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 - 부의 한계를 넘어선 슈퍼리치 본격 탐구서
귀도 알파니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7월
평점 :
<버핏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귀도 알파니의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는 “부자란 누구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해, 수천 년에 걸친 서구의 경제·사회 구조를 꿰뚫는 깊이 있는 탐구로 이어지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고대 로마의 귀족부터 현대의 테크 억만장자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슈퍼리치들의 사례를 통해 부의 원천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부자들의 성공담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알파니는 밀라노 보코니대학교의 경제사 교수로, 불평등과 사회 이동성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온 학자였습니다. 그의 시선은 단순히 경제적 수치에 머물지 않고, 부자들이 어떻게 제도를 만들고, 국가보다 더 많은 자원을 운용하며, 때로는 사회의 방향을 결정해왔는지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예컨대 로마의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팔라스는 황제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졌고, 11세기 잉글랜드 귀족 앨런 더 레드는 국민 총소득의 7%에 해당하는 토지 수입을 올렸다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제프 베이조스가 팬데믹 기간 동안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아마존 직원들에게 1인당 10만 달러의 보너스를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부의 집중이 얼마나 극단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책은 세 가지 큰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첫째, ‘소수의 손에 쥐어진 부’에서는 부의 집중 현상과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 봅니다. 둘째, ‘부자가 되는 길’에서는 상속, 제도, 기술, 사회적 연줄 등 부의 축적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소를 분석합니다. 셋째, ‘부자의 사회적 역할’에서는 슈퍼리치가 공동체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강조합니다. 과거의 부자들은 전염병, 전쟁, 흉작 등 사회적 위기 속에서 기부와 세금 납부, 기반시설 건설 등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했고, 이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얻었다고 합니다. 반면 오늘날의 부자들은 자산을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동체를 위한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저자는 날카로운 비판을 던집니다.
이 책은 철학적 사유와 정치적 통찰, 방대한 통계와 사례가 어우러져 부의 본질과 그 사회적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특히 부자가 되는 과정뿐 아니라, 부자가 된 이후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점은 오늘날의 불평등 문제를 고민하는 시대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고 생각합니다. 토마 피케티가 “현대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평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넘어, “부란 무엇인가?”, “부자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습니다. 경제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역사와 사회 구조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은 이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할 만한 교양서입니다.
천사 전우치 : 부의 역사로 읽는 인간 사회의 구조
악마 전우치 : 이래서 국가에서 세금을 엄청 때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