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쿰세(1768~1813)는 쇼니족 추장으로 위대한 미국 원주민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다. 1800년대 미국 병사들의 침략에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모든 것을 빼앗기던 시절, 누구보다 정의로우며 용맹스러운 그의 연설은 이 상황에서도 민족을 넘어 깊은 감동을 준다고 한다.
"이 악을 멈추는 유일한 길은 모든 레드 인디언들이 단결하여 이 땅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이 땅은 나뉘는 일 없이 모든 이들을 위해 쓰였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기 때문입니다. 땅을 팔다니요! 그럼 공기도, 구름도, 저 드넓은 바다까지 팔아넘기지 그럽니까? 이 지구까지 팔아넘기지 그럽니까? 저 위대한 신이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것은 그의 자녀들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까? "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의 9대 대통령인 W. 해리슨과의 전투에서 그가 전사했는데, 죽으면서 내린 저주가 우연히도 세대를 걸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20년마다 '0'이 붙는 해에 당선되는 미국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는 이 저주는 W. 해리슨을 시작으로 링컨, 가필드, 매킨리, 하딩, 루스벨트, 존 F 케네디까지 이어지다 레이건과 조시 부시에서 멈췄다고 한다.
위대한 명연설에 등장하는 명사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엘리자베스 1세, 제임스 울프, 에이브러햄 링컨, 모아 한 다스 간디, 루스벨트, 윈스턴 처칠, 아인슈타인, 존 F 케네디, 마틴 루서 킹, 닉슨, 마거릿 대처, 레이건, 만델라, 부시, 앨 고어, 오바마 등 시간 순으로 나열되어 있어 역사적 흐름도 가늠해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 듣는 명사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 피에르 엘리엇 트뤼도의 사형집행 금지를 위한 연설문은 21세기를 살고 있고 많은 끔찍한 범죄에 놓여있는 현 상황에서 다시 듣는다면 호불호가 나뉘며 인터넷 댓글이 줄줄이 달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책의 구조가 명사의 생애를 소개로 연설의 배경과 연설의 특징을 먼저 짚어주고 있어 연설문을 읽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어떤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알고 연설문을 읽으니 좀 더 잘 와닿았던 것 같다. 또한 간간이 인물에 대한 사진이 같이 수록돼 연설 상황이 머릿속에 연상됐던 부분도 좋았다. 간단하게 연설로 끝날 수 있었던 부분에 추가적인 설명이나 뒷이야기를 덧붙인 부분은 인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나 사랑을 위해 왕관까지 버린 최고의 로맨티시스트, 에드워드 8세의 뒷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후회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그렇게 하지도 않습니다. 당신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단 한 가지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 - 에드워드 8세.
명연설은 문장에 대한 기교로는 절대 길이 길이 남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 역사적 배경과 그들이 갖는 정직, 신념, 꿈, 청중을 사로잡는 감동 등이 어우러져 후대에 회자되는 것이다. 명연설을 접하면서 잠깐이나마 시간 여행을 한 것 같아 좋았고, 출판사의 영어 연설문 파일과 육성파일 다운로드를 통해 생생함을 더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