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박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책의 저자가 스웨덴 출신이라고 한다. 추리소설, 범죄소설하면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제일로 쳐 준다. 우리와 정서가 비슷해서일까? 읽어 내려가는 동안 안정감을 느낀다고 할까? 내용의 탄탄함도 긴박감도 마지막 극의 반전도 두루두루 갖춘 책이 누구에게나 읽히는 베스트셀러 같다. 그리고 이 '피할 수 없는 거짓말'에 대한 소개 글과 전작에 대한 극찬이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셀러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기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유럽 국가 범죄소설 작가라곤 넬레 노이하우스가 다인 내게 크리스티나 올손도 새롭게 각인될지 기대를 품으면서 말이다.

 

저자는 스웨덴 남부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스톡홀름에 거주하고 있다. 원래는 유럽연합 외교정책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안보 협력 기구에서 반테러리즘 담당관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러던 2009년 데뷔 소설 <원하지 않은>이 호평을 받으며 이후 출간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저서로는 <침묵>, <사라진 자들>, <인질>, <선택받은 자> 등이 있다. 2010년 '스웨덴 남부 최고의 범죄 작가' 상도 수상한 그녀는 저서들이 전 세계로 번역되어 32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명실상부 스웨덴에서 가장 성공적인 범죄소설 작가라고 한다.

 

주요인물

마틴 베너 : 예전 경찰을 잠깐 한적 있었으나 직업을 바꿔 현재 변호사

루시 : 마틴 베너의 업무 파트너이자 여자친구

바비 : 사라의 오빠로서 친구 엘리아스를 시켜 마틴에게 여동생 사건을 맡아달라고 의뢰함

사라 : 마피아 두목 루시퍼의 내연녀로 둘 사이의 아들 미오가 있으며 등장하자마자 죽음

루시퍼 : 마피아 두목이자 미오의 아버지

디드릭 : 경찰이면서 마틴을 궁지로 몰아넣음

캐런 바이킹 : 프리랜서 기자로서 마틴의 모든 얘기를 인터뷰하면서 녹취함

 

내용은 마틴과 그의 파트너인 루시가 '5명을 살해해서 법정에 서게 될 사라의 사건을 맡아 달라'라는 사건 의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정작 사라는 법정에 서기 하루 전날 자살했고, 그의 아들 미오는 사라졌다. 미오는 마피아 두목 루시퍼의 아들이다. 마틴은 루시퍼로부터 미오를 찾아내지 않으면 어린 딸 벨과 루시의 목숨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게 된다. 그런데 미오를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마틴은 거짓 살인 누명을 쓰는 용의 선상에 오른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는데 누군가 마틴을 파멸로 이끌려고 작정한 듯 거짓 증거들도 발견된다.

 

사람의 용의주도함이 어디까지 일 수 있을까? 작정하고 한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가는데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주인공 마틴이 그랬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어느 것 하나도 우연이 없었다. 디드릭과 함께 간 바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생각했던 베로니카가 몇 번의 잠자리로 자신의 정자를 얻어 훗날 일어나게 될 프레드릭 올렌의 살인사건으로 엮어 버릴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얼마나 소름 끼쳤을까?

 

차고에 고이 모셔둔 포르쉐 뒤 트렁크에서 시신이 발견되었을 때, 경찰보다 먼저 CCTV 영상을 확보해 두는 기지는 그간 여러 차례 살인 누명을 썼기에 나올 수 있는 본능이었을까? 경찰이 작정하고 목격자를 위조하고 증거를 누락시키고 있다는 직감을 가지면서 점점 마틴의 사건 담당 형사 디드릭을 의심하고 그의 행보를 뒤쫓는다. 그러면서 하나둘씩 퍼즐 조각이 맞춰져 가는데, 과연 미오는 어디에 있을까? 미오를 찾으면 자신의 살인 누명도 같이 벗겨지는 것일까? 왜 평온했던 마틴에게 갑자기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것일까?

 

디드릭이 반가워하는 건지 불안해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말이지, 디드릭, 이번엔 자네 질문이 틀렸어."

그는 팔짱을 낀 채 계속하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는 어젯밤 내가 어디 있었냐고 물었지, 내 차가 어디 있었냐고 묻지 않았어."

누군가 입이 떡 벌어질 이야기. 문제는 이거다. 디드릭은 왜 내가 범인이라고 확실하고 있을까? 그리고 경찰은 어째서 나를 채포하지 않았지? - p93

 

이쯤에서 제목이 왜 <피할 수 없는 거짓말>일까? 주인공 마틴은 새내기 경찰 시절 큰 과오를 범한다. 그 과오가 세월을 타고 현재에 이르렀을 때, 그에 합당한 결과로 마틴과 마주하게 된다. 피할 수 없는 거짓말의 시작은 그렇게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그 옛날 파슨 목사의 장례에서부터 시작되었으리라. 거짓된 증거 조작과 누명으로 뒤범벅된 상황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뒤쫓고 있으며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감시당하고 있다면 거기에 사랑하는 이들의 목숨이 담보로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누가? 왜? 마틴에게 누명을 씌웠고, 그 누명은 벗길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반전은 상상치도 못한 결과와 맞닥뜨리게 된다. 여기서 왜 '스칸디나비아 범죄소설의 여왕' 크리스티나 올손 이라 칭했는지 얽히고설킨 전말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얘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빛을 발했다. 이 얘기를 영화로 만들어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또한 <마틴 베너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 국내 번역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니 꼭 세 번째 작품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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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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