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우리 아이와 돈 이야기를 시작할 때 - 수십억 유산보다 더 가치 있는 엄마표 금융 교육을 시작하라!
박정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두 자녀가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매달 용돈을 8만 원씩 받고 있다. 사실상 5만 원은 저축 나머지는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내가 임의대로 나눠놨다. 물론 그런 의도로 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의 사전 참견으로 그 나머지도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지는 못한다.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돈 이야기라고 해서 너무 반가웠다. 나 역시 제대로 된 돈공부를 시켜주지 못하고 지출 때마다 아이의 마음만 상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다 보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공부를 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다. '아이가 잘 먹고 잘 살수 있도록 도와주자.'라는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돈을 너무 모르고 금융 문맹으로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매주 한 시간씩 돈을 주제로 아이들과 대화하기 시작했단다. 늘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주제로 재미있게 돈 이야기를 풀어가며 자연스럽게 경제를 가르쳐 왔고 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책을 내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돈이 자라는 나무>가 있고 이번 책이 돈 이야기의 두 번째란다. 이 책을 통해 엄마들이 집에서 자녀와 함께 즐겁고 유익한 돈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들여다보자.

 

이 책은 총 세 파트로 누구도 돈을 가르치지 않는다. 나만의 길을 걷게 하는 금융 교육, 그리고 바로 활용하는 금융 교육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어떤 유형의 엄마일까?

자녀가 세뱃돈으로 많은 돈을 받았다.

1. 아이가 받은 돈이니까 원하는 대로 쓰게 놔둔다.

2. 아이 앞으로 된 은행 계좌에 고스란히 저금한다.

3. 아이에게 절반은 저축하고 절반만 쓰라고 일러준다.

4. 엄마가 너를 위해 다 알아서 해준다며 가져간다.

 

3번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가끔 4번도 과감히 실행하는 편이다. 나름 1번도 쿨하게 해주고 싶으나 그렇게 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미국 '금융 교육 설문 조사지'에 따르면 가장 높은 대답은 1번이란다. 여기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예상치 못한 수입이 생겼을 때 아이들 스스로 돈과 관련된 다양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두는 것이 좋다. 쉽게 얻은 돈이라고 막 써버리면 어떻게 하나를 걱정하기보다는 지출을 현명하게 하지 못하더라도 자기 의지대로 결정을 내리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에 훗날을 위해 더 유익하다는 것이다.

 

가끔 중학생들을 보면 부모님 카드로 학원 가기 전 저녁 끼니를 해결한다던가 준비물을 산다던가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유대인들도 그렇고 저자가 말하길 부모가 조금 번거로운 것을 감수하고라도 카드 대신 자녀에게 현금을 쥐여주라고 한다. 직접 돈을 세거나 차곡차곡 모으는 경험, 돈을 쓰면서 내 주머니에서 사라져 가는 현금의 경험 등은 경제관념을 기르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자녀들과 돈 이야기를 어떻게 나눌까?

유대 가정에서는 자녀가 13살이 되면 성인식을 치른다고 한다. 13살이 어릴 수도 있겠으나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성인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13살에 성인식을 치르고 축하모임을 갖는데, 이때 모이는 축의금이 대략 5~6만 달러 정도 된다고 한다. 이 큰돈을 부모가 관리할까? 성인으로 인정받은 자녀는 축의금의 주인이자 관리자가 된단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돈의 사용 용도를 계획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부로 접하는 돈 이야기 및 돈 공부를 하게 된단다. 예를 들면 대학 입학 시 등록금, 대학가 주변의 물가, 월 생활비 등을 미리 조사해 보고 대학 생활에 필요하게 될 예산을 대략 산정해 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하면서 대학 진학을 현실적인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우리나라와 참 대조적이었다.

 

바로 활용하는 금융교육에 무엇이 있을까?

일상생활 속에 숫자를 끌어들여 보자고 한다. 청바지를 사러 갔는데 30000원짜리 청바지를 20% 할인해 준다고 한다.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 마트에 갔는데 5+1 짜리 과자를 사는 게 유리할까? 아니면 그냥 낱개로 필요한 만큼 3개만 사 오는 게 유리할까? 등등 의식적으로 계산을 통해 무엇이 적절한 소비인지를 경험하게 한다.

돈을 소중히 여기도록 하자. 학교에서 잃어버린 돈을 쉽게 포기하는 사례를 여러 번 접한 저자는 돈을 잘 관리하려는 마음이 들도록 지갑을 챙겨주라고 한다. 돈을 잘 정리하고 깨끗하게 보관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돈의 소중함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아이로 키우자. 다른 사람과의 사소한 약속도 소중히 여기며 이를 어기는 것에 책임감과 부담감을 지게 한다. 신용과 약속에 관한 기본 개념이 잘 잡힌다면 자본주의 사회를 잘 살아가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그 외 금융 DNA를 깨우는 실전 대화의 5가지 유형을 설명한다.

마스크는 왜 하루아침에 비싸졌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코로나19 때문에 너도나도 감염되지 않기 위해 쓰려고 하다 보니 많이 모자라게 되었고, 돈을 더 주고라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란다.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까지만 해도 1000원이었던 마스크가 갑자기 5000원이 돼버렸다 왜 그럴까?

마스크를 싼값에 미리 대량으로 구매한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많은 돈을 벌었는데, 이들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만약 네가 마스크를 잔뜩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비싸게 팔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텐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있을까?

마스크 값이 너무 비싸서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마스크를 사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정부가 얼마 이상으로는 팔지 못하게 강제성을 둔다면 이런 방법은 어떻게 생각하니?

정부가 나선다면, 돈을 자유롭게 추구할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는 건 아닐까? 누구나 돈을 많이 벌 자유는 있잖아?

 

이렇게 마스크 가격이 왜 하루아침에 비싸졌을까를 통해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경제 원리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아이의 안목 역시 한층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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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이 필요하지만 정작 금융교육에 대해 소홀한 부분을 짚어가며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소소한 예들을 일러주고 있다. 유대인들의 돈에 대한 교육을 예로 들면서 우리와 다른 점도 소개하고 있고, 생활 소재를 가지고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무는 형식의 대화법을 통해 생각하는 힘, 안목, 돈에 대한 태도 등도 점차 단계가 높아질 것이다. 저자가 교사이기에 학생들과 돈, 경제 원리에 대해 고민했던 흔적과 다양한 질문이 오고 가면서 금융지식이 하나씩 쌓여져 가는 여정,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 금융 수업이었다고 얘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13세, 우리 아이와 돈 이야기를 시작할 때> 읽으면서 요 나이 때 소소하게 적용시켜줄 내용들이 참 많이 담겨 있어 주변에 알려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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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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