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청소법 - 쓸고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유노책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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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유노책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언젠가부터 청소가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스노 순묘 스님의 <스님의 청소법>을 읽으며, 그동안 ‘깨끗이 치운 방보다 더 정돈되어야 할 것은 마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겐코지의 주지이자 정원 디자이너로도 알려진 스님이 들려주는 삶과 수행의 이야기입니다. 스님은 청소를 단순히 먼지를 없애는 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그에게 청소는 번뇌를 닦아내는 수행이며, 욕망과 집착을 덜어내는 명상이죠.

스님은 말합니다. “청소는 나를 위한 선물이다.” 이 한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합니다. 우리는 늘 더 가지려 애쓰지만, 스님은 ‘덜어내는 삶’에서 진짜 풍요를 찾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의 삶이죠. 책을 읽다 보면, ‘비워야 채워진다’는 진리가 단지 철학이 아니라, 매일 아침 걸레를 들고 손에 느껴지는 물기 속에서 체득되는 지혜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은 총 68가지 청소법을 소개하지만, 그것들은 단순한 팁이 아닙니다.

‘하루의 첫 숨을 맞이하며 창문을 열라’,

‘식사 후 식탁을 닦으며 오늘의 감사함을 떠올리라’ —

이런 조언들은 마치 스님이 곁에서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듯 했습니다.

어떤 철학적 문장보다, 이런 소박한 행동들이 주는 평온함이 깊게 스며들죠.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마음과 공간이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이었습니다. 방이 어질러져 있을 때 괜히 마음이 복잡했던 이유,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둘수록 생각이 무거워졌던 이유가 책을 읽으며 명확해졌습니다. 스님은 청소를 통해 공간의 질서뿐 아니라 내면의 질서를 회복하라고 말합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닦는다면, 마음은 늘 새로워진다.”

이 책은 청소를 통해 삶을 정돈하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법을 알려주는 ‘생활 속 수행서’ 같았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당장 창문을 열고 싶고, 손에 걸레를 쥐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왜냐하면 청소가 더 이상 집안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저처럼 잔잔한 위로이자 실천의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천사 전우치 :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수행의 지혜를 실천적으로 담아냈다.

악마 전우치 : 짧은 문장 중심이라 깊이 있는 철학적 해석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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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아포리아 14
롤랑 바르트 지음, 류재화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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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는 역시나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나’라는 존재를 언어로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철저히 실험적인 텍스트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바르트는 자기 자신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언어의 파편들로 자신을 흩뿌려 놓고, 독자가 그 조각을 스스로 맞춰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텍스트로 만듭니다. 그는 “나는 언어 속에 있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기억과 감정, 습관, 사유의 파편을 마치 일기처럼 흩어놓습니다. 그 조각들은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묘하게 하나의 인물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 인물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의 말처럼, ‘저자는 죽고, 독자가 탄생한다.’ 결국 이 책은 바르트 자신을 말하는 동시에, 읽는 이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 순서도, 사건의 흐름도 없습니다. 그 대신 바르트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라고 묻습니다. 그에게 자아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기호와 언어의 관계망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이죠. 이 책은 그 실험의 기록입니다.

책 속에는 바르트가 직접 선택한 사진들이 등장합니다. 그 사진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그의 표정, 책상, 좋아하는 사물들—그 모든 것이 언어와 함께 ‘바르트라는 기호’를 구성합니다. 그의 일상은 철학적이고, 그의 사유는 놀랍도록 인간적입니다.

바르트는 자신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둡니다. 그의 글은 완성된 자서전이 아니라,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완성되는 ‘열린 텍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단상들 사이를 거닐며, 바르트를 이해하려다 결국 저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바르트가 말한 ‘텍스트의 즐거움’일지도 모르죠.

이 책은 자서전의 틀을 깨뜨리는 책입니다. 그는 언어 속에서 자신을 해체하며, 자아를 텍스트로 다시 써 내려갑니다. 읽는 내내 나는 ‘나 자신을 언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책은 단순히 철학적 사유가 아니라, 자기를 이해하려는 모든 사람을 위한 지적 모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이해하려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하나의 미로이자 거울, 그리고 사유의 여정을 안내하는 지적 동반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천사 전우치 :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던 내가 ‘나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묘한 매력이다.

