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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먼저 건넸을 뿐인데 - 아무도 몰라주던 나를 모두가 알아주기 시작했다
이오타 다쓰나리 저자, 민혜진 역자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9월
평점 :
한 마디를 먼저 건넨다는 것이 마음먹기에 따라 쉬울 수도 있지만 평소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다. 비근한 예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보는 라인의 이웃이더라도 먼저 인사하는 게 쉽지 않다. 아니 그냥 남처럼 서먹서먹한 것이 사실이다. 나부터 좀 바꿔 보고 싶어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그저 이웃 간의 인사뿐 아니라 내가 살며 접하는 직장, 아이들 학교 등등에서 어떻게 좋은 팁을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말이다.
책의 저자는 편집자, 광고 플래너, 심리 상담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생활심리,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등을 주제로 집필도 하고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일본 최고의 대화 전문가라고 한다. 저자 역시 한 마디를 먼저 건네지 못해 쩔쩔매던 시절이 있었고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고민한 끝에 잡담이라는 소재를 통해 대화 방식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고 한다. 원제가 '초잡담력'이라고 하니 잡담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를 풀어내는 과정이 궁금하다. 저서로는 <이럴 땐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말투 때문에 말투 덕분에> 등이 있다.
책은 총 5가지의 주제인 '말은 걸고 싶은데 할 말이 없어', '어떤 질문을 해야 친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해야 인간관계가 편안해질까?', '왠지 이 사람 또 만나고 싶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다.'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각 장마다 O, X 형식으로 잡담에 있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머릿속 생각은 'O'이다. 그런데 입과 행동이 먼저 조언을 하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내가 싫다' 저자가 말하는 것과 같이 상대는 지금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지 조언을 듣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의견이 달라도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 주란다.
대화의 예시가 나오는데 두 가지로 제시된다. 첫째는 '아~ 이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즉, 우리가 흔히 범하는 실수로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상대의 말을 부정한다거나 자기 딴에는 상대를 위해서 조언하는 것이 잡담에서 피해야 할 잘못된 경청법이란다.
긍정으로 반응해 주면 상대는 마음을 열기에 끝까지 긍정하고, 공감해 주면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말하기 쉬워진단다.
포인트는 부정과 조언은 절대 금물! 긍정과 공감으로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해야 대화도 금방 끊기지 않고 겉도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내향적인 성격 탓이라고 생각한다.
O: 잡담은 '익숙함'의 문제예요.
X: 성격을 바꿔야 해요.
성격 탓하기 전에 그 상황에 '익숙함'을 연습해야 한다. 잡담도 결국은 '기술'이란다.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고 '몇 층 가세요?' 층수 버튼을 대신 눌러주기만 하면 된단다. 그 사람과 친해질 필요도 없고 이렇게 한 마디 먼저 건네면 1층부터 고층까지 가는 내내 서로 어색해서 핸드폰만 바라보는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성격은 바꾸지 않아도 된단다. 인사가 될 필요도 없다. 단지 말하는데 익숙해지면 된다.
어떤 질문을 해야 친해질 수 있을까?
물어보기 쉽다고 대답도 쉬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대화가 끊길 수 있기에 답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열린 질문이 좋으며 '요즘 어때?'라는 질문보다는 '일은 잘 돼?'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묻는다면 대답이 금방 나올 수 있다. 즉, 물어보기 쉬운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대답하기 쉬운 질문을 하는 것이 요령이다. 또한 타인이 아닌 서로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예를 들면 '혹시 그분 아세요?'보다는 '카레 좋아하세요?'로 서로의 관계에 도움이 되는 질문을 해야 한다. 그간 나와 친하지 않았던 사람과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서 얘기해야 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내가 주로 썼던 방법이 '누구 아세요?'로 시작해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얘기가 끝나버리면 또 서먹한 상태가 와서 참 뚝 뚝 끊어지는 대화가 어색하기만 했는데 저자는 어딘가 겉도는 느낌이 드는 이런 대화보다는 차라리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게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관계의 물꼬를 틀 때는 타인의 이야기가 적당할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얘기 한 후에는 일단락 짓고 서로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야겠다. 또한 상대방의 화제는 상대방의 것이므로 빼앗지 말란다. 얼마 전 아는 분이 자기 아들의 재수 생활을 얘기하려고 말을 꺼냈는데 같이 듣고 있던 사람이 맞장구를 치면서 마치 자신의 주제라도 된 듯 말의 주도권을 빼앗아 흥분하며 얘기 한 경우가 있었다. 마무리는 좋게 끝났지만 결국 아기를 꺼낸 분의 상황이나 내용은 거의 듣지 못하고 자리를 뜬 경우가 있었다. 말을 재미있게 잘 하는 사람의 얘기는 누가 들어도 재미있지만 남의 주제까지 가로채 다 얘기하는 모습은 좋지 않아 보였다.
그 외에도 어떻게 얘기해야 인간관계가 편해질까?라는 주제에서는 대화의 끝에 '오늘 감사했습니다.', '오늘 대화 즐거웠습니다.'로 끝내는 것이 좋다. 조언을 해 줄지 말아야 될지에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그냥 공감만 해주는 게 낫다. 예를 들면 '저도 잘 알아요.' , '정말 그렇겠네요.' , '그래요?'처럼 말이다.
생각 외로 우리가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지만 실천해 본 적이 없어 어색한 경우가 많지 책을 읽으면서 '맞아 맞아, 이럴 때 있었어.' 또는 '아! 그때 이렇게 했어야 더 좋은 결과를 낳았을 텐데' 하는 내용들로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한마디 먼저 건넨다는 것이 관계를 개선하거나 더 나은 관계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라면 이 정도는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 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