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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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은 어떤 걸 봐도 재미있다. 특히나 빨려 들어가는 몰입감과 예측할 수 없는 반전, 탄탄한 스토리는 내가 추리소설에 입문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이 참 두껍다. 96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 안에 어떤 내용으로 나의 상상력을 자극할지 기대를 안고 첫 장을 넘겼다.

 

저자는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 일본 추리소설을 한 권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이 저자를 모를 수 없다. 그만큼 유명하고 베스트셀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나는 '용의자 x의 헌신'을 맨 처음 봤는데, 이후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영화화되었다. <나미야의 잡화점의 기적>, <가면 산장 살인 사건>, <교통경찰의 밤>, <분신>, <백야행>, <한여름방의 방정식>, <신참자>, <탐정 갈릴레오>, <학생가의 살인>, <오사카 소년 탐정단>, <방황하는 칼날>, <붉은 손가락>, <기도의 막이 내릴 때> 등 읽은 책 외에도 여러 작품으로 에도가와 란포상, 나오키상, 미스터리 대상, 문예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진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충동적 살인을 저지른 남자 주인공, 이것을 목격한 여자 주인공, 그리고 이들을 파헤치는 가토 형사의 쫓고 쫓기는 긴 이야기 속 반전에 반전 그리고 예측을 빗나간 결과가 정말 흥미진진하다.

 

마사야는 아버지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을 빌미로 채무관계에 있는 삼촌을 지진으로 혼란한 틈을 타 죽이게 된다. 우연찮게 이 살인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로 협박을 당할 위기에 놓인 마사야, 살인을 직접 목격한 미후유는 한발 먼저 비디오테이프를 빼내 마사야를 위기로부터 구한다. 이때부터 마사야는 자기의 치부를 알고도 도와주는 미후유와 운명을 같이 하게 된다.

 

미후유는 타고난 미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영악한 재능을 가지고 승승 장구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모든 지저분한 일을 도맡아 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 사람이 마사야이다. 미후유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방해가 되는 요소는 치밀한 계획하에 제거한다. 그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가 되었든, 사람의 목숨이 되었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사야는 미후유의 '우리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우리가 행복해지는 길은 이것뿐이야'라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세뇌당하고 있다. 그녀의 미모와 육체적 관계, 자신의 치부를 알고도 눈감아 주는 그리고 도와주기까지 하는 모든 것들이 뒤엉겨 철저하게 심신이 농락당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쯤에서 미후유가 저지르는 사건들에 의심을 품는 가토 형사가 등장한다. 그리고 하나씩 베일을 벗겨낸다. 미후유의 정체와 그간 있었던 이해할 수 없었던 사건사고, 살인들이 조각을 맞춰 간다. 미후유는 정말 치밀하다. 상대로 하여금 자신의 말을 미안해서 신세 져서 거역할 수 없도록 상황을 꾸민다. 그러나 저자는 그 모든 사건을 한참 뒤에 설명한다. 아마 눈치 빠른 독자는 금세 주인공에 마음을 읽었을지 모른다.

 

미후유는 성공을 위해 결혼을 하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 성형을 계속한다. 어느 것 하나 거칠 것이 없고, 주위를 잘 주무른다. 여자의 직감이 무섭듯 미후유의 시누이가 미후유에 대한 왠지모를 불길한 느낌으로 조사를 한다. 이를 모를 미후유가 아니다. 미후유가 시누이 옆에 붙인 마사야, 미후유 말이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그는 시누이의 내연남이 되면서 시누이의 동정을 살핀다. 그러나 마사야 역시 미후유의 과거가 궁금하다. 그리고 가토 형사 또한 미후유의 과거를 파헤친다.

 

이 책의 결과가 어떻게 될까? 권선징악? 가토가 마사야와 미후유의 악행을 온 천하에 알리고 체포해서 감옥에 넣을까? 미후유의 과거를 알게 된 마사야, 자신의 첫 살인에 대한 과오를 역이용하는 미후유를 어떻게 할까? 온전히 끝까지 맹목적으로 미후유와의 꿈같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헌신해 줄까? 미후유는 어디까지 성공을 위해 올라갈 수 있을까?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알고는 있었으나 그 욕심을 위해 저지를 수 있는 악행이 어디까지 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구나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처음이 중요하다.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는 처음처럼 힘겹지 않을 것이다. 좋지 않은 일에는 더욱더 조심해야겠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여운이 남는다. 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다시금 책장에서 책을 뽑아 읽게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여러 책 가운데 환야도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 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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