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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정원 - 2000년 지성사가 한눈에 보이는 철학서 산책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평점 :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철학의 정원>은 철학을 어렵고 추상적인 학문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철학이란 삶의 언어이며 일상의 사유라는 사실을 부드럽게 일깨워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인류 지성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철학서 100권을 한 권에 담아낸 입문서이자 지도같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각 철학서가 등장한 시대적 맥락과 그 사상이 세상에 던진 충격, 그리고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책은 ‘인생’, ‘인간’, ‘세계’, ‘정치·사회’, ‘언어’, ‘과학’, ‘공상’, ‘종교’라는 여덟 갈래의 산책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길을 따라 철학의 정원을 산책하듯 사유의 나무들을 차례로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하나의 고전을 각각의 나무로 비유하며, 우리가 이 정원을 산책하며 자신에게 맞는 나무를 발견하고, 때로는 그 나무를 자신의 정원에 옮겨 심기를 권합니다. 각 철학서에는 난이도 표시가 있어 독자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철학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세네카의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에서는 “내면에 평온함이 없으면 인생은 욕망과 경쟁으로 가득 차 순식간에 흘러가버린다”는 통찰을 소개하며, 철학이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되찾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는 초인이란 “모든 현실을 긍정하고, 영원회귀조차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존재”라고 설명하며, 철학이 삶의 태도를 바꾸는 힘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최대한 철학 용어를 최소화하고, 각 사상가들의 핵심 사유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전달해 줍니다. 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특히 저자는 각 장 말미에 가장 핵심적인 문장을 엄선해 소개해 줍니다. 핵심 사상은 한 문장으로 보여주기에 좋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요약을 넘어, 철학적 사고법의 초석을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철학자들과 함께 걷고, 그들의 사유를 자신의 삶에 비추어보며, 새로운 관점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철학이란 결국 “세계가 넓어지고 가능성으로 가득해지는 체험”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더 큰 세계를 경험하기 위한 기초 체력을 키워주었습니다.
천사 전우치 : 2000년 지성사가 한눈에 보이는 철학서 산책
악마 전우치 : 많은 책을 소개하려다보니 너무 단편적인 부분들도 다수 보였다.