악마 전우치 : 명확한 서사 구조가 없어, 철학적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겐 다소 난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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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 - 교양으로 읽는 AI의 모든 것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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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임춘성 교수의 <헬로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제목부터 일본영화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인공지능라는 어찌보면 차갑고 복잡한 주제의 책에 이 같은 제목을 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산업공학자이자 기술 전략가로서, AI를 단순히 발전 과정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인간이 기술과 어떻게 공존하고, 어떤 태도로 다가서야 하는지를 ‘사계절’이라는 흥미로운 구조로 풀어냅니다. 봄(의식하기), 여름(알아가기), 가을(함께하기), 겨울(이겨내기), 그리고 다시 봄(행복하기). 이 흐름 덕분에 저는 AI의 세계를 하나의 여정처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임 교수는 “AI는 스며드는 기술”이라 말하며,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인공지능의 존재를 보여줍니다. 스마트폰, 추천 알고리즘, 음성 비서 등 이미 우리는 AI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라는 저자의 시선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또한, AI의 원리와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불필요한 기술 용어 대신 핵심 개념만 짚어주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기술서이면서도 인문학적인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골디락스 테크놀로지’—즉, 기술의 적정 수준을 고민해야 한다는 개념은 AI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거부하기보다, 균형 잡힌 태도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좀 더 진중해 집니다. AI의 발전이 산업과 직업, 국가 경쟁력, 윤리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루며 ‘AI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을 통해 기술 패권 경쟁의 현실을 생생히 전달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끝까지 “기술의 목적은 인간의 행복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놓지 않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인공지능을 더 이상 거대한 존재로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제대로 알아가야 할 시대의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었씁니다. 이 책은 기술의 본질을 이해시키는 동시에,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천사 전우치 : 사계절처럼 스며드는 인공지능과의 동행기

악마 전우치 : 기술적 깊이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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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오사카·간사이 교토·고베·나라 2026-2027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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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늘 고민이 됩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는 많지만, 막상 여행의 흐름을 잡을 수 있는 책은 의외로 드물거든요. 『에이든 오사카, 간사이』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이 책이 단순히 "어디를 갈까"를 알려주는 가이드북이 아니라, "왜 그곳을 가야 하는지,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까지 함께 묻는 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오사카의 활기 넘치는 도톤보리 거리에서부터, 교토의 고즈넉한 아라시야마, 고베의 세련된 항구, 나라의 여유로운 사슴공원, 와카야마의 따뜻한 온천 마을까지… 책 속 여행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저도 이미 간사이 곳곳을 걸어본 듯한 생생함이 전해졌습니다. 유명한 명소뿐 아니라 숨어 있는 골목, 현지인이 추천하는 작은 식당과 감성적인 카페까지 소개되어 있어, 책을 읽는 순간부터 여행의 설렘이 차오르더군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사진과 지도, QR코드까지 더해진 실용적인 구성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담는 데 그치지 않고, 여행자의 실제 동선과 편의를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느껴졌습니다. 종이책의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도구의 편리함을 동시에 담아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먹거리와 역사, 문화를 함께 담아냈다는 점이에요.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 같은 길거리 음식부터 교토의 유도후, 고베의 와규까지… 단순히 먹을거리 정보가 아니라, 그 음식을 통해 지역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 와닿았습니다. 여행이 단순히 ‘사진 찍고 소비하는 경험’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준 부분이었습니다.

『에이든 오사카, 간사이』는 처음 간사이를 찾는 여행자에겐 친절한 안내서가, 여러 번 가본 사람에게는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는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에 오래 남는 여행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습니다.


천사 전우치 : 여행자의 감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충족시켜, 계획부터 현지 체험까지 균형 있게 안내해준다.

악마 전우치 : 정보가 방대해 초보 여행자에겐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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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KPI 실무 노트 - 모든 조직과 직장인을 위한 성과관리의 기술
최정욱 지음 / 현익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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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늘 KPI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숫자는 채워야 하는데, 정작 그 숫자가 우리 팀의 목표나 회사의 전략과 잘 연결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KPI가 오히려 성과 압박의 도구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최정욱 저자의 <한 권으로 끝내는 KPI 실무노트>를 읽으면서 그동안 가졌던 의문이 조금은 해소된 것 같습니다. 저자는 KPI를 단순한 평가 수단이 아니라, 조직의 전략과 구성원의 행동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말합니다. 그 설명을 읽는 순간, “아, 내가 그동안 KPI를 너무 좁게만 생각했구나”라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KPI는 한 번 세워두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전략의 변화에 따라 계속 조정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저도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처음 설정했던 목표가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과 맞지 않게 되는 경험을 많이 했는데, KPI도 마찬가지라는 걸 실무자의 눈높이에서 알려주니 크게 공감되었습니다.

또한 정량적인 지표뿐만 아니라 정성적인 지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부분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숫자로만 성과를 재단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껴왔는데, 이 책은 그런 고민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해 줍니다. 다양한 업종과 직무의 실제 사례를 다루고 있어서 제 업무에 맞게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읽고 나니 KPI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이걸 잘 활용하면 우리 팀도 방향성을 더 분명히 잡을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KPI가 단순히 성과를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라,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도구라는 관점을 얻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이 책은 KPI가 낯선 관리자뿐 아니라, 이미 KPI를 운영하면서도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실무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책입니다. 저처럼 KPI에 늘 고민이 많았던 분들이라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천사 전우치 : 성과관리의 기준을 바로 세우는 실무자의 필독서.

악마 전우치 : OKR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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