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지노 - 월스트리트의 위험한 도박, 그리고 파괴되는 우리의 미래
앤 페티포 지음, 신예용 옮김 / 시그마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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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뉴스에서 "시장이 출렁였다"라는 표현을 자주 봅니다. 출렁인다는 말이 참 묘합니다. 마치 시장이 자연 현상처럼,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처럼 들리니까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시장은 그냥 출렁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베팅을 하고, 누군가는 그 베팅의 결과를 떠안고 있었습니다.

이 책이 처음부터 던지는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지금의 금융은 정말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장치인가' 하는 것이죠.. 저자는 1970년대 이후 금융 자유화와 규제 완화가 어떻게 세계 경제를 거대한 카지노로 바꿔놓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한때 투자와 투기는 분명히 구분되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파생상품, 헤지펀드, 신용파생상품 같은 복잡한 금융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그 경계는 점점 흐려졌습니다.

읽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이 복잡한 상품들이 실물경제와 점점 멀어지면서도 점점 더 큰 힘을 갖게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장이 돌아가고 사람들이 일을 해서 만들어지는 가치와, 그 가치를 따라다니며 베팅하는 돈의 흐름. 후자가 점점 전자를 압도하기 시작했을 때, 경제는 더 이상 사람들의 삶을 위해 작동하는 시스템이 아니게 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대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를 다루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큰 충격을 겪었으니 분명 무언가 근본적으로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냉정하게 말합니다. 구조적 개혁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위기를 만든 시스템은 약간의 수선을 거쳐 거의 그대로 남아 있고, 다음 위기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위기가 한 번 지나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위기의 비용은 누군가에게 전가되고, 그 전가의 방향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부의 집중과 불평등의 심화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에서 나온다는 저자의 분석은 불편하지만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무거웠습니다. 저와 같은 소시민들에게는 더더욱이요. 금융은 공공재이며,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처음엔 다소 이상적으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는 도로나 전기처럼 일상에 필수적인 것들에는 공공성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연금, 우리의 자산,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는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는 왜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을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시장이 출렁였다는 말 뒤에, 누가 베팅을 했고 누가 그 결과를 감당하는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거대하고 복잡해서 손댈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만든 규칙이라는 것. 근데 바뀔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만 남게 되었습니다.


천사 전우치 :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생각보다 글자가 커서인지 금방 읽힘.

악마 전우치 : 우리는 모두 카지노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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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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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함이 아닌 불완전함이 만들어내는 창의성과 회복력을 풍부한 사례로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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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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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팀 하포드의 <인간은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는 우리에게 익숙한 믿음 앞에 균열을 일으키는 책이었습니다. 완벽하게 짜인 시스템이 오히려 가장 작은 충격에 무너진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잘못된 것을 추구해온 게 아닐까.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하게 박힌 문장이 있습니다. "완벽한 질서가 완벽한 멸종을 부른다." 처음엔 다소 과격하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풀어내는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니, 이 문장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정교한 관찰의 결과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에어프랑스 447편 추락 사고가 그 단적인 예였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이 거의 모든 것을 처리해주는 비행기 안에서, 정작 그 시스템이 작동을 멈춘 순간 조종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인간의 대응 능력이 퇴화한다는 자동화의 역설. 이것은 비행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자동으로, 알고리즘으로, 효율적으로 처리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점점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 사례는 서늘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즐겁게 읽은 부분은 MIT의 '빌딩 20' 이야기였습니다. 임시로 지어진 낡고 못생긴 이 건물은, 깔끔하게 설계된 다른 건물들보다 훨씬 더 많은 혁신적 연구를 탄생시켰습니다. 왜였을까요? 정해진 용도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멋대로 공간을 바꾸고 벽을 트고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무질서가 오히려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키스 자렛의 즉흥 연주, 벤저민 프랭클린의 어지러운 서류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통제되지 않은 환경이 오히려 창의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팀워크에 대한 분석도 비슷한 결을 가집니다. 마찰 없이 편안한 팀은 안정적이지만 성과가 낮고, 의견이 충돌하고 불편한 팀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불편함이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든다는 역설이, 책 전체를 관통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책상 위의 정리함을 다시 봤습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조금은 느슨해졌습니다. 완벽하게 계획된 하루가 아니라, 약간의 여백과 우연이 끼어들 틈이 있는 하루가 오히려 더 나은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와 자동화가 점점 더 많은 영역을 대신하는 시대에,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함을 견디는 능력, 혼돈 속에서 길을 찾는 능력. 그것이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이라는 것. 저처럼 완벽주의에 지쳐 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덮고 나서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천사 전우치 : 완벽함이 아닌 불완전함이 만들어내는 창의성과 회복력을 풍부한 사례로 보여줌.

악마 전우치 : 그렇다면 일상에서 어디까지 불완전함을 허용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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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의 발견 - 원하는 가격에 사고파는 목표주가 밸런싱 투자기법 : 주식·ETF·채권·시스템 종합 활용
에이스컵 지음 / 아틀라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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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왜 이 주식을 샀는가. 오를 것 같아서? 누군가 좋다고 해서? 차트가 예뻐 보여서? 막상 그 이유를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투자가 아니라 도박에 가까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는 증거죠. 에이스컵의 <목표주가 밸런싱 투자기법 주가의 발견>은 근거 없이 사고파는 것을 멈추고, 기업의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주가를 발견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하는 책이엇씁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가장 오래 눈이 머문 단어는 '발견'입니다.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다는 표현. 저자는 28년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의 소음 속에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읽어내는 것이 투자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BPS, EPS, ROE, PER을 기반으로 한 목표주가 공식은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지는 지표들이지만, 저자가 단계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이것들이 기업을 읽는 언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엑셀과 제미나이 Gems를 활용해 재무정보만 입력하면 목표주가를 자동으로 산출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는 점은 매우 실용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투자 실패의 원인을 욕심으로 규정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오르면 팔겠다는 생각, 조금만 더 내리면 사겠다는 기다림. 그 욕심이 결국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고, 손실을 키우죠. 그런데 저자가 제안하는 해법이 의지력을 강화하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스템을 만들어 욕심이 끼어들 틈을 없애라는 것고 말합니다.

