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 - 유전공학, 바이오테크, AI 혁명이 열어갈 인류의 미래
제이미 메츨 지음, 최영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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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안도감'과 '기묘함'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잖아요? 그런데 이 책이 그리는 미래는 아프기 전에 미리 유전자를 분석하고 예방하는 '정밀 의료'의 세상입니다. 질병과 싸우는 게 아니라, 건강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는 거죠. 내 유전체 정보를 미리 알고, 나에게 딱 맞는 치료를 받는다니... 막연히 두려웠던 노화나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라는 존재가 데이터로 완전히 분석된다는 사실이 조금 발가벗겨진 기분도 들더군요. 기술이 인간의 존엄을 지켜줄지, 아니면 우리를 개조의 대상으로만 볼지 묘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뉴스를 보면 기후 위기나 식량 부족 이야기로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았는데요. 이 책의 농업과 바이오 경제 파트를 읽으면서는 오랜만에 '희망'을 보았습니다. 가뭄에도 끄떡없는 작물, 세포 배양으로 만드는 고기, 석유가 아닌 생물학적 공정으로 만드는 에너지. 단순히 "기술이 발전했습니다"가 아니라, "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방법이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 위로가 되더라고요. 세포만으로 스테이크를 만드는 세상이 이미 열리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2024년이 맞나 싶어 짜릿한 전율마저 느껴졌습니다.

물론 책을 읽는 내내 마냥 장밋빛 꿈만 꾼 건 아닙니다. 저자는 기술 융합의 밝은 면을 보여주면서도, 그 이면에 도사린 불평등과 윤리적 문제를 툭툭 던집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어떻게 될까? AI가 생명의 영역까지 깊숙이 개입할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기술의 속도는 너무나 빠른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해결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 같아서요. (이 부분이 책에서 조금 더 깊이 다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 이 거대한 파도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두렵다고 눈을 감을 것이 아니라, 똑바로 뜨고 그 파도에 올라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어려운 과학 책이 아닙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뒤 내 삶과 내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 보여주는 '미래의 예고편' 같은 책입니다. 과학적 지식보다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태도'와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읽고 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지실 거예요.


천사 전우치 : 유전공학, 바이오테크, AI 혁명이 열어갈 인류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음

악마 전우치 : 기술 발전의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상대적으로 간략히 다뤄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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