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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루프 : 금융 3000년 무엇이 반복되는가
이희동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북유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번엔 다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희동 저자의 <더 루프>는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3000년의 금융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인류가 반복해온 탐욕과 공포의 순환,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금융의 진화를 치밀하게 추적하여 보여줍니다.
금융 위기는 우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산 버블, 신용 팽창, 정책 대응, 실물과 금융의 괴리, 그리고 인간의 인지 편향—이 다섯 가지 신호가 겹치는 순간, 위기는 언제나 찾아왔죠. 저자는 고대 로마의 화폐 조작부터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최근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까지 거대한 금융의 순환을 보여줍니다. 읽다 보니,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불안 또한 역사 속에서 무수히 반복되어온 ‘루프’의 한 조각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단순히 위기를 진단하지 않습니다. 각 위기 이후 등장한 제도적 변화—중앙은행의 탄생, 금융 규제의 협력, 글로벌 안전망 구축—을 통해 금융 시스템이 ‘붕괴 속에서 성장하는 생명체’처럼 진화해왔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특히나 이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는 금융을 ‘끝없는 파국의 역사’가 아니라, 실패를 통해 더 정교해지는 순환적 진화의 과정으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진짜 힘은, 단순한 경제사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금이나 국채를 ‘안전자산’이라 믿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흔들며, “정말 변하지 않는 자산이란 존재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책을 읽다 보니, 금융이 단순히 돈의 흐름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 욕망, 그리고 신뢰의 역사임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장의 구조, 그리고 그 안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의 통찰을 따라가다 보면,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그 안에서도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시장은 변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죠.
천사 전우치 : 위기의 순환 속에서, 다시 배우는 금융의 본질. 루프를 이해하라
악마 전우치 : 돈의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초반부의 사건 나열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