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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리더 수업 -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시스템 설계자의 탄생
윤주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평점 :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솔직히 또 하나의 AI 책이 아닐까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AI가 얼마나 빨리 발전했는지, 어떤 프롬프트를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곤 하니까요.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보고서도 쓰고 데이터도 분석하는 AI가 있는 시대에, 사람 리더는 무엇으로 가치를 증명하느냐는 것이죠.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향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리더는 사람을 관리하는 자리에서 팀이 돌아가는 구조를 설계하는 자리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이죠.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리더십을 거창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리더들을 만나 온 사람답게, 조직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문제를 꺼내 놓고 시작합니다. 규칙을 어기는 팀원,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 구성원, 무임승차하는 사람 같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내가 겪은 팀의 얼굴들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문제를 사람의 능력이나 태도 탓으로 돌리지 않고, 구조가 없어서 생기는 일로 봤습니다. 좋은 팀은 잘하는 사람을 모아 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성과가 날 수밖에 없는 틀을 짜 줄 때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팀에서 문제가 생기면 먼저 사람을 의심하던 습관을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책의 핵심은 열심히 관리하지 말고 똑똑하게 설계하라는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예전 리더가 지시하고 감독하는 사람이었다면, AI 시대에는 단순한 관리 업무가 상당 부분 자동화됩니다. 그러니 리더에게 남는 일은 사람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역량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저자는 그 바탕으로 팀 구성(Composition), 맥락(Context), 목적(Purpose)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최고의 인재를 찾기보다 어울리는 조합을 짜고,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맥락을 알려 주고, 모두가 공감할 목적을 나누라는 것이죠. 말로 들으면 당연해 보이는데, 제가 있는 팀에 대입해 보면 셋 중 하나는 비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는 동안 이 부분이 제일 뜨끔했던 지점이었습니다.
이 책이 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규율, 실행 계획, 팀 성숙도 진단처럼 현장에서 바로 써 볼 수 있는 도구가 함께 들어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과가 안 나면 특정 사람을 탓하거나 강한 리더를 기다리는 조직이 많은데, 저자는 규칙과 프로세스와 역할이 흐릿한 조직일수록 같은 문제가 되풀이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AI를 위협으로만 보지 않는 시선도 믿음이 갔습니다. 일자리를 빼앗길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 요즘, 저자는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사람 리더가 더 중요해진다고 말합니다. AI는 분석하고 계산하지만, 조직이 어디로 갈지 정하고 사람들이 움직일 이유를 만들고 일에 의미를 붙이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대신 내가 무엇을 길러야 하는지를 짚어 주는 쪽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생성형 AI가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최신 모델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기대하고 펼치면 허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읽고 나니 이건 결함이라기보다 선택에 가깝다고 느껴지긴 했지만요. 도구 쓰는 법은 몇 달이면 바뀌지만 사람과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은 훨씬 오래 가니, 책도 쉽게 낡지 않는 쪽에 걸었다고 생각됩니다.
팀장이나 임원은 물론이고 프로젝트를 이끄는 실무자, 창업가, 조직 운영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습니다. AI가 아무리 좋아져도 성과를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일할 판을 어떻게 짜 주느냐가 리더의 일이라는 말이 책을 덮고도 오래 남았습니다.
천사 전우치 : 규율·실행 계획·팀 성숙도 진단처럼 바로 써 볼 도구가 있고, 조직 문제를 사람 탓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풀어 줌.
악마 전우치 : AI 기술 자체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어서, 기술 동향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는 맞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