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초격차 - AI 시대에 차이를 만드는 격
권오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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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니 세월이 참 빠르네요. <초격차>가 세상에 나왔을 때와 지금, 세계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자리를 넘보고, 어제의 1위 기업이 오늘 무너지는 시대가 되었죠. 저자도 이제 삼성에서 나와 오렌지플래닛은 창업재단 이사장을 지내고 있구요.

삼성전자를 글로벌 반도체 강자로 이끈 저자의 목소리에는 화려한 수사가 없습니다. 대신 오랜 시간 거대한 조직을 이끌며 몸으로 익힌 통찰이 문장마다 단단하게 박혀 있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먼저 던지는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1위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유지할 수는 없다." 과거의 승자들이 무너지는 이유가 기술 부족이나 인재 결핍이 아니라, 리더의 판단과 조직을 지탱하는 제도의 균열에 있다는 진단은 읽는 순간 가슴 한켠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성공의 경험이 오히려 변화를 막는 가장 두꺼운 벽이 된다는 사실은, 승리에 취해본 모든 조직과 개인에게 보내는 냉정한 경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깊이 파고드는 질문은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왜 리더 한 명의 교체만으로 기업의 운명이 요동치는가. 그 답을 저자는 '판단'과 '제도'라는 두 단어로 압축합니다. 리더의 올바른 판단은 조직을 위기의 순간에 구해내고, 제도는 그 판단이 사라진 뒤에도 조직을 흔들림 없이 지탱합니다. 단발성 기술 혁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초격차의 조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패스트 팔로어'의 시대가 완전히 끝났고 우리는 이제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하는 시점에 왔죠. 빠르게 따라가는 것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 그 냉정한 현실을 저자는 에둘러 말하지 않습니다.

개인을 향한 메시지도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실력 없는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열심히 일했다는 자부심을 품고 살아온 직장인이라면, 이 한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될 것 같습니다. 노력과 성과를 동일시하는 착각, 바쁨을 생산성으로 오해하는 습관. 저자는 그 익숙한 자기 위안을 박살내 버립니다. 그냥 시간을 쏟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지혜를 쌓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자기계발서의 언어를 빌리지 않으면서도 깊은 자기 성찰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은 경영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고민하는 직장인에게도,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도, 이 책은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건네고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지금 내가 쌓고 있는 것이 진짜 실력인지 아니면 단순한 바쁨인지를 스스로에게 다시 묻게 되었습니다 . 그 불편한 질문을 기꺼이 마주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사 전우치 : AI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시스템의 본질을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꿰뚫으며, 경영자부터 직장인까지 모두에게 자신의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악마 전우치 : 조직과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논의의 밀도가 높아,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기대했던 독자에게는 때로 손에 잡히지 않는 통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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