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택토 게임을 단순하게는 해 봤지만 책에서 설명한것처럼 다음 차례인 상대의 수를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정말 독특했다. 아마도 기존의 틱택토 게임이 시시하다고 흥미를 잃은 사람이라면 꼭 이 방법으로 게임을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어느판에 수를 둘지는 상대방의 이전 수에 의해 결정된다. 상대방이 미니게임판에서 어느 칸에 수를 두든, 다음에 당신은 큰 게임판에서 그 칸의 위치에 해당하는 미니 게임판에 수를 둬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미니 게임판에서 수를 둔 칸의 위치가 상대방이 다음에 둘 미니 게임판을 결정한다.) -p20
규칙이 달라지면 게임도 달라진다.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다른 사람이 낸 수수께끼를 푸는 것보다 자기가 직접 퍼즐을 고안해서 어떤 제약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어떤 제약이 덜 재미있는지를 탐구하는 쪽을 좋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치 어느날 내가 아는 중3 학생 중 하나가 와서는 자신이 발견했다면서 수학규칙을 칠판에 적어내려갔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를 설득시키는데 그 과정을 본인 스스로 신기해 하고 재미있어 했던것과 같이 저자가 말하는 진짜 탐구가 소소하지만 이런거 아닐까 생각해 본다.
통계는 중1학년때 잠깐 나오다가 중3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설명되어진다. 평균, 중간값, 최빈값 등 자료를 대표하는 값으로 대부분의 교과서들은 개념을 설명하고 바로 문제풀이로 들어간다. 그러나 저자는 어떤 자료에서 어떤 대표값을 써야 하는지 자세히 일상 생활의 소재를 가지고 설명한다. 입사동기들의 하나같이 같은 월급과 사장의 월급을 가지고 평균을 낸다면? 안된다. 사장의 월급이라는 극단적인 값이 버티고 있는한 평균은 의미가 없다. 이렇게 각 대표값을 썼을때의 오류도 같이 설명하기에 특징에 맞는 상황에 적절한 대표값을 사용하라고 한다. 얘깃거리들이 참 재밌다. 그리고 그림 역시 이해를 돕기에 충분히 적절하다.
책에는 참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사람들마다 로또를 바라보는 입장과 부류의 다양성, 직업에서 찾는 확률의 의미, 야구에서의 타율이 자리잡게 된 배경, 블로그에서 발췌한 글로 단어의 사용빈도에 따른 성 감별 등 재미있게 그 내용들을 풀어 놓는다. 수학적으로 따지고 복잡하게 계산하는 수식은 찾아볼 수 없다. 함수의 그래프도 이 책에서는 의미있게 그려지고 색을 덧입은 재미있는 표현이다. 저자는 수학적 지식을 친숙한 일상생활의 날씨, 정치, 경제, 직업 등등의 소재로 참 조화롭게 녹여 냈다. 그래서 수학을 수와 공식, 그래프로만 생각하는 일반인들에게 "수학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어요. 우리 일상생활에 얼마나 유용하고 깊게 스며들어 있는데요" 라고 얘기해 주는것 같다.
"그러면 좋아요. 수학자 양반" 당신은 평정심을 찾으려고 손톱을 물어뜯는다.
"꼭 내가 무슨 얼간이 같다는 소리로 들리네요"
책 내용이 가볍지는 않다. 수학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일상생활과 일반인들의 생각패턴을 고려해서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했기에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신선하게 푹 빠져들 수 있었던것 같다. 여기에 등장하는 졸라맨과 같은 캐릭터는 두꺼운 책을 읽는 내내 재미를 더했으니 이 책은 정말 이상한 수학책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