분할매입·분할매도, 예약 주문, MACD 차트를 활용한 진입과 매도 시점 파악, 리밸런싱 전략까지. HTS와 MTS의 기능을 활용한 자동화 투자 기법은 감정을 배제하고 원칙대로 움직이는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연 15% 수익성을 목표로 잘 아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저자의 조언은, 화려하지 않지만 28년의 경험에서 나온 가장 현실적인 말로 들렸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보유 중인 종목들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이것들의 목표주가를 내가 설정해본 적이 있는가. 리밸런싱 기준이 있는가. 분할매도 계획이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없었습니다. 그냥 갖고 있었거나, 불안할 때 팔았거나.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투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은 화려한 기법을 배운 게 아니라, 투자에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주식·ETF·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걸쳐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천사 : 내재가치 분석부터 자동화 투자 기법까지 28년의 경험이 녹아든 구체적인 도구와 공식을 제공하며, 감정이 아닌 시스템으로 투자하는 원칙을 손에 잡히게 해줌.

악마 전우치 : BPS, EPS, MACD 등 다양한 지표와 기법이 빠르게 등장하는 만큼, 재무제표와 차트 기초가 부족한 입문자에게는 초반 학습 부담이 상당할 수 있어 기본 지식을 먼저 갖추고 읽는 것을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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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수업 - 예일대 감정 과학자 마크 브래킷 교수의 마음 관리법
마크 브래킷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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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가 책의 첫 장에서 꺼내는 이야기는 뜻밖에도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였습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소년, 감정을 드러냈다가 더 깊이 상처받았던 기억. 그 경험이 결국 그를 감정 연구자로 만들었다는 고백합니다. 숨기고 싶었을 과거를 공개하며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 때문인지 책의 메시지가 좀 더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어찌 보면 간단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성숙함이라고 배워왔지만, 그것은 틀렸다는 것입니다.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억누를수록 더 왜곡된 방식으로 튀어나옵니다. 화를 삼킨 날 퇴근길에 이유 없이 날카로워지는 것처럼, 슬픔을 외면한 밤 갑자기 무언가 보고 싶어지는 것처럼. 감정은 제거해야 할 잡음이 아니라, 읽어야 할 신호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 책의 중심에는 저자가 개발한 RULER 모델과 PRIME 모델이 있습니다. Recognize(인식), Understand(이해), Label(명명), Express(표현), Regulate(조절)의 다섯 단계입니다. 이전책이 <감정의 발견>에서 제시한 법칙이죠. 이 책에는 Prevent(예방), Reduce(줄이기), Initiate(불러일으키기), Maintain(유지), Enhance(강화). 이 모델들이 처음엔 다소 도식적으로 느껴졌지만, 읽다 보니 이 다섯 단계들이 얼마나 정교하게 저의 실패를 짚어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강렬하게 와닿은 것은 Label, 즉 감정에 이름 붙이기였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대부분은 감정 어휘가 극도로 빈약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죠. "기분이 좋다" "나쁘다" "화났다" 정도로 거대한 내면세계를 표현하려 합니다. 하지만 실망과 좌절은 다르고, 불안과 두려움은 다르며, 설렘과 기대는 또 다르다고 합니다. 감정을 정확한 언어로 명명하는 순간, 뇌의 편도체 활성화가 실제로 줄어든다는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저자는 제시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가 그 감정을 조절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밑줄을 세 번 그었습니다.

또 책의 날카로운 지점 중 하나는,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학교에서 수학과 영어를 가르치면서 감정을 다루는 법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프로답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가정에서는 "남자가 울면 안 된다", "별것도 아닌 걸로 예민하게 굴지 마"라는 말이 세대를 넘어 반복됩니다. 저자는 이것을 '감정 문맹(emotional illiteracy)'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정 어휘가 없는 사람에게는 "감정 관리 잘해"라고 쉽게 말합니다. 이 이중성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소진시키는지....

책의 후반부는 구체적인 실천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저자는 이 도구들이 학교 현장에 실제로 도입되어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와 교우 관계를 모두 향상시켰다는 데이터를 제시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긍정적 감정'만 추구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슬픔, 분노, 불안도 적절히 표현되고 조절될 때 창의성과 공감 능력의 자원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감정을 정화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감정과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고요.

"그래서 지금 네 기분이 어때?"라는 질문에 이제는 조금 더 정확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가 난 게 아니라 실망한 것이고, 불안한 게 아니라 기대가 두려운 것이라고.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 이토록 용감한 행위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천사 전우치 : 저자가 제시한 전략들이 추상적이지 않고, 각 단계마다 구체적인 실천법이 마음에 들었음.

악마 전우치 : 모델링이 때로는 지나치게 체계적이어서, 감정 자체의 복잡함을 단순화하는 면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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