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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실전 경매 - 돈 되는 집부터 맘고생 없는 명도 노하우까지
부동삶 지음 / 이레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경매가 잘만 하면 집도 싸게 매수할 수 있고 갭투자를 활용하면 임대인이 될 수 있는 방법임은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하고 싶다고 덤벼들기엔 권리 분석이나 명도 과정이 만만치 않아 또 쉽게 발을 들여놓기가 엄두가 안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2년 전 공인중개사 자격증 때문에 강의를 들었는데, 민법 교수가 나중에 기회 되면 특수 경매에 한번 도전해 보라고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그 후로 경매 책 여러 권 읽어보긴 했으나 항상 어렵긴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한 권으로 끝낼 수 있는 실전 경매 책은 내게 수학 개념원리와 같은 책이었다.
저자는 대학원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하고 현재 자산관리의 대표로 그간 금융기관에서 다양한 특수채권을 담당했던 경험과 그 과정에서 경매 원리를 현장 중심의 독창적 시각으로 재해석, 연구해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자산관리사와 펀드매니저, 공인중개사 등 7종 이상의 전문자격증을 보유하면서 직접 꼬마 건물을 건축하며 디벨로퍼로서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 책에는 상속과 증여 없이도 올바른 부동산 경매를 통해 부를 만들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이 담겨있어 경매뿐만 아니라 투자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독자에게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서 1~2장은 경매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기본 개념에 대한 설명, 3~5장은 권리 분석과 실무에 대한 내용, 6~8장은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익 분석과 실전 사례를 핵심으로 나열하고 있다.
책의 구성이 참 알차게 잘 되어 있다.
사례를 간단명료하게 나열한다. 그리고 그림으로 그 과정을 요약해서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내용을 풀어서 다시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보통 경매에서 접할 수 있는 용어에 대한 설명이나 필요한 계약서들을 수록하여 설명을 보면서 같이 확인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저당권과 근저당권의 차이점, 강제경매와 임의경매 구별하기, 특히나 경매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채권자, 채무자, 소유자, 임차인, 입찰자들 간의 이해관계인에 대한 정의와 그들의 속마음(원하는 것의 초점)을 표로 제시하고 있어 처음 경매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깔끔한 정리가 될 것 같다.
경매에는 어떤 물건이 나올까? 4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처음 경매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순수 토지 매각, 토지와 건물 동시 매각과 같은 물건을 입찰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외 하자 토지 매각과 건물만 매각하는 경우에 대해 왜 오랜 기간 자금이 묶여 골치 아픈 일들이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초보자들에 대한 배려와 유의점들도 꼼꼼히 챙겨 이해를 돕고 있다.
경매를 하는 사람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권리 분석이다. 그리고 그중 말소기준권리에 대해 주의 깊게 따져봐야 한다. 예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위해 강의를 들을 때도 어렵고 헷갈렸으며 용어도 복잡했던 (가)압류, 담보가등기, 가처분 그리고 말소기준 등등에 대해 그림과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는다. 강의를 들었을 때는 시험을 위한 개념 설명이어서 나와 동떨어진 얘기였다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사례를 시간의 흐름대로 보여주고 있어 '그 얘기가 이거였군!'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우리가 경매를 하지 않더라도 임차인으로서 꼭 알고 있어야 하는 기본들이 있다. 전입신고나 확정일자 등에 관련한 대항력 뿐 아니라 최우선 변제권, 임차권등기명령제도 등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상식으로 좋을 것 같다. 현실에서 임차인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만기에 보증금 회수일 것이다. 보증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가야 되는 상황이면 대항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때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임차권등기명령제도인데 만기 경과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임차주택 소재지의 관할 법원에 신청한다. 단, 임차권등기 명령을 신청만 하고 이사 가면 안 된다. 임차권등기가 끝난 후 이사를 가야 하고 이때 임차인은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게 된다. 즉, 임차권 등기 이후에는 퇴거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
그 외에 경매에서 배당이 갖는 의미, 채권자들이 배당받는 순서, 명도가 잘 이루어지기 위한 대상 분석, 인도명령 신청, 강제집행 신청서 작성 방법, 명도비용(이사비 등)을 절감하는 노하우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성공적인 명도를 위한 10가지 원칙
1.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추구하라는 조언이다.
2. 최고의 이익은 최소의 비용에서 비롯된다. 강제집행을 통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수준의 이사 비용을 지급함으로 보유 수익과 처분 수익을 높이는 것이 더 큰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3. 강제집행의 시나리오를 주지시켜라.
4. 필살기는 아껴두고 밀당하자. 강제집행까지 가지 말고 부드러운 협의와 함께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아껴두라는 것이다.
8. 점유자 미상은 경계 1호이다. 점유자의 보증금과 점유가 미상인 경우 명도를 완료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으니 단순히 입찰가가 낮다고 투자에 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9. 선 점유 이전, 후 명도확인서 및 이사 비용 지급. 말은 행동보다 못하고 행동은 문서보다 못하다는 것이 경매 현장에서 통용되는 보편적 논리이다. 명도확인서 및 이사 비용을 먼저 지급한 뒤 나가지 않는 점유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원칙을 지켜 시간과 노력을 아껴야 할 것이다.
권리 분석과 명도 등에 관한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담아 두었다면 실제 현장에 대한 임장활동과 법원에서 경매 시 입찰하는 순서 등도 시뮬레이션 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나 대출을 모르면 경매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기 자본으로 경매 잔금까지 모두 치를 수 있다면야 모르겠으나 보통은 대출을 실행시켜 잔금을 치르게 된다. 저자는 경매사건을 볼 때 낙찰 후 미납된 경우를 자주 목격하는데, 이는 보증금이 몰수되는 아찔한 상황까지 가기에 제일 안타까운 경우가 아닐 수 없다. 권리 분석의 실패보다 대출이 안돼서 잔금을 미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대출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대출의 한도를 결정하는 신용등급과 DTI, DSR, 지역별 자금용도별 대출 한도에 대한 설명이 표와 함께 자세히 나와 있다.
교과서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알고 있어야 할 기본 개념 설명이 자세히 들어있고, 그에 맞는 예제도 같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이 책이 경매에 관한 교과서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면서 두고두고 찾아보고 또 찾아볼 수 있게 옆에 두고 읽히는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집필했다고 한다. 100% 동감한다. 그리고 이 책은 정말 교과서 같다.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용어나 내용들이 쉽게 그림과 요점정리로 그리고 내용 설명으로 꽉 차 있다. 그리고 경매 이 한 권으로 무장해도 될 것 같다. 경매에 관련해 알아야 할 내용들이 참 많다. 민법 관련 내용과 용어, 등기 보는 방법, 그 밖에 많은 계약서나 서식들, 은행 관련 대출 등등 그러나 정말 한 권으로 끝나는 경매가 될 수 있게끔 저자의 배려가 곳곳에 묻어져 있다. 경매에 입문하거나 교과서처럼 옆에 한 권 끼고 있으면 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 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