답형으로 시작했던 글들이 점점 문장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 일기를 쓰면서 '아 이때는 이랬지' 하며 예전 것을 들춰볼 때의 회상을 아직도 기억한다. 아직 채워가는 단계이지만 그동안 친구와의 고민, 조언, 공부에 대한 두려움, 조금씩 해야 할 실천 방안들을 얘기해 주었고, 나 또한 고민만 하고 있었던 해야 할 일들을 딸에게 선포하고 나니 더 실천력 있게 움직이게 되었다. 그리고 일기를 어떻게 써 나가야 할지 서로 고민하고 고쳐나가는 방향에서 진지한 대화, 약속의 이행 등 부수적으로 얻는 것들이 더 많았다.

 

글을 쓰는 것과 표현하는 것, 기록을 남기고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것 등등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그 느낌과 효과를 딸과 같이 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일기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날려버린다. 그날그날 엄마가 써야 할 한 페이지와 딸이 써야 할 한 페이지가 질문과 함께 준비되어 있다. 아기자기한 편집과 그림, 구성 등등 쓰는 사람으로 하여금 질리지 않고 형식적이지 않도록 돕고 있다. 간혹가다 나오는 '1cm 더 가까워지기'는 게임하듯이 잠깐 일기 쓰기를 끊어간다. 그래서 다음에 나올 1cm는 뭘까 궁금하게 만든다. 참 재미있게 질리지 않게 알차게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글쓰기, 대화하기, 상대를 좀 더 편안하게 알아가기 등등에서 봤을 때 교환일기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한 번씩 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1년 뒤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기대가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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