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의 비밀 - SKY·의대로 가는 패스트 트랙
이규영 지음 / 세이코리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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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규영 저자의 책은 대한민국 사교육의 상징이자 입시 전략의 최전선인 대치동을 경영학적·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학원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그 이면의 심리를 낱낱이 파헤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계량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LG경제연구원에서 증권과 교육 분야를 컨설팅한 후, 직접 학원계에 뛰어들어 20여 년간 수학 강사로 활동해온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기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책은 대치동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대한민국 교육의 심장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역사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사교육 1번지는 단순한 동네가 아니라, 입시 산업의 집결지이면서, 정보와 불안이 교차하는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대치동이 ‘공포 마케팅’의 정점에 있는 곳이라 말합니다. 학부모의 불안과 욕망이 어떻게 학원 시스템을 강화하고, 그 시스템이 다시 불안을 재생산하는지를 날카롭게 짚어줍니다. 꼭 대치동에 있지 않더라도 대개 학원을 가면 불안을 조장하고, 거기에 등록하지 않으면 낙오될 것 같은 느낌을 주죠. 공포마케팅이 가장 먹히기 때문이겠죠.

특히 이 책은 대치동 학원가의 시스템을 ‘알고리즘’과 ‘이기적 유전자’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학원들이 어떻게 학생의 성향과 학부모의 기대를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지를 보여주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콘텐츠의 세분화, 강사의 전문성, 대형 학원의 수직적 통합, 전국 네트워크 구축 등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쿠팡이나 아마존, 화웨이 등이 구사하고 있는 생태계 구축 전략이 떠오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이 시스템화를 보면서 저 자신도 역설계를 통해서 시스템화를 구축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자는 복잡한 교육 시스템을 경영학적 언어로 해석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와 비유를 적절히 활용해서 이야기해 주어서 술술 읽혔습니다. 또한 부록으로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가 수록 되어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는 대치동을 이해하는 것은 곧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이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 여정의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주었습니다. 현재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천사 전우치 : 사교육의 심장을 해부하다

악마 전우치 : 참 이렇게 아이들을 혹독하게 단련시키야 하나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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