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과학편 1: 지하 농장 팜 과학편 1
홍지연 지음, 지문 그림 / 길벗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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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관련 도서는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자녀가 초등 고학년이지만 재미있게 읽히고 싶어 그림도 많이 들어가고 글 밥도 많지 않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내용의 책이면 좋겠다 하고 있던 참에 팜이라는 과학 코딩 책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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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농장이 지하에 있다는 것 자체부터 상상력을 자극한다. 보통 농장이라면 넓은 들판 위에 자리 잡고 동식물들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인데 농장을 소개하면서 슬라이딩하며 지하로 내려간다. 그런데 그 지하에는 별의별 편의시설을 다 갖추고 있다. 수영장, 미용실, 파티장, 놀이터 등등 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인공 태양이 중앙에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굳이 태양이 주는 모든 에너지를 얻기 위해 지상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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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들에게 코딩의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코딩이란 이런 거야'를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음에도 이야기의 흐름을 생각하면서 코딩의 시작을 안내하고 있다.

 

 

보통 기계든 사람이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어떤 액션을 취한다. 즉 어떤 일이 발생하는 원인이 있을 텐데 그것을 컴퓨터 과학에서는 이벤트라고 한다. (p 31)

이 책의 장점은 하나의 주제를 담은 이야기가 끝나면 그 이야기 중에서 짚어봐야 할 부분을 미션으로 제시한다. 미션 키워드와 함께 이야기의 요점을 짧은 문장으로 순서대로 정리해 주면서 용어를 하나씩 설명한다. 그리고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와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문제를 주어 직접 손으로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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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 앉은 주니가 머리 염색을 하는데 여기서 4색 정리가 나오다니 간간이 들어가는 수학적 원리도 읽기에 쏠쏠하다. 물론 4색 정리를 배우고자 달려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재미있는 염색 이야기로 슬쩍 심어 두어 입가에 웃음이 절로 갔다. 코딩에서는 4색 알고리즘이라고 얘기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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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모를 '알'이 농장 입구에 놓여 주니와 거니는 그 알을 부화 시켰다. 어머 그 안에서 말로만 듣던 개새가 부활했다. 참신한 아이디어 같다. 보통은 새나 공룡의 새끼가 부화할 줄 기대하는데 머리는 개고 몸은 새라서 날아다닌다. 여기선 사냥새라고 부르는데 이 사냥새가 장미 정원을 엉망으로 만들어 우리의 주인공들이 독자로 하여금 '디버깅'을 안내한다. 솔직히 디버깅이라는 용어를 듣기는 들었으나 정확하게 누군가에게 설명할 정도로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 고치는 것을 디버깅이라고 한다. 여기선 스프링클러와 잡초 제거기의 설정을 바로잡는 것이 디버깅에 해당한다. 맨 처음 컴퓨터를 개발한 사람 중에 그레이스 하퍼라는 사람이 어느 날 컴퓨터가 고장 나서 원인을 찾아보니 회로 사이에 나방 한 마리가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나방을 없애 컴퓨터를 고쳤는데 그때부터 프로그램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 고치는 것을 '벌레(버그)를 없앤다'라는 뜻으로 '디버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p96)

 

사냥새가 농장을 돌아다니며 농장의 동물들을 잡아먹으면서 그 동물들의 특징이 사냥새의 모습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기린을 잡아먹으면 사냥새의 목이 길어진다. 사자를 잡아먹으니 사자의 머리 주변 갈기가 사냥새에 그대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각 동물이 지닌 특징을 추출하여 적어볼 수 있는 문제들이 바로 이야기 말미에 미션으로 주어진다. 문제 해결에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애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사고력 이를 추상화라고 한단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어렴풋이 머릿속에만 맴돌던 용어의 정의까지 확실히 짚고 넘어갈 수 있으니 부모가 자녀와 같이 봐도 얻어 가는 게 많음이 확실하다.

 

보통 수학의 꽃이 함수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함수는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그것이 함수인지 모를 때도 많다. 수학 시간에 '함수란'으로 시작하면 학생들은 어렵다고 한다. 여기 함수를 알기 위한 변수 얘기부터 재미있게 등장한다. 그리고 함수에 대한 이야기도 뒤를 잇는다. 재미있게 그림과 이야기로 접근하면 쉬운데 학문으로 위치를 옮기면 어려워지는 것은 선입견 탓일까?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캐릭터의 그림과 간단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녹여져 있는 코딩 책은 초등 저학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주변 어린 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코딩 그거 나도 좀 해 볼까?'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이며  출판사의 도서 홍보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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