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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 하나님 나라로 가는 여덟 계단, 팔복
이상학 지음 / 넥서스CROSS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성경 말씀을 읽는데서 멈추면 안 되는데 매번 거기까지다. 좀 깊이 있게 묵상하고 말씀대로 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항상 삶에서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하나님 나라로 가는 여덟 계단, 팔복에 관한 말씀은 설교에도 종종 등장한다. 팔복이 각각의 모습이 아닌 단계가 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는 성도들이 어떻게 하면 성경 말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설교하는 목사님이다. 씨뿌리고 물 주면서 정성 들여 가꾸는 농부같이 성도가 제대로 된 신앙으로 성숙하도록 돕는 일을 가장 귀한 일로 여기며 섬기고 있다.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수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작하는 그리스도인에게>가 있다.
나는 운하 같은 사람일까? 아님 저수지 같은 사람일까?
운하 같은 사람은 은혜의 샘물이 내 마음에 다 차오르기 전에 담긴 샘물을 밖으로 쏟아내는 사람이고, 저수지 같은 사람은 은혜를 안으로 지속적으로 담아내어 더 이상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넘치게 되었을 때에 자연스럽게 차고 넘쳐 밖으로 흘러나가게 하는 사람이란다. 오늘날 크리스천 중에는 아쉽게도 운하같이 은혜가 발목에 찼다 싶으면 기다리지 못하고 차오른 물만큼 쏟아 낸단다. 받은 은혜보다도 많은 양을 퍼내어 버리니 영성이 곧 바닥을 드러낸다.
갑자기 웬 운하니 저수지니 하는가? 야곱의 밧단 아람 세월, 요셉의 버림받은 것 같던 노예살이, 모세의 광야 40년, 사울에게 쫓겨 다닌 다윗이 광야에서 보낸 세월 모두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시간이요 하나님이 자신의 사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다. 인간으로 살아가며 영광의 자리에 오르기 원했던 사람들의 욕망을 비우시고, 자신(하나님)의 것으로 채우신 시간이었다.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지는 영적 원리가 그러하고 그 원리에 대한 단계를 밟는 것이 팔복의 단계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총 3부에 걸쳐 팔복을 설명하는데 크게 내면을 채우는 복, 타인을 향하는 복, 하나님의 일을 드러내는 복으로 나타낼 수 있다.
심령이 가난한 자 : 비움에서 채움으로
복음서에 보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무리'와 '제자'인데 무리는 그저 예수님이 먹여주시고 입혀주시는 것이 좋아서 따르는 사람들이고 제자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생명을 얻고 그 생명을 좇아 살기 위해 따르는 사람이다. 난 당연히 후자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나의 처한 상황이 힘들고 어려워 또는 나의 안위를 위해 '주세요' 만 부르짖는 기도를 하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보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애절하게 찾는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이다. 현실은 힘들지라도 그로 인해 살아 계신 하나님 한 분께 집중할 수 있으니 복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덟 가지 복의 품성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 안의 성령님이 나의 삶을 이끌어 가시기를 열망해야 하며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구해야 한다. 이렇게 주님 앞에 매달리는 바로 그 심령이 복 있는 심령이요 나머지 일곱 가지 복을 누릴 1단계가 완성되는 것이다.
첫 번째 심령이 가난한 자에 대한 얘기를 읽고 나면 잠시 묵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질문을 던진다.
-'복되도다'라는 말씀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복이 있다'라는 말과 어떻게 다른가? 자신이 가진 복에 대한 이해가 어떠한지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 하나님을 향해 목말라하는 마음을 언제 가졌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 예배 후 잠시 하나님과 진심으로 교제하며 메마른 목을 축이는 은혜의 시간을 가져보자. -p39
마음이 가난한 사람 즉, 심령이 가난해져서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내 안에 차고 넘치면 내 안에 있어야 할 것은 없고 없어야 하는 것들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고 애통해 한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부르짖을 수 있는 사람은 때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자라가게 하시고 또 빚어가신다.
온유한 자 : 강철 같은 내적 확신
'마태복음 5장 5절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그때그때 반응하면서 옳고 그른 것은 반드시 가려야 하고, 불편을 견디지 못하거나 억울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은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온유한 사람은 그 어떤 처지에서도 마음이 부유하고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고난 앞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다.
예배를 드리고 은혜받았음에도 집에 와서 남편과 마음이 안 맞으면 받은 은혜는 어디로 갔는지 금방 세속적인 일반 사람이 되고 만다. 세상적인 말을 쏟아붓고 나면 후회한다. 온유한 자가 되는 길은 정말 어렵다. 그러기에 책에서 조언한다. 온유한 자의 단계가 힘들면 애통해 해야 하는 단계에 잠시 더 머무르라고 말이다.
2부에서 말하는 타인을 향하는 복에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원수를 품는 긍휼)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3부에서는 하나님의 일을 드러내는 복으로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이기는 사랑)에 대해 서술한다.
이 책의 제목은 비움이다. 비우지 않고는 채울 수 없고, 채우지 않고는 흘러넘쳐 공급할 수도 없다. 팔복은 하나님의 일이 시작되는 지점, 진행되는 방향,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를 보여준다.
가난하며 비워진 심령에 천국이 임하고, 자신에게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없고, 없어야 할 것이 채워져 있음에 애통해 하면 은혜의 위로를 받는다.
하나님의 위로가 부어지면 온유가 자연스럽게 채워져 땅의 축복을 받고 의를 향한 갈구가 일어나게 된다.
결국 이 모든 복이 하나님의 의를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받는 자리까지 갈 수 있게 되니 그 과정이 비움에서 채움으로 가는 팔복의 여정이다. -본문 중에서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은 그 팔복 내가 조금씩 실천해서 누려보겠다고 다짐하며 꼼꼼히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실천하는 것이 맘먹은 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다짐하고 뒤돌아서면 잊고 세상과 타협하며 내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짓고,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어떤 것이 나은지 저울질하고 있는 나 자신이 책에서 말하는 팔복의 단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책을 두 번 세 번 곱씹으며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다. 그리고 팔복을 향해 가는 여정의 단계를 높여가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