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 - 가장 사적인 기록으로 훔쳐보는 역사 속 격동의 순간들 테마로 읽는 역사 11
콜린 솔터 지음, 이상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큰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전쟁, 혁명, 조약. 하지만 이 책은 다릅니다. 한 사람이 쓴 편지 한 장. 그것으로 역사를 보는 책이 여기 있습니다. 이 책에는 100개의 편지가 담겼습니다. 왕의 편지도 있습니다. 예술가의 편지도 있습니다. 과학자, 혁명가, 노예, 병사. 다양한 사람들입니다.

폼페이 화산 폭발 장면을 묘사한 편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타키투스의 물음에 답한 소 플리니우스의 답장 편지는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서한도 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나치가 우라늄을 확보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죠.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맨해튼 프로젝트가 되고 맙니다. 훗날 그는 후회합니다. 이 서한을 쓴 것을. 어찌보면 한 장의 편지가 세계를 바꿨습니다. 엄청난 무게이죠. 아인슈타인은 그것을 평생 짊어졌습니다.

역사적 인물들 중 아주 유명한 인물들,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 등등의 글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역사는 사람이 만듭니다. 살아있는 사람들. 두려워하고, 사랑하고, 후회하는 사람들.

편지는 참 솔직합니다. 공식 문서가 아닙니다. 사적인 기록입니다. 그래서 진실이 담깁니다. 감정이 드러납니다. 역사의 이면이 보입니다. 저자 콜린 솔터는 편집자입니다. 각 편지에 배경을 설명합니다. 짧고 명료합니다.

편지 형식도 다양합니다. 손편지도 있습니다. 전보도 있습니다. 공식 서한도 있습니다. 사진도 함께 실렸습니다. 실제의 이미지. 손글씨가 보입니다. 그래서 더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으며 제 편지를 생각했습니다. 요즘 누가 편지를 쓸까요. 저는 씁니다. 예전에는 매달 썼고 최근에는 분기 정도마다 아내에게요. 대부분 카톡을 보냅니다. 하지만 편지는 다릅니다. 정성이 담깁니다. 시간이 담깁니다.

100년 후. 누가 우리의 이메일을 읽을까요. 누가 우리의 카톡을 기억할까요. 하지만 편지는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하나하나가 깊지 못합니다. 스쳐 지나갑니다. 더 깊이 알고 싶은 이야기들. 하지만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또한 서양 중심입니다. 유럽과 미국의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아시아, 아프리카는 적습니다. 균형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 책의 가치는 분명합니다. 역사를 인간화합니다. 거대 서사가 아니라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역사가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천사 전우치 : 편지라는 사적 기록을 통해 역사를 생생하고 인간적으로 전달. 이 가격에 이정도 판형이면 완전 혜자.

악마 전우치 : 100통이라는 분량 때문에 각 편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부족하고 서양 중심 편향이 아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