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미 가진 사람으로 살아라 - 원하는 삶을 현실로 만드는 16강 수업
주느비에브 베런드 지음, 박수민 옮김 / 노들 / 2026년 8월
평점 :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스승과 제자가 주고받는 16강 분량의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책 전체 내용 중 상상력과 마음의 법칙을 다루는 이론적 설명이 약 30%를 차지하는데, 100여 년 전의 문체임에도 불구하고 묻고 답하는 구조 덕에 의외로 차분하게 읽혔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간단합니다. 아직 손에 쥐지 못한 것을 갈구하며 '결핍'에 집중하는 대신, 이미 그것을 이룬 상태의 감정과 시선을 지금 이 순간의 잠재의식 속에 이식하라는 것이죠.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원하는 상태를 이미 얻은 것처럼 느끼는 상상'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이었습니다. 보통 자기계발서들은 목표를 거창하게 그리라고 부추기지만, 이 책은 목표 그 자체보다 그 상태에 도달했을 때 마음이 느낄 안정감과 충만함에 주목합니다.
결핍에서 출발한 욕망은 오히려 간절함이라는 이름의 불안을 키우지만, '이미 소유한 자'의 느긋함과 확신은 행동 패턴과 선택을 실제로 바꾸어 놓는다는 논리죠. 당장 눈앞의 조건에 목을 매며 조급해하던 평소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면서,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이라는 틀 안에 가둬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이미 가지고 있을 때의 나와 돈이 없었을 때의 나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의구심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려웠습니다. 마음의 법칙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한다 한들, 그것이 사회 구조적 모순이나 객관적인 한계까지 모두 상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나 현실적인 시행착오에 대한 언급보다는 의식과 잠재의식의 조율에 치중해 있다 보니, 자칫 현실 감각을 잃고 관념의 세계로 도피하게 만들 위험도 느껴졌습니다. 특히 마음을 잘 조율하기만 하면 원하는 모든 외적 조건이 따라온다는 대목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경쟁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느낌을 주어 온전히 공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여타 삼류 자기계발서와 다른 지점은, 타인과의 비교나 자극적인 욕망을 부추기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되라고 조급증을 내는 대신, 내면의 중심을 바로 잡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세우는 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늘 불안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주도권을 되찾는 연습으로서 이 책의 메시지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당장 제 삶이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내일의 할 일이 쌓여 있고 현실의 벽은 두껍죠. 그러나 적어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결핍의 태도 대신, 이미 그 과정을 잘 해내고 있는 스스로를 떠올려보는 작은 시선 전환은 시도해 보게 되었습니다. 고전의 지혜가 계속 전승되는 이유겠죠.
천사 전우치 : 마음과 잠재의식의 작동 원리를 문답 형식으로 차분하게 풀어내 내면의 태도를 점검하게 만든다.
악마 전우치 : 내면의 의식만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현실적인 제약이나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